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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4 (수)

[자막뉴스] '응급실 거부'에 골든타임 놓쳐...하늘로 간 아들에 오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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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5일 새벽, 수원 주택가 골목으로 구급차가 들어옵니다.

구급대원들이 황급히 움직이고 잠시 뒤 출발합니다.

뇌혈관이 좁아지거나 막히는 모야모야병을 앓던 16살 A 모 군이 뇌출혈로 쓰러진 겁니다.

[A 군 어머니 : 머리 아파, 그 말이 마지막이었거든요. 그래서 조금만 기다리라고 하고 정신 차리라고 하고….]

구급차에 올라탄 뒤 구급대원들은 급히 아이를 치료할 병원을 찾기 시작했습니다.

당시 이곳 골목 일대에서 16살 A 군이 탄 구급차는 한동안 움직이지 못했습니다.

A 군을 받아줄 응급실을 찾기 위해 전화를 돌리는 중이었기 때문입니다.

인근 중소병원과 대학병원 두 곳을 포함해 할 수 있는 데까지 모두 연락을 취했지만 진료가 가능하다는 곳은 없었습니다.

[A 군 어머니 : 안 된다고 하고, 안 된다고 하고, 계속 전화해도…. 오셔도 지금 뭐 안 돼요. 그런 식으로 말했어요.]

겨우 집에서 9km 떨어진 응급실 한 곳이 연결됐고 첫 신고 70분 만에야 병원에 도착했습니다.

[A 군 어머니 : 너무너무 무서웠어요. 이러다 잘못되겠다…. 아무 데도 안 받아주고, 진짜 너무 할 수 있는 게 없었어요.]

하지만 해당 병원은 수술이 어렵다며 다른 곳으로 안내했고, 이 과정에서 또 네 시간이 흘러, 첫 신고 6시간 만에야 학생은 수술대에 올랐습니다.

제때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한 A 군은 사경을 헤매다 결국 일주일 만에 세상을 떠났습니다.

YTN 정현우입니다.

모야모야병을 앓다 뇌출혈로 쓰러진 A 군은 첫 신고 뒤 70분 만에 수원 권선구에 있는 병원에 도착합니다.

당시 의료진은 희귀병에 뇌출혈까지 확인되자 치료가 불가능하다고 판단하고 다른 병원 전원을 결정합니다.

[A 군 어머니 : 그래도 왔으니까 빨리 이 안에 하면 되겠다 했는데 '어머니 죄송한데 수술이 안 돼요. 저희는 장비랑 선생님이 없어요.' 이렇게 얘기하더라고요.]

해당 병원에서 다른 대형병원에 긴급 연락했던 내용을 입수해 살펴봤습니다.

서울에 있는 한 대학병원은 중환자실에 자리가 없다는 이유로, 용인에 있는 대학병원도 인력문제로 답변에 시간이 걸린다, 수원에 있는 대학병원 역시 전원이 불가하다고 알려왔습니다.

다른 한 곳은 아예 연락조차 닿지 않았습니다.

[최초 이송 병원 관계자 : 그 병 자체가 그렇게 쉬운 병은 아니라고 하더라고요. (응급실에서) 약물치료는 하셨던 거 같은데.]

결국 중앙응급의료센터에 응급 상황을 올려 다시 이 병원에서 15km 떨어진 군포에 있는 병원에서 첫 신고 뒤 여섯 시간 만에야 수술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목숨을 살리지는 못했습니다.

[A 군 어머니 : 남편이 저한테 그냥 보내주자 했어요. 고생했으니까 보내주자고. 우리가 너무 많이 잡았다고.]

A 군을 받아주지 않은 대학병원들은 YTN에 중환자실에 자리가 없어 불가능했다, 또는 응급실에 내원하더라도 의료진이 없어 배후진료가 어려웠다고 해명했습니다.

의정갈등의 여파로 인한 의료 공백 때문으로 추정되는데, 생때같은 아들을 잃은 엄마는 지금도 품에서 자식을 놓지 못하고 있습니다.

[A 군 어머니 : 지금도 못 보내고 있어요, 사실은. 제가 실감도 안 나고 의사 선생님들도 이렇게 사람들이 죽어 나가는 거 알면은 마음이 안 좋지 않을까요?]

YTN 신귀혜입니다.

촬영기자ㅣ신 홍
영상편집ㅣ온승원
디자인ㅣ전휘린
디자인ㅣ김진호
자막뉴스ㅣ이 선

#YTN자막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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