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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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이후 의원들을 국회가 아닌 당사로 소집해 본회의 표결 참여를 방해했다는 당내 비판이 나오고 있다.
지난 3일 오후 10시27분쯤 윤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하자 한동훈 대표는 즉각 입장문을 내고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는 잘못된 것”이라며 “국민과 함께 막겠다”고 밝혔다.
한 대표는 원외임에도 곧바로 친한계의원들와 함께 국회 본회의장으로 이동했다. 그 시각 친윤계 의원들은 본회의장으로 향하지 않았다. 표결에 불참한 국민의힘 의원 상당수는 본회의가 열릴 시점에 국회가 아닌 국회 앞 중앙당사에 있었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를 비롯한 의원들이 4일 새벽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 앞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해제 대국민담화 관련 입장 발표를 하고 있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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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추 원내대표의 지시 때문이었다. 추 원내대표는 “잠시 뒤 긴급 최고위원회의를 중앙당사 3층 회의실에서 개최할 예정”이라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의원들에게 보냈다.
계엄을 해제하려면 국회에서 본회의를 열어야 하고 재적 의원 과반이 찬성해야 하는데 국회가 아닌 당사로 당 지도부를 소집한 것이다.
친한계와 다른 의원들 간 혼선이 빚어지던 중 0시48분 국회에서 윤 대통령 비상계엄 선포에 대응하기 위한 본회의가 시작됐고 오전 1시3분 국회에서 계엄해제 결의안이 재석 의원 190명 전원 찬성으로 가결됐다. 표결에 참여한 국민의힘 의원 18명은 모두 친한계로 분류되는 의원이었다.
추 원내대표는 본회의 이후 기자들과 만나 “의원들이 국회 진입이 되지 않아 당사에 모여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친한계에서는 추 원내대표의 지시로 국민의힘 의원들이 혼선에 빠졌다고 질타하고 있다.
한 친한계 의원은 기자들에게 “암까마귀와 수까마귀가 완전히 구별되는 것”이라며 “못 와서 안 온 게 아니라 안 오고 싶어서 안 온 것”이라는 발언을 했다.
다른 친한계 의원은 “도대체 6시간 동안 무슨 짓을 한 것이냐”라며 격앙된 반응을 내비쳤다.
4일 새벽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에 대한 표결이 진행되고 있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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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 김상욱 국민의힘 의원은 4일 오전 9시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 인터뷰에서 “당 대표는 ‘국회 본회의장으로 왔으면 좋겠다’는 문자를 계속 보냈는데 추 원내대표는 ‘당사로 모여라’고 해 혼란과 혼선을 일으켰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타당하지 않은 비상계엄이라는 건 누구나 인정할 수 있는 사항이었다”며 “그렇다면 국회로 속히 모여서 해결해야 했다”고 말했다.
이어 추 원내대표의 당사 집결 지시에 “의도는 알 수 없지만 혼선을 줘서 (표결 참여를) 방해한 결과가 됐다”고 비판했다.
조경태 국민의힘 의원도 이날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추 원내대표가 문자로 여러 차례 소집 장소를 바꾸면서 의원들 사이에서 혼란이 불거졌다고 지적했다.
다만 그는 “친윤·친한을 떠나서 비상계엄에 대해서 찬성하는 의원들이 없었을 것”이라며 “당사로 갔던 의원들 역시 이번 잘못된 계엄 선포에 대해 찬성하는 의원들은 거의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장구슬 기자 jang.guse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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