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8일 출간된 '모리스 창 자전'에서 털어놔
"색다른 시각과 경험으로 TSMC에 도움될 거라 생각"
젠슨 황 "난 이미 직업이 있다"며 깔끔하게 거절
모리스 창과 젠슨 황은 아버지와 아들처럼 각별한 관계로 알려져 있다.
장중머우(張忠謀·모리스 창) TSMC 창업자 [사진=연합뉴스] |
지난달 28일 출간된 '모리스창 자전'에는 이런 내용이 담겨 있다.
모리스 창은 지난 2013년 젠슨 황과 만나 "10분동안 TSMC를 맡아줬으면 하는 기대를 전했지만, '난 이미 직업이 있다'는 깔끔한 거절의 말을 들었다"고 썼다.
그는 "젠슨 황은 아주 성실히 답했고, 당시의 '직업'으로 엔비디아를 현재의 위치에 올려놨다"고 평가했다.
모리스 창은 2005년 한 차례 CEO직에서 물러났지만, 2009년 리먼브라더스 사태를 계기로 경영 일선에 복귀했다.
이후 2013년까지 TSMC를 이끌고 현 회장인 웨이저자(魏哲家·C.C 웨이)와 류더인(劉德音·마크 리우) 전 회장을 최고운영책임자(COO)로 임명한 후 퇴임했다.
모리스 창은 젠슨 황을 후계자로 염두에 뒀던 이유에 대해 "나는 TSMC 내부의 수많은 인재들을 잘 알지만, 외부에서 영입한 인재는 색다른 시각과 경험으로 TSMC에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TSMC와 엔비디아의 인연은 3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990년대 작은 스타트업이었던 엔비디아가 파운드리 업체를 구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을 때, 창 창립자가 직접 황 CEO에게 전화를 걸어 계약을 맺은 일화도 알려져 있다.
황 CEO는 "창 창립자는 내게 아버지와 같은 분이고, TSMC가 없었다면 엔비디아는 존재할 수 없었다"고 존경심을 표해왔다.
2022년 12월 모리스 창(왼쪽) TSMC 창업자와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미국 애리조나 피닉스의 TSMC 반도체 공장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 [사진=AP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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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서전에는 1989년 이건희 삼성전자 선대회장의 대만 방문 일화도 담겼다.
모리스 창은 이 선대회장과 아침 식사 장면을 떠올리며 "그는 대만이 메모리 반도체 산업에 나서지 않길 바란다고 말했다"며 "이 선대회장은 '우리 공장에 와보면 메모리 생산 라인을 만드는 데 얼마나 많은 자본과 인재가 필요한 지 알게될 것'이라고 했다"고 전했다.
실제로 모리스 창은 이후 한국을 찾아 삼성전자 메모리 반도체 공장을 둘러봤다. 그는 "당시 삼성전자 공장은 내가 봤던 가장 좋은 공장(텍사스 인스트루먼트의 일본 공장)에 비해 손색이 없었다"고 회고했다.
애플의 아이폰용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A시리즈' 수주 일화도 소개했다.
삼성전자가 생산해오던 아이폰용 칩셋을 TSMC가 수주하면서 양사의 희비(喜悲)가 갈렸다는 게 반도체 업계의 대체적인 평가다.
애플은 현재 TSMC 매출의 25%를 차지하는 최대 고객사다. 2016년부터 아이폰용 칩셋을 TSMC가 독점 생산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애플을 잃고 퀄컴의 스냅드래곤 시리즈마저 TSMC에 내준 상태다.
TSMC 창업주 모리스창의 자서전 '모리스창 자전' [사진=천하문화출판공사 홈페이지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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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리스 창은 "아내의 사촌동생인 궈타이밍 폭스콘 창업자를 통해 제프 윌리엄스 애플 최고운영책임자(COO)를 초대해 저녁을 대접했고, 이후 팀 쿡 애플 CEO와도 점심을 먹게 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쿡이 (당시 아이폰용 칩 생산을 두고 TSMC와 경쟁했던) 인텔에 대해 덤덤히 '그들은 위탁 생산에 약하다'고 평가하더라"고 썼다.
/박지은 기자(qqji0516@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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