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상목 부총리 ‘야당 단독 감액안’ 관련 정부입장 발표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야당 단독감액안 정부입장’ 합동브리핑에서 발표문을 낭독하고 있다. [기획재정부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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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김용훈 기자] “야당은 지금이라도 헌정사상 전례가 없는 단독 감액안을 철회하고 진정성 있는 협상에 임해달라.”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야당 단독 감액안 관련 정부입장’을 통해 “야당은 지난 11월 29일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감액예산안을 단독 처리했고, 이날 본회의에서 통과시키겠다고 공언하고 있다”며 이같이 호소했다. 이날 발표엔 이상민 행안부 장관, 조규홍 복지부 장관, 오영주 중기벤처부 장관, 방기선 국무조정실장 등이 함께했다.
▶“야당 무책임한 단독처리에 깊은 유감”=앞서 지난달 29일 더불어민주당은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감액만 반영한 내년도 예산안을 단독 처리했다. 예결위에서 예산안이 야당 단독으로 처리된 건 사상 초유의 일이다. 헌법에 따르면 국회가 예산을 늘리거나 새로운 예산 항목을 신설하려면 정부 동의를 받아야 하지만, 감액은 정부 동의 없이 가능하다.
최 부총리는 “야당이 예산안을 강행했던 11월 29일, 당일 오후까지도 정부와 여당은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 참석해 예산안 협의를 이어가고 있었다”며 “그럼에도 야당은 정부가 제대로 협상에 임하지 않았다며 감액안을 일방적으로 처리했다”고 주장했다. 국회에 대기하면서 예산심사에 참여했던 기재부 김윤상 2차관과 김동일 예산실장 등 예산 라인은 현재 최 부총리 지시로 철수한 상태다.
정부안 자동부의를 막기 위해 단독 처리가 불가피했다는 야당의 주장에 대해 최 부총리는 “그동안 정부안이 자동부의 되더라도매년 여야가 합의해 수정안을 처리했다”며 설득력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심지어 야당은 단독 감액안을 처리한 후 정부가 추경을 편성해 보완해달라고 주장하나, 증액할 사업이 있으면 여야가 합의해 본예산에 반영하는 것이 상식”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국가 예산을 책임지고 있는 주무부처 장관으로서 야당의 무책임한 단독 처리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말했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야당 단독감액안 정부입장’ 합동브리핑에서 발표문을 낭독하고 있다. 왼쪽부터 오영주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 최상목 부총리,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방기선 국무조정실장 [기획재정부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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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신정부 출범 등 경제난국…국민과 기업 피해”=최 부총리는 “전세계는 총성 없는 전쟁 중인데 거대 야당은 예산안을 볼모로 정쟁에만 몰두해 우리 기업에게 절실한 총알을 못 주겠다는 것”이라며 야당의 단독 감액안이 민생과 우리 경제에 미치는 부작용과 문제점을 조목조목 설명했다. 그는 “대외 불확실성으로 그 어느 때보다 엄중한 상황에 처해 있는 우리 경제 리스크를 더욱 가중시킬 것”이라며 “지금 우리 경제는 글로벌 복합위기 후유증으로 서민·소상공인 등 취약계층의 시름이 깊은 가운데, 미국 신정부 출범에 따른 보호무역 심화, 공급망 불안 등거센 대내외 도전에 직면해 있다”고 강조했다.
최 부총리는 “온 국민이 합심해 대응해야 할 경제난국에 야당은 감액 예산안 강행이라는 무리수를 두고 있다”며 “그 피해는 고스란히 우리 국민과 기업에게로 돌아간다”고 말했다. 이어 “대내외 악재에 대응할 여력이 줄고 불확실성이 증폭되며 우리 재정운용 역량에 대한 신뢰를 떨어뜨려 국가 신인도도 훼손될 수 있다”면서 “예산 등 정책결정 과정의 불확실성이 국가신용등급에 부정적 영향을 준 해외 사례를 쉽게 찾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반도체 R&D도 815억 감액…골든타임 놓친다”=최 부총리는 특히 “글로벌 산업 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우리 산업의 경쟁력을 높일 골든 타임을 놓치게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야당의 단독 감액 예산안은 혁신성장펀드와 원전산업성장펀드 등 산업 생태계 조성을 위한 정부 예산안을 삭감하고, 출연연구기관과 기초연구·양자·반도체·바이오 등 미래 성장동력 R&D도 815억원이나 감액했다”면서 “예비비도 절반 수준인 2조4000억원으로 대폭 삭감했다”고 설명했다. 예비비는 긴급한 산업·통상 변화가 발생할 경우 적시 대응을 위해 쓰인다. 실제 지난 2019년 일본 수출 규제에 대응한소부장 기술개발 등의 소요가 발생해 한 해 동안 총 2조7000억원의 예비비를 사용한 바 있다. 최 부총리는 “대규모 재해·재난과 감염병 등에 대한 정부의 대응능력도 크게 약화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지난달 산업경쟁력강화 관계장관회의에서 약속한 반도체 클러스터에 필수적인 전력망 등 기반시설과 AI 컴퓨팅 인프라 확충을 위한 재정지원도 어려워진다고 강조했다. 최 부총리는 “여야와 정부가 잠정 합의했던 반도체·AI 등 국가전략기술에 대한 세제지원 확대와 소상공인 부담 경감, 내수 활성화 방안도 빠져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청년도약계좌, 대학생 근로장학금, 청년 일경험, 저소득 아동 자산형성과 같은 사회이동성 개선을 위한 대표적 사업도 삭감했다”면서 “아이돌봄과 의료개혁 예산도 감액하고, 최근 3년간 1.5배 증가한 마약 범죄, 5배 증가한 딥페이크 범죄 등에 대해기밀을 유지하며 수사할 수 있는 경비도 100% 삭감해 범죄 대응에 큰 차질이 우려된다”고 설명했다.
끝으로 최 부총리는 “야당 감액안은 재해와 통상리스크 대응을 무력화하는 예산, 민생과 지역경제를 외면한 예산, 산업경쟁력 적기 회복 기회를 상실하게 하는 예산, 국고채 이자비용을 5000억원이나 삭감하면서 그 근거도 제시하지 못하는 허술한 예산”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국가 예산의 확정은 국민생활·국가경제 전반과 전국 곳곳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중대한 결정인 만큼 여야의 합의로 이루어지는 것이 국민들께서 원하는 바람직한 예산결정 과정”이라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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