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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5 (목)

韓 철강 생산 감소폭 '주요국 2위'…"코로나 때보다 최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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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 중인 러시아 생산 6.8% 감소로 1위

'설비·공장 폐쇄' 대응… 관세 부과 여부 촉각

올해 한국 조강 생산량이 2020년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 6대 철강 생산국 가운데 우크라이나와 전쟁 중인 러시아에 이어 두 번째로 큰 낙폭을 보였다. "코로나 위기 때 보다 안 좋다"는 한국 철강산업의 앓는 소리가 통계로도 확인됐다는 평가다.

4일 세계철강협회(WSA)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10월까지 우리나라 조강생산량은 5310만t으로, 전년 동기 대비 5.1% 감소했다. 세계 조강 생산량은 같은 기간 15억4730만t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 줄었는데, 우리나라 철강산업이 더 큰 타격을 입은 셈이다. 현 추세가 연말까지 이어지면 올해 우리나라 조강 생산량은 6000만t 초반대로 예상된다. 코로나 팬데믹 후 최근 5년간 가장 적은 물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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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크게 생산량이 줄어든 나라는 러시아(6.8%)였다. 우크라이나와 전쟁 중이라는 비상 상황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철강 강대국인 일본은 3.7% 줄었고 미국은 1.9% 감소에 그쳤다.

세계 최대 철강 생산국인 중국의 조강 생산량도 전년도보다 3.0% 감소하면서 8507만t에 그쳤다. 중국은 자국 내 부동산 경기 침체 장기화 등으로 철강 내수 수요가 위축되자 가동률을 일정 수준으로 유지하는 대신 남는 물량을 수출로 밀어내고 있는 실정이다.

반면 세계 생산량 2위인 인도(5.6%)는 성장 잠재력이 큰 내수 시장을 등에 업고 성장세를 기록했으며 독일(5.0%), 터키(12.4%) 등도 생산량이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2019년 7140만t에 달했던 국내 조강 생산량은 코로나가 확산한 2020년 6710만t으로 크게 줄었다. 이듬해 코로나 특수로 다시 7000만t대를 회복했다가 다시 2022년 6590만t, 2023년 6670만t 수준을 유지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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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제철의 제3고로.[사진=아시아경제DB]


국내 철강업체들은 중국의 물량 공세에 생산량 조절과 비핵심 설비·공장 폐쇄로 대응하고 있지만, 단기 처방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포스코는 지난 7월 포항 1제강공장에 이어 지난달에 포항 1선재공장을 폐쇄했다. 앞으로 저가 제품 생산을 줄이면서 자동차용 고강도 볼트나 스프링강, 베어링강 등 고부가가치 제품 생산에 집중하는 방향으로 선재 생산을 조정할 방침이다.

현대제철도 최근 포항 2공장 폐쇄를 결정했으나 이후 노사 협의가 진전되지 않고 있다. 회사 측은 직원에 대한 고용보장 및 전환배치를 지원한다는 방침이지만 노동자 측에서는 강력하게 반대하면서 결정 취소를 요구하고 있다. 이 공장에는 정규직 260명 등 400여명이 근무 중이다. 또 사업재편을 위해 자회사인 현대IFC, 현대스틸파이프 등이 매물로 언급되고 있다.

철강업계는 중국산 철강 제품에 대한 정부의 덤핑방지 관세 부과 여부에도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무역위원회는 중국산 저가 후판(두께 6㎜ 이상 두꺼운 철판)에 잠정 반덤핑 관세를 부과하기 위한 검토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 10월 산업피해 조사에 착수, 내년 1월 예비판정을 통해 잠정 덤핑방지 관세 부과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오현길 기자 ohk041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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