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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5 (목)

이슈 책에서 세상의 지혜를

[신간] 망원렌즈로 본 서울…'초조한 도시, 두 번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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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난에 대응하는 바람직한 사회는…'우리는 재난을 모른다'

연합뉴스

서울시 강남구(2009)
[ⓒ이영준, 워크룸 프레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이세원 기자 = ▲ 초조한 도시, 두 번째 = 이영준 지음

서울과학기술대 융합교양학부 교수이며 기계 비평가인 저자가 빠르게 변화하는 도시 경관이 주는 강렬한 인상을 사진과 글로 소개한다.

책은 저자가 13년에 걸쳐 촬영한 서울, 수도권, 지방 도시의 경관 모습과 이를 통해 엿볼 수 있는 현대 한국을 움직이는 거대한 힘을 이미지와 텍스트로 파헤친다.

조선시대에 호랑이가 나왔다고도 하고, 국보인 '인왕제색도'의 소재이기도 한 인왕산(약 338m)을 가볍게 뛰어넘는 롯데타워(약 555m)가 들어선 것에 대해 책은 "대기업은 자본을 독점하는 것도 모자라서 마침내는 시선마저 독점해 버렸다"고 비평한다.

연합뉴스

경기도 수원시 (2004)
[ⓒ이영준, 워크룸 프레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간판과 전깃줄이 뒤엉킨 수도권 도심 풍경에 대해서는 "우리가 매일 같이 밥 먹고 사람 만나고 머리하러 다니는 삶의 공간"이라며 "사람들은 공간을 나름대로 소화하는 도구와 방법이 있기 때문에 살아간다"고 해석한다.

저자는 망원렌즈를 사용해 아파트를 비롯한 도심의 고층 건물을 촬영함으로써 피사체와 거리두기를 시도한다.

"망원렌즈의 눈으로 도시를 재구성해서 본다. 그것은 수사법으로 치면 과장법인데, '빌딩들이 많다'고 말하는 식이 아니라, '빌딩들이 진짜로 너무 많아서 숨이 콱 막혀 죽을 것만 같다'고 말하는 식이다."

워크룸 프레스. 324쪽.

연합뉴스

책 표지 이미지
[워크룸 프레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우리는 재난을 모른다 = 홍성욱 지음.

서울대 과학학과 교수인 저자가 인류가 겪은 여러 재난을 검토하고 재난에 대비하는 바람직한 공동체의 모습을 모색한다.

재난은 지진, 홍수와 같은 자연재난과 담배꽁초에 의한 산불처럼 인간의 잘못으로 인한 사회재난으로 분류돼 왔다. 책은 이런 이분법적인 구분을 넘어 인류가 직면하는 새로운 재난을 기술재난이라는 범주로 새롭게 파악하고자 한다.

예를 들면 원전에서 방사성 물질이 유출되는 사고는 단순히 사람의 실수나 오류로 생겼다기보다는 기술과 인간의 네트워크로 이뤄진 복잡한 기술 시스템이 오작동해서 생기고 대구 지하철 참사나 세월호 참사도 시스템적이고 구조적인 원인이 작용했다고 본다.

연합뉴스

책 표지 이미지
[동아시아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책은 허리케인 카트리나 참사, 체르노빌 원전 사고, KAL기 피격 사건과 같은 국외에서 발생한 사고와 성수대교 붕괴, 삼풍백화점 붕괴, 가습기살균제 참사, 세월호 침몰, 오송 지하차도 참사 등 국내 사고 사례를 두루 살핀다.

기술재난에 잘 대응하려면 기술 시스템을 잘 이해해야 하며 위험성이 큰 기술 시스템의 사용은 일부 전문가나 이해 관계자, 혹은 정치인에 의한 결정이 아니라 사회 전체의 동의를 거쳐 이뤄져야 한다고 책은 권고한다.

아울러 씨랜드 화재 참사 유가족이 중심이 돼 설립한 한국어린이안전재단, 대구 지하철 참사 유가족들이 사고의 교훈을 잊지 말자며 설립한 2·18 안전문화재단을 거론하며 재난 생존자나 유가족의 특별한 역할에도 주목한다.

"재난 생존자와 유가족은 보통 사람들보다 훨씬 더 위험과 재난에 민감해진다. 따라서 이들은 재난을 대비하는 여러 조치와 제도를 만드는 데 선구적 역할을 할 수 있다. 이들의 눈물 어린 희생 덕분에 안전사고와 재난에 대비하는 여러 가지 법과 제도가 만들어졌다."

동아시아. 248쪽.

sewon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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