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 "윤 판단력에 국제적 큰 비난", CNN "선포 이유 미스테리",
FT "윤, 임기 다 못 채울 것"…외신들 "군사정권 시절 기억 소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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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적 소프트파워의 모범이자 민주주의의 지지자에서 갑자기 방향을 틀었다."(뉴욕타임스)
"절박한 정치인의 절박한 행동, 정치 경력을 지키기 위해 한 홍보 스턴트 같다."(블룸버그)
3일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했다가 6시간 만에 해제한 상황에 대해 주요 외신들이 일제히 톱 뉴스로 다루며 한 밤의 정치 드라마라고 묘사했다. 수십년간 발전시킨 민주주의에 오점을 남기고 1980년대 군사 정권 시절의 기억을 소환시켰다는 것.
블룸버그통신은 한국의 계엄령은 1979년 마지막으로 선포됐던 군사 정권 시절의 어두운 과거를 떠올리게 한다며 윤 대통령이 한국을 '잔혹한 과거'로 되돌릴 수 있다고 생각한 데는 정치적 고립이 크게 작용했다고 전했다. 김건희 여사의 '디올 스캔들' 여파로 지지율이 23%에 그치고, 300석 중 108석에 불과한 여당이 거대 야당과 대치하며 정책 추진이 불가능해졌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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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북한이 한국의 이런 혼란을 예의주시하는 것은 물론이고, 중국도 미국의 강령한 동맹인 한국이 모범적이지 못한 민주주의 원칙을 보였다는 점에서 서방 대비 자국 시스템(1당 독재 체제)의 이점을 되새기게 될 것이라고 짚었다.
또 블룸버그는 "백악관은 윤 대통령이 계엄령을 해제한 데 안도했지만, 동맹인 한국에 계속 의지할 수 있을지 딜레마를 안게 됐다"고 전했다. 뉴욕타임스도 윤 대통령의 계엄령 선포로 한미 관계가 수십년 만에 가장 큰 시련에 직면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계엄 선포에 대해 "좌절감을 느낄 때 정치적 통제력을 행사하려 한 도박이었다"며 "2020년 트럼프가 선거 패배 이후 바이든 대통령의 취임을 막으려 했던 노력과 유사하다"고 꼬집었다. 또 신문은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한국을 "모범적인 민주주의 국가"로 칭송했다면서 이번 일이 양국의 동맹을 시험한다고 지적했다. 이날 백악관은 계엄 해제에 안도한다면서도 "민주주의가 한미동맹의 근간"이라고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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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당선자는 한국의 상황에 대해 지금까지 특별한 언급을 하지 않고 있다. 트럼프 1기 정부 때 북한 대사이자 특사였던 조셉 윤은 "동맹국들 사이에서 윤 대통령에 대한 의심을 불러일으킬 것"이라며 "그의 판단력에 대해 국내·외에서 큰 비난이 인다"고 했다. CNN도 윤 대통령이 여당 대표의 지지조차 받지 못하는 계엄령을 선포한 데 대해 '수수께끼'라고 전했다.
외신은 트럼프 재집권 이후 한반도 방위비 분담 논의에 미칠 파장에도 주목했다. 뉴욕타임스는 한국이 주한미군을 유지하는 데 연간 11억달러의 방위비를 지불하고 있고 바이든 정부와 10월초 최신 안보협정(2026~2030년)을 맺었으나 트럼프 당선인이 재협상을 고집할 수 있다고 밝혔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윤 대통령이 계엄령을 해제해 정치적 도박을 포기했으나 2027년 만료되는 임기를 다 채울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짚었다. 이화여자대학교 국제학과 리프-에릭 이즐리 교수는 대중의 지지도가 낮고 자신의 당과 행정부에서도 강력한 지원이 없는 상황에서 대통령은 심야에 내린 포고령을 시행하는 게 얼마나 어려운지 알았어야 했다"고 꼬집었다.
일본 니혼게이자이는 "한국의 정치 상황이 계속 불안하다면 개선 국면을 맞고 있는 한일 관계에도 악재가 될 수 있다"고 전했다. 내년은 한일 국교 정상화 및 수교 60주년이 되는 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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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정 기자 dontsigh@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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