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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형주에 유리하다고 여겨지는 금리 인하 국면에 진입했지만 한국과 미국 증시가 상반된 모습이다.
미국은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중·소형 종목들의 수익률이 치솟고 있지만, 국내 중·소형주들은 경기 둔화 우려 속에 부진을 이어가고 있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1월부터 이날까지 코스피 소형주는 코스피의 낙폭(-2.19%)을 넘어 -3.92%를 기록했다. 코스피 중형주 또한 -3.65%를 기록하며 코스피 대비 1.46%포인트 더 내렸다. 코스피 대형주는 -1.88%를 나타내면서 비교적 양호한 성적을 기록했다.
반면 뉴욕증시에서 미국 중·소형주로 구성된 러셀2000지수는 지난 11월부터 이달 2일(현지시간)까지 10.81% 오르며 두 자릿수 수익률을 나타냈다. 이 기간 미국에 상장한 시가총액 상위 500개 기업으로 꾸려진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5.99% 오르는 데 그쳤다. 나스닥 우량 기술주 100개 기업으로 구성된 나스닥100지수는 이때 6.41% 올랐고, 미국을 대표하는 30개 우량 기업으로 짜인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7.23% 상승했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두 차례 연속 인하하는 등 경기 둔화가 뚜렷해지면서 불황에 취약한 중·소형주를 향한 투자심리가 얼어붙은 상황이다. 시장에서 이번 한은의 선제적 금리 인하를 경기 침체 우려로 받아들이면서 중·소형주에 부정적인 흐름이 지속되는 모습이다.
'트럼프 리스크'로 불확실성이 커지고 수출 둔화 우려가 고조되면서 한은은 물론 해외 투자은행(IB)들도 한국의 내년 경제성장률이 1%대에 머물 것으로 전망한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수석연구위원은 "수출 둔화가 시작됐고 내수 지표도 악화돼 재무적 안정성이 떨어지는 중·소형 기업들이 증시에서 탈락하는 상황"이라며 "기본적인 경기 흐름이 바뀌지 않는 이상 내년에도 경제 측면에서 양극화가 심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국 중·소형주의 경우 트럼프 행정부가 내세운 법인세 인하와 규제 완화 등 대규모 부양책을 향한 기대감이 오히려 주가를 끌어올리고 있다.
트럼프 1기 시절에도 미국 내수 기업 지원책의 영향으로 러셀2000지수가 급등한 바 있다. 세계적인 투자전략가 제러미 시걸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 교수는 "내년에는 매그니피센트7 종목 등 주요 종목보다 저평가된 중·소형주들이 마침내 햇빛을 보게 될 것"이라고 예측하기도 했다.
또한 개인투자자들이 국내 증시에서 빠르게 이탈하면서 그 비중이 큰 중·소형주가 타격을 입었다는 분석도 있다. 11월 코스피 거래대금에서 개인투자자 비중은 50.95%로 연중 최저 수준까지 떨어졌다. 지난 6월만 하더라도 개인투자자 비중은 58.49%에 달했으나 11월 들어 7.45%포인트 하락한 상황이다.
증권가에서는 올해 소외된 모습을 보인 중·소형주를 향한 관심이 내년부터 다시 커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2일 미국 공급관리자협회(ISM)가 발표한 지난 11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48.4를 기록해 개선된 모습을 보이면서 글로벌 경기 사이클이 내년 상반기에는 바닥을 찍고 반등할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강대석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내년 1분기까지 수출 전망은 부정적이기 때문에 내수 회복이 시작되면 중소형주가 오히려 부각될 것"이라며 "수출 지표가 본격적으로 복구되기 전까지는 금리 인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중·소형주를 주목할 만하다"고 전망했다.
[김정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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