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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6 (목)

‘반웨이’ ‘쑹치간’ 올해 중국 10대 유행어 선정… 무슨 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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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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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근만 하면 피곤하고 무기력해지는 직장인 특유의 기운을 뜻하는 ‘반웨이(班味)’”
“큰 스트레스가 닥쳐도 여유로움과 평정심을 유지하는 상태인 ‘쑹치간(松弛感)’”

중국 잡지 야오원자오쯔(咬文嚼字)가 올해 중국에서 가장 널리 쓰인 ‘10대 유행어’를 선정해 2일 발표했다. 올해 유행어에는 취업난과 저임금에 시달리는 중국 젊은이들이 자신의 처지를 얘기할 때 주로 빗대어 쓰는 표현들이 여럿 포함됐다.

반웨이는 출근이라는 뜻의 단어 ‘상반(上班)’의 두 번째 글자와 맛 또는 냄새를 의미하는 ‘웨이(味)’가 합쳐진 신조어다. 평소 멀쩡하던 직장인들이 출근만 하면 피곤하고 초췌한 모습으로 변하는 모습을 일컫는다. 중국 젊은이들은 ‘반웨이가 지워지지 않는다’, ‘반웨이를 씻어내야 한다“는 식의 표현을 쓴다.

수년째 이어지는 중국의 경기 침체 속에 낮은 임금과 높은 업무 강도에 힘들어하는 중국 젊은층의 인식이 반영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올해 초 직장 생활에 대한 불만을 표출하는 수단으로 잠옷과 트레이닝복 등 이른바 ‘역겨운’ 출근 복장이 유행하기도 했다. 중국 매체 항저우르바오는 “회사 업무의 피로를 일컫는 동시에 일과 삶의 균형을 바라는 젊은이들의 욕구가 담긴 표현”이라고 전했다.

쑹치간은 반대로 당황하거나 불안해하지 않는 이완된 상태를 의미한다. 특히 파리올림픽에 출전한 중국의 국가대표선수들이 치열한 경쟁 속에도 평정심과 여유 있는 모습을 보여준 게 쑹치간의 대표적인 사례다. 다만 팍팍한 일상을 치이는 일반인들에게는 부러움의 대상이자 결코 자신은 이르지 못하는 감정이라는 자조 섞인 반응도 있다.

올해 또 다른 유행어로 꼽힌 ‘수이링링더(水靈靈地)’도 비슷한 맥락으로 사용된다. 한국의 여자 아이돌 그룹 멤버가 한 인터뷰에서 “똘망똘망하게”라고 말한 것에서 유래된 표현이다. 온라인 상에서 생기 있고 활기차다는 의미로 다른 단어와 결합해 많이 쓰였는데, 최근에는 ‘싱싱하게 해고됐다’는 비꼬거나 비관하는 표현으로도 쓰인다.

이번에 발표된 10대 유행어에는 중국 정부가 중점적으로 추진하는 분야의 단어들도 대거 포함됐다. 고품질 생산력과 직결되는 ‘수즈화(數智化·디지털 인텔리전스)’, 인공지능(AI) 거버넌스와 관련된 ‘지넝샹산(智能向善·선의를 가진 인공지능)‘ 등이 대표적이다.

이외에도 실버 산업의 발전과 중요성을 강조하는 ‘인파리량’(銀髮力量·은발의 힘)’, 과학과 스포츠 분야에서 성인을 능가할만한 재능을 가진 어린이를 가리키는 ‘샤오하이거(小孩哥·어른스런 동생)’도 올해 유행어로 꼽혔다.

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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