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AGI 개발 경쟁은 '자살 경주'...
위험 인지하고 국제 규제 도출해야"
막스 테그마크 미국 생명미래연구소 소장이 지난 11월 11일 포르투갈 리스본에서 열린 웹서밋 개막식에서 연설하고 있다. 리스본=로이터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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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범용인공지능(AGI) 개발 경쟁에서 미국을 앞설 가능성이 있지만, 중국 정부가 빠른 발전을 '스스로' 통제할 가능성이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자칫 정부의 통제력이 약화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AGI는 명확한 정의가 없지만 일반적으로 인간을 능가하는 지능을 갖춘 AI를 일컫는다.
스웨덴계 미국인 물리학자인 막스 테그마크는 2일(현지시간) 미국 경제매체 CNBC 인터뷰에서 미국과 중국 간 AGI 개발 경쟁을 '자살 경주'라고 규정했다. AGI를 제어할 방법을 채 찾지도 못한 상태에서 기술이 먼저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는 의미에서다. 그는 "AGI는 생각보다도 가까운 미래에 도달할 수 있다"며 "따라서 이를 둘러싼 미중 경쟁은 위험하다"고 경고했다. 매사추세츠공과대(MIT) 물리학과 교수이자 AI가 인류에 미칠 영향을 연구하는 생명미래연구소(Future of Life Institute)를 이끄는 테그마크는 대표적 'AI 규제론자' 중 하나다.
다만 테그마크는 "중국은 인간보다 뛰어난 AI를 개발하려는 노력에서 미국을 앞지를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정작) 중국이 AGI 개발의 동기가 없을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중국은 미국의 설득이 없어도 AGI를 제한해야 할 이유가 있다"며 "그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통제권을 잃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국 공산당에는 AI가 너무 빨리 발전해 자신들의 통제를 벗어나는 것이 미국과의 경쟁에서 밀리는 것보다 위협적인 시나리오일 수 있다는 뜻이다.
CNBC는 실제로 중국 정부가 AI를 전략적 우선순위에 두면서도 세계에서 가장 먼저 AI 규제를 도입했다고 짚었다. "오픈AI의 챗GPT는 중국에서 금지돼 있으며, 중국 기업들이 개발한 AI 챗봇은 정치 등 민감한 주제에 답변하지 않도록 설계됐다"며 "기술 혁신을 추진하는 동시에 중국의 이익을 보호하려는 접근 방식의 일환"이라고 매체는 전했다.
AGI의 위험성을 억제하기 위해서는 "미국과 중국이 먼저 AGI의 위험성을 인지하고, 자국 실정에 맞는 AI 기준을 우선 설정할 필요가 있다"며 "이후 북한 같은 국가들이 AGI를 개발하지 못하도록 규제 협력을 모색해야 한다"고 테그마크는 주장했다. 경쟁을 선도하는 미국과 중국이 중심이 돼 국경을 넘어선 합의를 도출해야 한다는 주문이다.
실리콘밸리= 이서희 특파원 sh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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