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휴전 이틀째부터 레바논 산발적 공습
헤즈볼라, 사망자 나오자 ‘박격포 공격’ 첫 대응
위태로운 휴전…레바논 “이, 합의 54차례 위반”
“휴전 성공적”이라는 미국, 이스라엘 물밑 경고
휴전 엿새째인 2일(현지시간) 이스라엘 군대가 레바논 남부 국경지대의 파괴된 마을을 지나고 있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최근 60일간 휴전에 합의한 이스라엘과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가 산발적인 공격을 주고받으며 사망자까지 속출하는 등 휴전이 닷새 만에 중대 고비를 맞고 있다. 휴전을 중재하고 감시하는 미국은 공식적으로는 “휴전이 성공적으로 유지 중”이라고 밝혔으나, 물밑에선 이스라엘에 공격적인 행동을 중단하라고 경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휴전 엿새째인 2일(현지시간) 이스라엘군은 레바논 전역을 여러 차례 공습해 최소 12명이 사망했다. 이는 지난달 27일 양측의 휴전 돌입 이후 최대 인명 피해다.
이날 이스라엘군이 헤즈볼라 관련 시설을 파괴한다며 남부를 공습해 경찰관 등 2명이 사망하자, 헤즈볼라는 이에 반발해 국경 인근 이스라엘 군기지를 겨냥해 박격포 두 발을 발사했다. 이는 휴전 발효 후 헤즈볼라의 첫 공격이다. 헤즈볼라는 이스라엘이 수 차례 휴전 합의를 위반한 데 따른 “방어적 경고 사격”이라고 주장했다. 박격포는 공터에 떨어져 인명 피해는 없었으나 이스라엘은 이에 대응한다며 남부 도시 탈루사, 하리스 등지에 대규모 공습을 단행했고 10명이 추가로 사망했다.
이스라엘군은 휴전 돌입 하루 만인 지난달 28일부터 헤즈볼라가 휴전 합의 사항을 위반했다며 레바논 남부와 리타니강 북쪽에 있는 헤즈볼라 군 시설을 겨냥해 여러 차례 공습을 벌였다. 그러나 레바논 정부와 헤즈볼라는 오히려 이스라엘이 휴전 합의를 어기고 공격을 자행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스라엘·레바논 국경지대에서 북쪽으로 30㎞ 떨어진 리타니강 ‘이북 지역’은 휴전협정상 이스라엘군이 문제 삼을 수 없는 지역이란 주장이다. 앞서 양측이 합의한 휴전안에는 헤즈볼라가 리타니강 남쪽에서 무장해제하고 리타니강 이북으로 철수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2일(현지시간)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 남부 교외의 하레 흐레이크의 파괴된 거리를 주민들이 걷고 있다. AFP연합뉴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레바논 정부는 지난 엿새간 이스라엘이 휴전 합의를 54차례 이상 위반했다고 밝혔다. 헤즈볼라도 이스라엘군이 레바논 전역에 공습을 가하고 수도 베이루트 등 레바논 영공을 침범하는 한편 남부지역에 귀환하는 민간인들에게 총격을 가하는 등 휴전 합의를 깨고 있다고 주장했다. 전날 이스라엘군 전투기와 무인기(드론)가 휴전 성사 후 처음으로 수도 베이루트 상공을 비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헤즈볼라는 “이스라엘과 관계 당국에 이런 위반 행위를 중단하라고 호소했지만 듣지 않았기 때문에 결국 ‘경고 사격’을 한 것”이라고 밝혔다.
☞ 이스라엘, 휴전 하루 만에 레바논 남부 공습···아슬아슬한 휴전
https://www.khan.co.kr/article/202411291537001
휴전 파기 우려가 커졌으나 미국 정부는 이날 휴전이 유지되고 있으며, 대체로 성공적이라고 평가했다. 매슈 밀러 미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양측이 전투를 멈췄고, 지난 두 달 동안 그랬던 것처럼 일상적인 인명 피해를 보지 않는 방향으로 나아갔다는 점에서 (휴전이) 대체로 성공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양측의 ‘휴전 합의 위반’ 주장은 충분히 예상했던 일이라며 “상황이 매우 취약한 초기 몇 주 동안은 합의 위반을 주장하거나 실제 위반 사항이 발생한다”며 미국이 위반 여부를 감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이런 발표와 달리 미국 정부는 비공식적으로 이스라엘 정부와 접촉해 휴전이 깨질 수 있다는 우려를 전하며 “위험한 게임을 하지 말라”고 경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은 이번 휴전을 함께 중재한 프랑스와 휴전 합의사항 이행 여부를 감시하고 있다.
미 매체 악시오스에 따르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특사로 이번 휴전을 중재한 아모스 호치스타인 백악관 선임고문은 최근 이스라엘 관리들과 접촉해 이스라엘의 레바논 공습에 우려를 표하며 너무 공격적으로 대응하지 말 것을 촉구했다.
선명수 기자 sms@kyunghyang.com
▶ 매일 라이브 경향티비, 재밌고 효과빠른 시사 소화제!
▶ ‘명태균 게이트’ 그들의 은밀한 거래, 은밀한 관계
©경향신문(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