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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5 (목)

LG엔솔, GM 합작 공장 인수…전기차 시장 침체인데 LG엔솔은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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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GM 본사 로고.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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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자동차 회사 제너럴모터스(GM)가 LG에너지솔루션과 공동 투자해 짓기로 한 미국 미시간 공장에서 철수한다. GM은 LG에너지솔루션과 합작해 미시간주 랜싱에 건설 중이던 배터리 제3공장 지분을 LG에너지솔루션에 매각하기로 했다고 2일(현지시간) 밝혔다. LG에너지솔루션도 “북미 공장의 투자·운영 효율화, 가동률 극대화 등을 위해 제3공장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 확정되는 대로 공시 등을 통해 소통하겠다”고 3일 공식 입장을 내놨다.

LG에너지솔루션과 GM의 합작사 얼티엄셀즈는 2022년 미시간주에 3공장 건설을 시작했다. 총 26억 달러(약 3조6500억원)를 투입하는 공사다. 얼티엄셀즈는 이미 미국 오하이오주(1공장)와 테네시주(2공장)에 공장을 운영 중인데, 테슬라를 제치고 북미 전기차 시장 1위를 달성하겠다는 GM의 목표에 따라 3공장까지 확장을 시도한 것이다.

그러나 전기차 시장 성장세가 둔화하자 GM의 분위기가 달라졌다. GM은 2025년 예정이던 전기 픽업트럭 생산을 1년 미룬다고 지난해 발표했다. 지난 6월엔 올해 전기차 생산량 목표를 20만∼30만대에서 20만∼25만대로 하향 조정했다. 마크 로이스 GM 사장은 지난 8월 “전기차 시장이 애초 예상보다 빠르게 성장하지 않고 있다”며 “전기차 전략을 재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다 이번에 GM이 랜싱 3공장에서도 발을 뺀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GM의 이번 결정의 배경에 대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전기차에 대한 정부 보조금을 줄이겠다고 공언해 시장의 불확실성이 더 커졌다”라고 설명했다. GM은 공장 지분 매각으로 투자금 약 10억 달러(약 1조4000억원)를 회수할 예정이라고 외신들은 전했다. 지분 매각은 내년 1분기 내에 완료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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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원 기자


LG에너지솔루션은 3공장 지분 인수를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주요 고객사에 배터리를 적기에 공급할 수 있는 북미 생산 거점으로 활용하겠단 계획이다. 3공장에선 지난해 연간 20기가와트시(GWh) 공급 계약을 맺은 토요타 공급용 배터리를 생산할 가능성이 크다. LG에너지솔루션은 3공장 건설이 대부분 완료돼 즉각 설비 구축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인수 비용 대비 이익이 클 것으로도 자체 분석하고 있다. 이번 계약에 대해 업계에선 전기차 시장 둔화로 투자를 줄여야 하는 GM과, 향후 수주 물량에 대비해 자체 설비가 추가로 필요한 LG에너지솔루션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진 결과라고 본다.

다른 배터리 회사 관계자도 “LG에너지솔루션이 북미에 운영 중인 자체 공장은 미시간주 홀랜드 공장밖에 없다. 규모도 40GWh까지 늘릴 계획이지만 아직까진 적다. 수주에 즉각 대응할 수 있는 자체 공장을 확보한다는 건 나쁘지 않은 선택”이라고 말했다.



LG엔솔에 부담 안 되려면…



반면 LG에너지솔루션에겐 바로 당장엔 부담이 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배터리 업계를 분석하는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배터리 기업에겐 아무래도 완성차 기업 입김이 센데, 전기차 투자를 줄여야 하는 GM의 요구를 LG에너지솔루션이 무시하기는 어려웠을 것”이라며 “LG에너지솔루션은 랜싱 3공장 생산 배터리의 수요처를 확보해야하는 부담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의 김광주 대표도 “전기차 배터리 수요가 늘어난다고 보면 장기적으론 LG에너지솔루션에겐 필요한 지분 인수지만, 당장엔 부담스러운 결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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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30일(현지시간) 미국 테네시주에 위치한 얼티엄셀즈 제2공장에서 현지 직원들이 배터리 생산 현황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 LG에너지솔루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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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회사는 이날 각형 배터리를 공동 개발하겠다고 밝히며 파트너십에 문제가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양사는 “14년 동안 이어진 굳건한 파트너십의 또 다른 결실”이라며 “각형 배터리는 향후 GM 차세대 전기차에 탑재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LG에너지솔루션이 각형 배터리 개발 계획을 공식화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각형 배터리는 회사가 주력해온 파우치형 배터리보다 공정이 단순하고 생산 단가가 낮아 양산에 유리하다. 현재 국내 업체 중엔 삼성SDI만 각형을 생산하고 있다.

한편 미국 정부가 삼성SDI와 스텔란티스간 배터리 합작법인 스타플러스에너지에 75억4000만 달러(약 10조5000억원)의 대출을 지원한다고 2일(현지시간) 밝혔다. 바이든 행정부의 ‘인베스트 인 아메리카’ 정책의 일환이다. 이번 대출 자금은 인디애나주에 스타플러스에너지의 인디애나주 리튬이온 배터리·모듈 공장 건립에 쓰일 예정이다.

윤성민 기자 yoon.sung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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