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2.05 (목)

[마켓뷰] ‘비상계엄’ 찬물 맞은 코스피, 전날 상승분 그대로 반납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3일 밤 비상계엄을 선포한 가운데, 그 여파로 우리 증시가 하락 마감했다. 전날에는 외국인의 매수세에 힘입어 1% 넘게 상승 마감했지만 하루 만에 상승분을 반납한 것이다. 외국인은 7거래일 만에 국내 증시에서 순매도로 전환했다.

조선비즈

코스피가 36.10p(1.44%) 내린 2,464.00에 장을 종료한 4일 오후 서울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딜러가 업무를 보고 있다. /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4일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36.10포인트(1.44%) 내린 2464.00으로 마감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4082억원을 순매도했고, 개인과 기관은 각각 3341억원, 233억원어치를 사들였다. 국내 기관 중에서는 연기금이 1119억원을 순매수하며 낙폭 확대를 방어했다.

이날 1.97% 하락 출발한 코스피지수는 오전 내내 2440~2450대에서 등락을 거듭했다. 그러나 오후 2시 16분을 기점으로 상승세로 돌아섰으며, 결국 1.44% 하락하는 것으로 장을 마쳤다. 정부가 시장의 정상화 전까지 유동성을 무제한 공급하기로 하며 투자 심리가 어느 정도 개선된 것으로 풀이된다.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은 대체로 하락 마감했다. 삼성전자가 0.93% 하락하는 동안 SK하이닉스는 1.88% 올랐다. LG에너지솔루션도 -2.02% 내렸고, 현대차와 셀트리온도 각각 2.56%, 2.09% 하락했다.

MBK파트너스와 최윤범 회장의 경영권 분쟁이 계속되고 있는 고려아연은 전 거래일 대비 8.37% 상승한 167만1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고려아연은 내년 1월 23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 계획인데, 양측이 표 대결을 위해 시장에서 계속 경쟁적으로 주식을 사 모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코스닥지수는 전날 대비 13.65포인트(1.98%) 하락한 677.15로 마감했다. 코스닥시장에서는 외국인과 개인이 각각 148억원, 4억원을 순매도한 가운데, 기관이 170억원을 순매수했다. 연기금은 코스닥시장에서도 37억원을 순매수했다.

코스닥 시총 상위 10개 종목도 전반적으로 약세를 보였다. 리가켐바이오와 휴젤만 각각 0.85%, 0.96% 상승하는데 그쳤다. 시총 1위인 알테오젠는 2.15% 하락했고, 에코프로와 에코프로비엠은 각각 3.39%, 2.83% 내렸다. 이밖에 HLB(-2.17%)와 엔켐(-2.27%), 클래시스(-4.84%) 등도 하락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국회의 계엄 철회 요구를 대통령이 6시간 만에 수용했지만, 외국인 자금이 이탈하며 코스피는 전일 상승분을 모두 반납하고 하락했다”며 “코스닥 역시 업종 전반이 하락하며 약세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조선비즈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령을 선포한 가운데 4일 새벽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인사를 나누고 있다. /뉴스1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계엄 여파에 정부 정책주 지고 정치테마주 급등

계엄 여파에 윤석열 정부의 주요 정책과 관련한 종목들이 낙폭이 컸다. ‘대왕고래’ 프로젝트로 불리는 동해 심해 가스전 사업 실행 동력에 대한 의구심이 커졌고, 이에 따라 한국가스공사(-18.75%)와 화성밸브(-26.04%), 넥스틸(-15.83%) 등이 하락 마감했다.

마찬가지로 ‘팀 코리아’ 원전 사업에 대한 정책 동력 상실 우려에 두산에너빌리티(-10.17%), 한전기술(-15.77%), 한전KPS(-9.77%) 등이 약세를 보였고, 정부의 밸류업 정책과 관계 있는 ‘밸류업 지수’에 속한 KB금융(-5.73%), 신한지주(-6.56%) 등도 하락했다.

야권에서 윤 대통령의 탄핵을 추진하고 나서며 정치 테마주도 요동쳤다. 특히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테마주로 분류되는 종목들은 일제히 상한가를 기록했다. 동신건설과 에이텍, 에이텍모빌리티, 일성건설, 오리엔트정공, 코나아이가 가격제한폭까지 올랐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 관련주들도 큰폭으로 올랐다. 대상홀딩스우와 대상홀딩스, 태양금속도 상한가를 기록했고, 대상우(7.44%), 부방(22.83%), 디티앤씨알오(22.18%), 원익큐브(11.95%) 등도 강세를 보였다.

윤 대통령은 전날 밤 10시 25분쯤 비상계엄을 선포했다. 그러나 2시간 30분 만에 국회가 긴급 본회의를 열고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을 통과시켰고, 윤 대통령도 이를 수용했다. 이날 오전 4시 30분쯤 국무회의에서 계엄 해제안이 의결됐다.

계엄이 6시간 만에 해제됐지만 국내 금융시장은 혼란에 빠졌다. 미 달러화 대비 원화(원·달러) 환율은 1444원대까지 급등했고, 지난 밤 코스피200 야간선물옵션지수와 MSCI 한국 지수 ETF는 한때 각각 5%, 7% 급락했다.

오귀환 기자(ogi@chosunbiz.com)

<저작권자 ⓒ ChosunBiz.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