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장우 대전시장은 계엄령 해제 5시간 만인 이날 오전 9시42분에 담화문을 내어 “일상으로 돌아가자”고 주문하고, 최민호 세종시장은 10시간이나 지난 오후 2시쯤 입장문을 내 “동요하지 말라”며 뒤늦은 유감을 표명했다.
이장우 대전시장(왼쪽)과 최민호 세종시장. 대전시·세종시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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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장우 시장은 아홉 문장 짜리 담화문에서 “지난밤 비상계엄령 선포로 대전시민 여러분의 불안과 걱정이 크셨을 것”이라며 “오늘 새벽 국회에서 계엄 해제 요구안이 의결되고, 국무회의를 거쳐 최종 수용됨에 따라 계엄은 해제됐다. 시민 여러분께서는 걱정을 내려놓으시고, 일상으로 돌아가 정상적인 생업에 종사해 주시길 바란다”고 했다.
이 시장은 이어 “대전시 공직자는 시민 불편이 없도록 흔들림 없이 업무에 전념하여 주시고, 저 또한 시민의 재산과 생명을 보호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당부했다.
이 시장은 그러면서 “국정 혼란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언급한 뒤 “수십 년간 성숙돼 온 자유민주주의가 위협받고 있다. 행정 권력도, 입법 권력도 절대로 남용되어서는 안 되고 제한적으로 절제돼 사용돼야 한다”며 사태의 책임을 야당에 묻는 뉘앙스를 담았다. 이 시장은 “여야 정치권도 헌법을 준수하며 정쟁을 중단하고 국민을 위해 민생을 챙기는 데 전력해 주시길 촉구한다”고 했다.
이장우 시장은 이날 오전 1시에 긴급 소집된 실국장 비상대책회의에 참석하지 않았다. 비상대책회의는 유득원 행정부시장 주재로 진행됐다.
최민호 세종시장은 오후 2시쯤에서야 늦깎이 입장문을 내고 “시민 여러분께서는 동요하지 말고 안심하고 생업에 전념해달라”며 뒷북 당부를 했다.
최민호 시장은 “지난밤 시민 여러분을 많이 놀라게 하는 사태가 벌어진 점에 대하여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면서도 비상계엄 선포를 계기로 헌법 개헌을 주장했다.
최 시장은 “국정이 이렇게 되기까지에 이르게 된 근본적인 문제를 짚어보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며 “37년 전 민주화 시대의 헌법 구조는 이제는 선진국으로 성장한 우리나라의 규모와 위상을 고려할 때 더 이상 맞지 않는 제도”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평행적인 대립과 대결구도와 단절하고, 보다 신중한 정책결정을 위한 통치구조와 제도에 관한 본격적인 개헌논의가 있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태흠 충남지사는 국회의 계엄 해제 요구안이 가결된 오전 1시30분쯤 자신의 페이스북에 즉각 글을 올려 “윤석열 대통령은 국회에서 계엄해제 요구안이 가결된만큼 헌법 절차에 준수해 사회질서유지와 국민 불안 해소를 위해 즉각적인 조치를 취해주시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대전시민사회연대회의는 성명서를 내고 “이장우 대전시장의 위헌적 비상계엄 동조와 지자체장으로서 책임 방기”를 규탄했다. 연대회의는 “이장우 시장은 시민 안전과 권리를 보호하기 위한 어떤 실질적인 행동도 하지 않았고, 위헌적 상황에 대한 분명한 반대 입장조차 밝히지 않았다”며 “심지어 대전시청을 폐쇄하는 행동을 보였다. 이는 사실상 불법적 계엄에 동조한 행동이라고 판단할 수 밖에 없다. 이 시장은 공개사과하고 이번 사태의 책임이 윤석열 대통령에게 있음을 공개적으로 발표하라”고 요구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전날 오후 10시 25분쯤 “국가의 본질적 기능을 마비시키고 자유민주주의 헌정 질서를 붕괴시키려는 반국가세력에 맞선다”며 비상계엄 선포했다. 오전 1시30분쯤 국회의 계엄 해제 의결 후 오전 4시 27분쯤 윤 대통령은 계엄 선포 해지를 선언했다. 계엄군도 철수시켰다. 계엄 선포 6시간 만이었다.
대전·세종=강은선 기자 groov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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