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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5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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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비상계엄 역풍에 사면초가…종교계 등 각계 퇴진 목소리 잇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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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에게 비상계엄 선포 사과하고 책임져라”, “비상계엄 선포는 대한민국의 자유민주 헌정 질서를 짓밟는 행위”…

지난 3일 밤 느닷없이 비상계엄을 선포하고 약 6시간 만인 4일 새벽 국회 요구에 따라 계엄 해제를 선언한 윤석열 대통령이 사면초가 상황에 몰린 가운데 종교계를 비롯한 각계에서 퇴진 등 윤 대통령의 책임을 묻는 목소리가 잇따르고 있다.

세계일보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지난 3일 저녁 서울역TV에 관련 뉴스가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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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천주교주교회의는 이날 내놓은 ‘비상계엄 선포와 해제를 바라보는 한국 천주교회의 입장’에서 윤 대통령의 상식 밖 행동을 비판했다. 주교회의는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는 절차적 정당성에도 문제가 많다는 것이 헌법학자들의 공통된 의견”이라며 “군사 정권 시절에나 선포되었던 계엄령이 2024년 오늘 대한민국에 선포되는 것이 과연 타당한 결정이었는지, 외부의 적이 침략하거나 전쟁의 위협이 눈에 띄게 드러나지도 않은 현실에서 한밤중에 기습적으로 계엄을 선포하는 것이 최고 통수권자로서 올바른 결정이었는지 많은 국민이 대통령에게 묻고 있다”고 따졌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이 비상계엄 선포와 해제 과정에 대해 직접 국민들에게 소상히 설명하고 진심으로 사과한 뒤 책임을 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주교회의는 “우리나라의 민주주의는 수많은 희생을 치르며 이루어왔다. 한국 천주교회는 지난 세월 많은 사람의 피와 땀으로 이룩한 우리의 민주주의를 지켜나갈 것을 적극적으로 지지하고 연대한다”며 “윤 대통령과 정부는 한국 천주교회와 국민의 요구에 진심을 다하여 응답하기를 강력히 촉구한다”고 했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도 입장문을 내고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는 위헌”이라며 “이는 시민들의 마땅한 자유와 존엄을 억압하는, 시민들에 대한 전쟁선포이자 대한민국의 헌정질서를 무너뜨리는 일”이라고 밝혔다. 협의회는 “기습적으로 비상계엄을 선포하고 국회로 무장 난입한 윤 대통령의 비민주적이고 비상식적인 행위는 하나님 은혜 속에 피와 땀으로 일구어 온 민주주의와 평화에 대한 도전이자 기만으로 절대 용납할 수 없다”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이야말로 국민의 자유와 안전을 위협하고 민주주의를 짓밟으며 대한민국을 심각한 위기로 몰아가는 장본인”이라며 “상황이 그렇지 않음에도 비상계엄을 선포하여 국민을 불안의 구렁텅이로 몰아넣은 윤 대통령은 무릎꿇어 사죄하고 사법적 책임을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독교대한감리회는 “국민들에 대한 배신행위이며 헌법정신에 반하는 독재적인 발상”이라고, ㈔기독교윤리실천운동은 “윤 대통령은 자신이 행한 불법 행위에 대해 국민들에게 사과하고 대통령직에서 신속히 물러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원불교사회개혁교무단은 ‘위헌·위법 계엄령 선포, 배은 중생 윤석열을 탄핵하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통해 “윤 대통령이 황당한 비상계엄 사태로 백성의 고통은 물론 사회질서 혼란, 국가의 품위 실추를 가중시켰다”며 “이제 윤 대통령은 국민의 대통령이 아니다. 국민에 대한 선전포고를 행한 그를 대통령으로 인정할 수 없다”고 쏘아붙였다. 이어 “헌법을 준수한다는 대통령 취임선서 내용을 심각하게 위반한 윤 대통령은 대통령의 자격을 스스로 부정함으로써 그 자격을 상실했다”며 탄핵을 촉구했다.

세계일보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가운데 4일 새벽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에 계엄령 선포에 반대하는 시민 및 이를 저지하는 경찰 병력들이 모여 혼잡스러운 상황을 빚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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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가에서도 윤 대통령을 겨냥한 비판이 잇따랐다. 서울대 총학생회는 성명을 내고 “불의에 항거하는 4·19 민주 이념을 무참히 짓밟은 행위를 규탄한다”며 “비상계엄 선포는 대한민국의 자유민주 헌정 질서를 짓밟는 행위다. 우리는 기꺼이 저항하고 불의를 타도할 것”이라고 했다. 서울대 총학생회는 5일 오후 5시 관악캠퍼스에서 전체 학생총회를 열고 이번 사태에 대한 의견을 수렴하기로 했다. 고려대 교수와 연구자 370여명도 이날 긴급 시국선언을 발표하고 윤 대통령의 직무 정지와 탄핵 등을 촉구했다. 이들은 선언문에서 “이런 말도 안 되는 사태가 벌어지는 것을 막지 못해 지식인으로서 부끄럽고 참담한 심정”이라고 말했다. 고려대에는 “대통령이 제1공수특전여단을 국회에 투입한 것도 모자라, 국회의원의 국회 출입을 저지했다. 그 자체로 내란죄”라고 주장하는 실명 대자보도 붙었다.

동국대에서도 학생 108명이 시국선언을 발표하고 정권 퇴진을 촉구했다. 서울과학기술대에서도 재학생 및 동문회 명의 선언문에서 윤 대통령에게 계엄선포의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숙명여대와 건국대 등도 5일 정권 퇴진을 요구하는 시국선언을 발표할 것으로 전해졌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산하 전국금속노동조합은 윤 대통령이 퇴진하지 않을 경우 11일부터 무기한 전면 파업에 나서기로 했다. 금속노조는 장창열 위원장 명의 공지문을 통해 전체 조업원에게 5일부터 이틀간 주·야간 각 2시간 이상 파업을 하라고 지침을 내렸다. 금속노조는 “지금부터 전국 20개 지부, 500여개 사업장, 190만 조합원이 총파업투쟁 태세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이강은 선임기자 ke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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