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들은 1980년대 이후 민주주의 국가로 평가되는 한국에서 선포된 비상계엄령이 나라 전체에 큰 충격을 줬다고 보도했다. CNN은 화요일 밤 윤석열 대통령의 조치가 수십 년간 민주주의적이라고 평가돼 온 한국을 뒤흔들었다고 전했다. 방송은 이번 조치가 동시에 더욱 고통스러운 권위주의의 기억을 되살렸다면서 이승만, 박정희 전 대통령의 전례를 소개했다.
로이터통신은 한국이 역사 초반에 권위주의적 지도자를 겪었지만 1980년대 이후 민주주의 국가로 여겨져 왔다고 강조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44년 만에 처음으로 한국에서 비상계엄령이 내려졌다고 보도하고 윤 대통령이 구체적인 위협을 언급하지 않은 채 종북 세력을 뿌리 뽑겠다는 이유로 계엄령을 선포했다고 전했다.
외신들은 이번 비상계엄령 선포가 정치적 선택일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로이터통신은 정적들을 겨냥한 윤 대통령의 이번 조치가 자신이 소속한 당에서조차 강력한 반대에 직면했다면서 한동훈 국민의당 대표가 국회에 나와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에 투표했다고 지적했다. 로이터통신도 윤 대통령이 북한으로부터 어떤 특정 위협도 언급하지 않았으며 국내 정적에게 집중했다고 평가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령 선포를 보도한 CNN.[사진=CNN 캡처] 2024.12.04 mj72284@newspim.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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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신과 인터뷰한 정치 분석가들은 대통령의 비상계엄령 선포에 설득력이 없다고 지적했다. CNN에 따르면 케임브리지대 한반도 전문가인 존 닐슨 라이트 교수는 "이런 일이 일어나고 대통령이 이것을 하도록 마음을 먹다니 솔직히 너무 기괴하다"며 '이것이 누구도 설득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고 이것은 명백히 정치적 행위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BBC는 비민주적인 전략으로 정치적 공격을 막기 위한 전략으로 윤 대통령이 군사적 통치인 계엄령을 발동하는 지경에 이르렀다는 정치 전문가들의 견해를 전했다.
외신들은 취임 직후부터 끊이지 않은 스캔들을 이번 비상계엄령 선포의 배경으로 주목했다. CNN은 윤 대통령이 지난 2022년 취임 직후부터 논란과 스캔들에 휘말려왔다면서 159명의 희생자를 낸 이태원 참사와 영부인 김건희 여사의 디올백 논란을 소개했다.
BBC는 윤 대통령이 지난 4월 치러진 총선에서 야당이 압승을 거둔 후 레임덕을 겪어왔으며 이후 정부가 원하는 법안을 통과시킬 수 없었고, 야당이 통과시키고 있는 법안에 대한 거부권을 행사하는 데 그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이 유권자들 사이에서 지지율 급락을 겪고 있으며 영부인 김건희 여사의 디올백 수수 혐의와 주가 조작 등을 둘러싼 부패 스캔들로 궁지에 몰려 있었다고 전했다.
BBC는 이번 주 야당이 정부 예산을 축소하고 김건희 여사에 대해 무혐의 처분한 검사 3명과 대통령실에 대한 부실 감사 의혹이 제기된 최재해 감사원장 등에 대한 탄핵을 추진하고 있는 점 역시 이번 비상계엄령 국면에서 주목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윤 대통령이 매우 적은 표차로 대통령에 당선되기 전까지 정치 경험이 없는 검사였다고 소개하고 최근 지지율이 임기 중 최저 수준인 20% 미만으로 떨어졌으며 최근 여론조사 결과를 인용해 한국인 3분의 2가량이 윤 대통령의 국정 수행 능력에 부정적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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