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2.26 (목)

이슈 끝없는 부동산 전쟁

'똘똘한 한 채' 선호에 이런 일까지···서울 아파트 상위 20% 1채로 하위 20% 5.5채 산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KB 5분위 배율 5.5로 역대 최대

전국도 10.93 조사 이래 가장 높아

서울경제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전국 아파트 가격이 하락세로 돌아선 가운데, 집값 양극화가 심해지며 서울 아파트 가격 상위 20%와 하위 20%의 격차가 역대 최고 수준으로 벌어졌다. 저가 아파트 가격보다 고가 아파트 상승 폭이 더 커진 탓이다.

3일 KB국민은행의 월간 주택 시계열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지역 아파트값 5분위 배율은 5.5로, 2008년 12월 통계 조사 이래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5분위 배율은 주택가격 상위 20% 평균(5분위)을 하위 20% 평균(1분위)으로 나눈 값으로, 고가주택과 저가주택 간의 가격 격차를 나타내는 지표다.

5분위 배율이 5.5라는 것은 상위 20% 아파트 1채 가격으로 하위 20% 아파트를 평균 5.5채 살 수 있다는 의미와 같다.

서울 아파트 5분위 배율은 지난 2022년 12월 4.5에서 올해 4월 5.0으로 확대된 뒤 지난 8·9월에는 두 달 연속 5.4를 기록했고, 지난달에 5.5배로 격차가 커졌다.

‘똘똘한 한 채’ 선호 현상으로 핵심 인기지역 고가 아파트 위주로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고가와 저가 아파트 간의 양극화가 더욱 커진 것이다.

지난달 서울 아파트 1분위 평균은 4억961만 원, 5분위 평균은 26억 8774만 원으로, 1분위 아파트는 전월(4억 911만원)보다 0.11% 오른 데 비해 5분위 아파트는 전월(26억 5117만 원) 대비 1.38% 상승했다.

실제로 지난달 6일 대치동 래미안대치팰리스 전용 114.15㎡는 3개월 만에 이전 최고가 대비 3억 7000만 원 오른 52억 5000만 원에 거래됐다. 개포우성1차 전용 127.61㎡는 13일 4개월 만에 직전 거래가 대비 4억 7500만 원 오른 44억 5000만 원에 계약이 이뤄졌다.

또 9월 이후 목동신시가지 1단지~14단지가 분포한 목동·신정동의 신고가 거래 건수는 72건으로, 양천구 전체의 66.6%에 달했다. 목동신시가지 1단지 전용 83.23㎡는 지난달 13일 이전 최고가 대비 2억 9000만 원 오른 21억 8000만 원에 거래됐다. 목동신시가지 2단지 전용 144㎡는 지난달 21일 2주 만에 1억 원이 올라 30억 원에 신고가를 경신했고 5단지 전용 143.36㎡는 이전 최고가 대비 4억 5000만 원 오른 33억 원에 지난달 1일 거래가 체결됐다.

전국의 아파트 5분위 배율은 10.93으로 역시 역대 최대 격차를 이어갔다. 상위 20% 아파트 1채로 하위 20% 아파트를 11채 가까이 살 수 있는 셈이다.

지방 아파트값 하락 여파로 지난달 전국 기준 1분위 평균가는 1억 1672만 원을 기록하며 전월(1억 1683만 원)보다 0.1%가량 떨어졌으나, 5분위 평균가는 12억7623만 원으로 전월(12만 6829만 원)보다 0.6% 상승했다.

한편 올해 3분기 기준 서울의 가구소득 대비 주택가격 비율(PIR·Price Income Ratio)은 중간 수준인 3분위를 기준으로 9.8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 2분기 10.3에서 3분기 들어 10년 이하로 하락한 수치다.

PIR은 주택 가격을 가구 소득으로 나눈 것으로, 중산층이 월급을 한 푼도 쓰지 않고 9.8년을 모아야 중간 가격 수준의 집을 마련할 수 있다는 의미다. 전국 기준 PIR도 2분기 4.7에서 3분기에 4.5로 떨어졌다.

PIR이 하락한 것은 3분기 가계소득이 큰 폭으로 증가한 영향이 큰 것으로 풀이된다. 통계청이 지난달 말 발표한 ‘3분기 가계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3분기 가구당 월평균 소득은 525만 5000원으로 1년 전보다 4.4% 늘어 지난해 1분기(4.7%)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상승했다.

이에 비해 KB국민은행 기준 3분기 주택 매매가격은 2분기 대비 전국이 0.3%, 서울은 1.44% 상승해 소득 증가 폭보다 낮았다.

백주연 기자 nice89@sedaily.com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