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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5 (목)

[김재홍 칼럼] 12.12와 5.18 진압의 내란집단 하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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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


5.18광주민주항쟁을 살상진압한 내란집단이 10.26 후 마각을 드러낸 것이 12.12군사반란이었다. 그 내란집단의 실체를 명확히 역사기록으로 남겨야 한다. 올해는 10.26 박정희 살해사건 45주년이고 내년엔 5.18민주항쟁이 45주년을 맞는다. 5.18 살상진압은 10.26사건이 불러온 역사적 복고 역풍이었다. 역풍의 시작이 12.12군사반란이었다. 군사반란으로 군의 정규 지휘체계가 파괴되고 반란의 주범집단인 지하 사조직 하나회가 군권을 탈취했다.

5.18민주항쟁에 대한 강경 진압의 지휘부가 당시 군권을 탈취한 보안사령관, 수경사령관, 특전사령관 등 하나회 보스들이었다. 보안사의 경우 사령관 전두환을 위시해 비서실장, 보안처장, 인사처장, 대공처장 등 핵심간부가 모두 하나회였다. 광주 현장에서 살상진압을 자행한 공수부대의 여단장과 대대장들이 거의 대부분 하나회였다. 12.12 이후 5.18 진압까지 대법원이 일련의 내란 행위로 판결한 바 있는 무력행동의 주범집단이 하나회였다.

하나회는 육사 11기부터 20기까지 각 동기별로 7명부터 13명까지 모두 200여명이 1세대로 그 명단이 명확하다. 이들은 사조직과 그 보스에 충성을 선서하는 가입의식을 치른다. “국가와 민족을 위해 신명을 바친다, 하나회의 선후배 동료들에 의해 합의된 명령에 복종한다, 하나회원 상호간에 경쟁하지 않는다, 이상의 서약에 위반할 시 인격말살을 감수한다.” 선서를 받는 대상은 보스인 전두환과 총무, 그리고 추천자였다. 비밀결사로서 배신방지 조항까지 선서하는 의식이 마피아조직과 다를바 없는 풍경이다. 대통령으로 전두환 노태우 2명과 5,6공의 장관, 국회의원, 국영기업체 사장 등 최고위 권력층 다수를 배출했다. 1986년3월 하나회가 독차지한 육군 수뇌부 고위장성들이 함께 만찬하던 국회 국방위원들을 폭행한 세칭 ‘국방위 회식사건’이 터졌다. 하나회가 군내 사조직 차원을 넘어 한국사회의 지배층 정치군벌로 자리잡았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준 사건었다.

5.18 살상진압에 대해 대법원 판결에 반영된 서울고등법원의 1996년 판결문은 국민주권과 민주적 기본권인 시위에 대해 매우 의미있는 기록을 남겼다.

“광주시민들의 시위를 피고인들이 공수부대를 동원하여 난폭한 방법으로 분쇄한 행위도 국헌문란에 해당한다. 민주주의 국가 국민은 주권자 입장에서 헌법을 제정하고 수호하는 가장 중요한 소임을 갖는 것이므로… 이러한 국민의 결집을 강압으로 분쇄한다면 헌법기관을 강압 분쇄한 것과 마찬가지로 국헌문란에 해당한다.”

그동안 국회에서 여야 합의로 입법된 5.18 관련법들은 유엔이 정한 과거사 청산의 원칙인 최소한의 ‘이행기 정의’를 실천하는 과제에 충실했다고 평가할 수 있다. 이제 그 바탕 위에서 더 나아가 5.18민주항쟁의 진정한 의미를 살려 국가공동체의 기본가치로 삼는 것이 바람직하다. 당시 광주의 시위대는 시민군을 조직하여 경찰서, 은행, 관공서 등 주요시설물을 경비했으며 차량통행증과 유류보급증을 발부하기도 하는 등 자치공동체의 면모를 보여주었다. 이같은 불의에 항거한 불굴의 투지와 함께 민주적 자치 능력을 갖춘 5.18정신이야말로 헌법전문에 명기함으로써 그 역사적 의미에 부응하는 한편 특히 미래세대에게 전수하여 지속가능한 국가공동체 발전의 기반을 견고히 할 수 있을 것이다.

김재홍 서울미디어대학원대 석좌교수 (전 서울디지털대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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