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은행, 자체 및 정책성 상품 신규 주택담보대출 취급액 추이/그래픽=김지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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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의 '가계대출 조이기'에도 정책성 대출이 무풍지대로 남아있다. 은행의 자체 주택담보대출 신규 공급이 반토막 났지만 정책성 대출은 큰 변화가 없다. 일부에서는 은행 대출에서 정책성 대출로 넘어가는 현상도 나타난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주택금융공사는 지난 10월 보금자리론을 전월보다 87.8% 증가한 6515억원 공급했다. 지난 1월 특례보금자리론 접수 종료 후 가장 많은 공급 규모다. 두 달 사이 월 판매금액이 2배 이상 증가했다.
은행권이 금리를 높이며 대출 관리에 나서자 상대적으로 보금자리론의 금리가 낮아지면서 사람이 몰렸다. 보금자리론의 금리는 지난 7월부터 만기에 따라 3.95~4.25%(아낌e 기준)를 유지 중이다. 지난 10월 은행권의 평균 주담대 금리는 4.05%이다. 은행 주담대 수요가 보금자리론으로 일부 이동한 것으로 분석된다.
은행권이 가계대출 관리를 위해 금리 인상과 각종 제한 정책으로 대출 조이기에 나섰으나 보금자리론, 디딤돌·버팀목 대출과 같은 정책성 대출 관리에는 한계를 느끼고 있다. 석 달 사이 은행 자체 주담대는 반토막이 났으나 정책성 주담대는 큰 변화가 없는 상황이다. 정책성 대출은 가계대출 증가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금융감독원이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10월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자체 주담대 신규 공급 규모는 9조9065억원으로 대출 조이기에 본격적으로 나섰던 지난 7월과 비교해 47.3% 감소했다. 올해 들어 자체 주담대 규모가 가장 작았다.
보금자리론 판매금액/그래픽=김지영 |
반면 지난 10월 정책성 주담대 공급 규모는 4조5944억원으로 3개월 전과 비교해 7.2% 감소하는 데 그쳤다. 지난 9월부터 스트레스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2단계가 적용된 것을 감안하면 기존과 큰 차이가 없는 셈이다. 상반기 평균(4조3576억원)보다 공급 규모가 컸다.
정책성 대출은 은행 대출에서 큰 부분을 차지한다. 5대 은행에서 올해 1~10월 45조1610억원 규모의 정책성 대출이 신규로 공급됐다. 5대 은행의 신규 주담대 공급액 중 22.6%를 정책성 대출이 차지한다.
금리와 운영 기준 등이 별도로 운영되는 만큼 은행의 대출 조이기에도 정책성 대출은 무풍지대로 남아있다. 공급량에 큰 변화가 없는 이유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지난달의 경우 은행 자체 주담대 공급 규모보다 정책성 대출이 더 많은 은행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뒤늦게 '디딤돌대출 맞춤형 관리방안'을 내놨다. 지난 2일부터 방공제 면제 제한으로 수도권 아파트의 대출 가능 규모가 5000만원 줄었고, 내년 하반기부터는 신규분양 아파트 잔금대출(후취담보 제한)이 막힌다.
은행권도 연말 정책성 상품 판매에 소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주택도시기금 재원 소진으로 은행 자체 재원으로 정책성 대출을 내주고 있는데, 시장금리와 정책성 대출의 금리 차이로 인해 역마진이 나고 있다. 정부가 이차보전(이자 차이 지원)을 해주지만 모자란 상황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자체 신규 대출을 규모를 줄여도 정책성 대출에는 변화가 없어 대출 관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정책성 대출을 받을 수 있는 조건을 충족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역차별을 느낄 정도"라고 말했다.
김남이 기자 kimnami@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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