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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7 (금)

“AI 도입, 기술문제 아닌 전사적 참여 이끌 리더십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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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비즈니스포럼 2024]

드 크레머 노스이스턴대 교수 기조강연

“생산성 향상 주체는 AI 활용 직원… AI로 절약한 업무시간-자원

창의-혁신적 업무에 쓰게 해야… 인간 대체 막연한 두려움 다독여야”

동아일보

4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린 ‘동아비즈니스포럼 2024’에서 데이비드 드 크레머 미국 노스이스턴대 다모르매킴 경영대학장이 인공지능(AI) 혁신에 필요한 리더십을 설명하고 있다. 이날 비즈니스포럼과 부대 행사로 열린 ‘동아럭셔리포럼’, ‘동아 K방산포럼’에는 약 2000명이 온·오프라인으로 참여했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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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는 도구일뿐, 리더 판단이 중요”… 동아비즈니스포럼 석학 강연

‘인공지능(AI) 열풍을 넘어, 탁월한 조직을 위한 새로운 패러다임’을 주제로 4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동아비즈니스포럼 2024’에서 데이비드 드 크레머 미국 노스이스턴대 경영대학장은 “생산성을 높이는 주체는 AI가 아닌 AI를 잘 활용하는 직원”이라며 “AI는 도구일 뿐이고, 리더가 해결해야 할 문제를 정의해 어떤 AI 기술을 이용할지 판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에린 마이어 인시아드 교수 등 세계적 석학들은 이날 포럼에서 AI 시대에 더욱 중요해진 리더십과 조직, 고객에 대한 통찰을 제시했다.》


동아일보

“인공지능(AI) 프로젝트는 단순히 기술을 도입하면 끝나는 일이 아니다. 리더는 조직의 전사적인 변화를 이끌어 내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전 직원을 참여시키는 협업형 리더십이 필요하다.”

4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린 ‘동아비즈니스포럼 2024’의 기조강연자로 나선 미국 노스이스턴대 다모르매킴 경영대학장 데이비드 드 크레머 교수는 AI 도입에 직원을 포함한 이해관계자를 적극적으로 참여시켜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특히 AI가 인간을 대체할 것이라는 직원들의 막연한 두려움을 리더가 직접 나서서 다독이는 부드러운 리더십을 강조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50% 이상의 직원이 AI를 활용하면서도 능력이 없거나 게으르다고 상사가 생각할까 봐 두려워 이를 밝히지 못한다. 드 크레머 교수는 “생산성을 높이는 주체는 AI가 아니라 AI를 활용하는 직원”이라며 “직원들이 AI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리더가 나서서 이끌어야 전사적으로 AI를 확장시키고 혁신의 실패를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 조직원 다독이는 소프트 리더십 필요

드 크레머 교수는 AI 도입의 목표가 ‘업무 자동화’가 돼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많은 리더가 AI로 인해 업무 시간을 절약할 수 있게 됐다고 해서 직원들에게 일을 더 많이 하라고 강요하는 실수를 저지른다는 것이다. 이는 직원들의 업무 의욕을 떨어뜨리고 생산성을 저해할 수 있다. 드 크레머 교수는 “직원들이 절약한 업무 시간과 자원이 보다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업무에 활용될 수 있도록 일을 새롭게 디자인하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AI와 인간이 가진 지능은 사과와 오렌지처럼 완전히 다르기 때문에 양쪽을 효과적으로 결합하는 ‘증강 지능’을 극대화하는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고 말했다.

많은 비즈니스 리더들이 기술 전문가가 아니라는 이유로 AI 도입을 결정한 후 프로젝트의 구체적인 진행 상황을 기술 전문가에게 위임하는 경향을 보인다. 하지만 드 크레머 교수는 “AI 프로젝트가 성공하려면 비즈니스 리더가 주도권을 잡아 프로젝트의 목표를 기업 전체의 목표와 일치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AI를 도입하는 이유가 무엇이며 이를 통해 어떻게 가치를 창출할 수 있을지 구성원에게 스토리텔링 하는 것이 AI에 능통한 리더의 역할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AI 자체는 전략이 아닌 전략을 실행하기 위한 도구일 뿐”이라며 “해결해야 할 비즈니스 문제가 무엇인지 먼저 정의한 뒤 여기에 AI가 도움이 될지, 어떤 AI 기술이 도움이 될지를 리더가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인간이 AI보다 우선한다는 점을 명확히 하고 지속적으로 소통하면서 직원들의 불안을 달래는 것이 리더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 프로젝트 간 협업과 소통 이끌어야

그는 구글의 사례를 소개했다. 창업 초창기 스스로를 “엔지니어를 위해 엔지니어가 만든 회사”라고 강조했던 구글은 엔지니어 중심 조직에 과연 관리자의 역할이 필요한지에 대해 근본적인 의문을 가졌다. 하지만 회사가 성장할수록 회사의 목표와 우선순위에 따라 개별 프로젝트를 관리하고 협업을 촉진하며 커리어 개발을 지원하는 관리자의 역할이 중요함을 깨달았다. 드 크레머 교수는 “구글은 일명 ‘산소 프로젝트’라는 내부 연구를 통해 2030년에는 기술 전문성보다 프로젝트 간 협업을 이끌어 내는 소프트 스킬이 더 중요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고 설명했다.

드 크레머 교수는 AI 기술이 대중화할수록 대면 소통 기술이 중요해지는 ‘감정 경제(feeling economy)’에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젊은 세대일수록 기술 활용 역량은 뛰어난 반면 대면 소통에 취약하다”며 “상호 소통과 협업을 촉진하는 소프트 스킬의 중요성이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현재 개발자의 70%가 35세 이하로 기술자의 세대 편중 현상이 심각하다는 점을 지적했다. 드 크레머 교수는 “AI가 나이 든 세대를 위해 개발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며 “고령화 등 다양한 사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AI 개발 과정에 다양한 관점이 반영될 수 있도록 다양한 이해관계자를 참여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동아일보와 채널A가 이날 개최한 동아비즈니스포럼 2024에는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겸 SK그룹 회장, 김창범 한국경제인협회 상근부회장, 이동근 한국경영자총협회 상근부회장, 정윤모 중소기업중앙회 상근부회장, 윤종덕 삼성전자 부사장, 이형희 SK수펙스추구협의회 커뮤니케이션위원장, 허정환 현대자동차그룹 부사장, 임성복 롯데지주 부사장, 류근찬 HD현대 부사장, 이태길 한화그룹 사장, 김선진 신세계 부사장, 이승열 하나은행장, 장광익 우리금융 부사장, 백상현 IBK기업은행 부행장 등 기업인들이 참석했다.

배미정 기자 soya1116@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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