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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5 (목)

미국 HBM 수출 막자…중국 "갈륨·게르마늄 금수" 바로 보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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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3일 오후 중국 상무부가 홈페이지를 통해 반도체 제조 핵심 소재인 갈륨·게르마늄의 수출을 오는 8월 1일부터 통제한다고 발표하면서 미·중 반도체 전쟁이 격화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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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새로운 대중국 반도체 수출 조치에 나선지 하루도 채 안 돼 중국이 첨단 반도체 제조에 쓰이는 핵심 소재인 갈륨과 게르마늄 등의 대미 수출을 금지하는 보복 조치에 나섰다.

3일 중국 상무부는 성명을 통해 "갈륨, 게르마늄, 안티몬, 초경질 재료와 흑연 등의 미국 수출을 엄격히 통제한다"며 "군사 용도로 수출도 금지한다”고 발표했다. 중국 측에 따르면 이들 소재는 반도체와 태양광 패널 등 민간용은 물론 첨단 레이더 등 군수용으로도 사용되는 이중용도 품목들이다.

상무부는 또 "어떤 국가나 기구의 조직 및 개인이 관련 규정을 위반할 경우 법에 따른 책임 추궁하겠다"며 발표 즉시 시행한다고 강조했다.

중국은 이날 조치가 미국에 대한 보복임을 명확히 했다. 상무부는 별도의 성명에서 "미국이 국가안보 개념을 일반화하고, 경제무역 및 과학기술 문제를 정치화·무기화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미국은 수출 통제 조치를 남용하고 특정 제품의 대중국 수출을 부당하게 제한했다"고 덧붙였다.

이는 전날(2일) 미 상무부가 관보를 통해 인공지능(AI) 가속기 가동에 필요한 고성능 메모리인 HBM과 반도체 제조 장비 추가 수출 통제에 나선 것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미 상무부는 수출 금지 대상인 140개 중국 반도체 기업 명단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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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중국 상무부가 미국에 반도체 핵심 소재인 갈륨과 게르마늄 등에 대한 미국 수출을 금지한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중국 상무부 홈페이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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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 이미 지난해 8월부터 12월까지 한시적으로 갈륨과 게르마늄의 수출을 통제했다. 은빛을 띠는 금속 물질인 갈륨은 고성능 반도체 재료로 사용된다. 회백색 금속인 게르마늄은 트랜지스터나 광섬유 통신 자재 등을 만들 때 쓰인다. 중국은 세계 1위의 갈륨·게르마늄 생산국으로 각각 전 세계 공급량의 98%와 60%를 차지하고 있다.

중국의 이번 보복 조치와 관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다음달 취임을 앞두고 맞대응 방침을 밝혔다는 해석도 나왔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 7일 트럼프 당선인에게 당선 축전을 보내며 "중·미가 협력하면 모두 이익이지만 싸우면 양측 모두 손해"라는 경고성 메시지도 던졌다.

이번 조치는 미국을 겨냥한 수출 통제인 만큼 한국에 대한 직접적인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장상식 한국무역협회 동향분석실장은 "이미 중국은 지난해 8월부터 갈륨·게르마늄, 올해 9월부터 안티몬에 대한 수출 규제 조치를 취하고 있는데, 이번 발표는 미국에 한정된 추가 통제"라며 "한국 입장에선 큰 변화가 없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미 한국은 품목에 대한 수입선 다변화도 어느 정도 진척시켰고, 최근 중국이 한국 등 미 동맹국에 대해선 오히려 우호적인 스탠스를 취하고 있어 당장 염려할 만한 부분은 없다"고 덧붙였다.

다만 미·중 간 무역갈등이 본격화하면 한국도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세계 광물 수급을 틀어쥔 중국이 수출 통제 정책을 강화하면 전 세계 공급망이 흔들리기 때문이다. 중장기적으로 미국을 중심으로 한 동맹국의 기술 산업이 충격을 받을 우려가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현재 중국에서 한국으로 들어오는 갈륨 등 품목 수급엔 문제가 없지만, 여러 변수가 발생할 수 있는 만큼 상황을 예의주시하겠다"고 밝혔다.

베이징=신경진 특파원, 세종=나상현 기자 shin.kyung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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