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 산하 국제암연구소, 술·담배 1급 발암물질 지정
‘술은 한잔도 해롭다’ 지적 반영
고위험 음주율 男 21.3%·女 7.0%, 음주 사회경제적 비용 15조 '훌쩍'
클립아트코리아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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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국회에 따르면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남인순 의원(더불어민주당)이 “주류 판매용 용기(술병)에 표기하고 있는 음주에 대한 경고 문구를 개정할 필요가 있다”고 서면 질의한 데 대해 주무 부처인 보건복지부가 공감을 표했다.
복지부는 “한 잔의 술도 건강에 해로운바, 현행 ‘과음’ 경고문구를 ‘음주’ 경고문구로 개정하는 방안을 논의하도록 하겠다”고 답변했다. 이후 여성가족부, 식품의약품안전처, 국세청 등 관계부처와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음주 폐해 예방정책 전문위원회’에서 이 문제를 집중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술은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가 지정한 1급 발암물질로, 암과 고혈압 등 각종 질병을 유발한다. 1급 발암물질이란 석면이나 방사성 물질처럼 인체에 암을 일으키는 것으로 확인됐다는 뜻이다.
술이 암을 초래하는 것은 주성분인 알코올이 만드는 발암물질이 점막이나 인체 조직에 쉽게 침투할 수 있게 해주기 때문이다. 또 간이 알코올 분해를 위해 만드는 독성물질인 아세트알데하이드가 암을 일으키는 것도 하나의 원인이다.
술과 암 발병률의 여러 상관관계는 이미 많은 실험으로 입증됐는데, 안면 홍조와 상관없이 하루에 50g(주종별로 5잔가량) 정도의 알코올을 섭취하는 사람은 술을 마시지 않는 사람에 견줘 암 발생 위험이 2∼3배까지 증가한다.
그런데도 담뱃갑에는 흡연 경고 그림으로 암 사진을 붙이는 등 금연 정책은 강화하고 있지만, 술에 대한 정부 정책은 금연정책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미온적인 게 사실이다.
현행 국민건강증진법은 주류 판매용 용기에 과다한 음주는 건강에 해롭다는 내용과 임신 중 음주는 태아의 건강을 해칠 수 있다는 내용의 경고문구를 표기하도록 하고 있다.
질병관리청의 ‘국민건강영양조사 제9기 1차 연도(2022년) 결과’를 보면 고위험 음주율은 남성 21.3%, 여성 7.0%로 남성은 전년보다 1.6%포인트 높아졌고 여성은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고위험 음주율은 1회 평균 남성은 7잔(또는 맥주 5캔), 여성 5잔(또는 맥주 3캔) 이상을 최소 주 2회 마시는 비율이다.
최근 1년간 월 1회 이상 한 번의 술자리에서 남성은 7잔(또는 맥주 5캔), 여성은 5잔(또는 맥주 3캔) 이상 음주한 비율을 뜻하는 월간 폭음률은 남성 48.8%, 여성 25.9%로 전년보다 모두 1.8%포인트 증가했다.
음주로 인해 사회가 치르는 비용도 막대하다.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보험연구원의 ‘건강위험 요인의 사회경제적 비용 연구, 2015∼2019년을 대상으로’ 정책보고서를 보면 2019년 기준으로 음주의 사회경제적 비용은 15조806억원이다. 2015년의 13조4천212억원보다 12.4% 늘었다.
사회경제적 비용은 환자가 의료기관을 이용하면서 지출한 직접 의료비와 이 과정에서 발생한 간병비와 교통비, 그리고 질환으로 조기 사망해 발생하는 미래 소득 손실액과 일하지 못하게 되면서 생기는 생산성 손실액 및 저하액 등 직간접 비용을 모두 포함하는 개념이다.
박윤희 기자 py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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