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향군인 단체 예산으로 흥청망청 술파티…경영난에 강제 축출
상원 의원 "음주 문제 있는 사람, 국가 안보 최상위층에 있어선 안 돼"
21일(현지시간)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장관 후보자가 워싱턴 국회의사당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4.11.21 ⓒ 로이터=뉴스1 ⓒ News1 김지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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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권진영 기자 = 2기 트럼프 정권에서 국방부 장관으로 지명된 피트 헤그세스가 자신이 운영하던 두 재향군인 비영리단체에서 음주·성 비위·자금 관리 부실 등으로 사임한 것으로 드러났다.
정치 전문매체 더힐에 따르면 헤그세스의 비위는 전직 관계자들의 내부 고발 및 각종 문서를 통해 수면 위로 떠올랐다. 각종 비위는 그가 2017년 폭스뉴스 앵커가 되기 전 일어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을 걱정하는 재향군인(Concerned Veterans for America·CVA)' 출신의 고발자들은 헤그세스가 회장을 맡았던 2013년부터 2016년까지를 기록한 7페이지 분량의 보고서를 작성해 2015년 2월, 조직 고위 경영진에 전달했다.
보고서에는 헤그세스가 공식 활동 중 자주 취해 있었고, 행사 중 실려 나갈 때도 있었다고 폭로가 실렸다.
대표적 사례로는 2014년 11월 만취한 헤그세스가 팀원들과 루이지애나 스트립 클럽 무대에 올라 댄서들 사이에 끼려다가 물리적으로 제지당한 것과 2015년 5월 헤그세스가 오하이오주 모 술집에서 "모든 무슬림을 죽여라"라고 외친 사건 등이 있다. 당시 그는 공식 업무 중이었다.
이 외에도 다른 고발자에 따르면 헤그세스는 술에 취해 버스 뒷좌석에서 "기절"했다가 직원들이 머무는 호텔 앞에서 노상 방뇨하는 등 진상을 부렸다.
관계자 두 명은 술에 절은 헤그세스의 모습을 여러 번 목격했다며 "그가 펜타곤에 있는 것은 무서울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를 일으켰을 당시 헤그세스는 두 번째 아내와 결혼 생활 중이었다. 그럼에도 다른 경영진과 함께 CVA 소속 여성 직원들을 성희롱하고, 내부적으로 성범죄를 무시하는 듯한 직장환경을 조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2014년 루이지애나에서는 단체 소속 여성 직원이 헤그세스 측 직원에게 성폭행당할 뻔했지만 무시당했다.
해당 보고서에 대해 헤그세스의 변호인은 "사소하고 질투심 많고 불만이 쌓인 전 동료"가 꾸며낸 터무니없는 주장에 대해 논평하지 않겠다고 일축했다.
하지만 논란이 된 단체는 CVA뿐만 아니다. 헤그세스가 이전에 이끌었던 '자유를 위한 재향군인(Vets for Freedom·VFF)'에서도 "밀회"를 빙자한 파티와 부적절한 지출은 조직에 50만 달러(약 7억원) 상당의 부채를 안겼다.
VFF는 이라크 전쟁 확대를 주장하고 공화당 소속 억만장자 기부자들의 지원을 받는 곳이었으나 조직은 축소되고 대부분의 경영권이 다른 재향군인 그룹으로 넘어갔다. 발언권이 약해진 헤그세스도 결국 몇 년 사실상 강제 축출됐다.
2008~2010년, VFF에서 고문역을 맡은 마거릿 후버 CNN 정치 평론가는 헤그세스가 "매우 형편없이" 조직을 운영했고 기부자들의 신뢰를 잃었다고 했다.
후버는 직원 수가 10명이 채 안 됐고 예산도 1000만 달러(약 140억원)에 불과한 조직을 이끌던 헤그세스가 "8570억 달러(약 1204조원)와 300만 명의 개인이 있는 조직을 어떻게 운영할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미국 국방장관으로 지명된 피트 헤그세스(왼쪽). 2016.12.15 ⓒ 로이터=뉴스1 ⓒ News1 정지윤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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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0일에는 헤그세스가 2018년, 어머니로부터 여성 편력에 대해 맹비난받은 편지가 공개되기도 했다. 총 세 번 결혼한 헤그세스는 앞선 두 결혼 생활 모두 그의 바람 탓에 깬 것으로 알려졌다.
비록 어머니 페넬로피가 감정적으로 작성된 글이었다고 해명하긴 했지만 헤그세스가 2017년, 성폭력 혐의로 기소를 피하기 위해 피해 여성에게 돈을 지불했다는 사실이 알려진 마당에 국방부 장관 자리에 앉을 수 있을지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상원에서 군사위원회 고위 위원을 맡고 있는 리처드 블루먼솔 의원은 뉴요커에 "우리는 지속적인 음주 문제가 있는 사람을 동정할 수는 있지만 그들이 국가 안보 구조 최상위층에 있어서는 안 된다. 위험하다"고 단호히 말했다.
한편 뉴스 앵커 출신으로는 이례적으로 국방부 장관 지명자가 된 헤그세스는 2002년부터 2021년까지 육군 방위군 보병 장교로 복무했다. 2003년 프린스턴 대학을 졸업한 후로는 관타나모만(灣)·이라크·아프가니스탄에 파견된 바 있다.
realkw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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