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만희 국민의힘 의원과 이진우 대한의학회장, 이종태 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 이사장이 1일 국회에서 열린 여·야·의·정 협의체 4차 회의에서 참석하고 있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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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의·정 협의체는 1일 오후 국회에서 4번째 정례회의를 열었으나 빈손으로 끝났다. 협의체 멤버인 이만희 국민의힘 의원은 회의 직후 “의료계에서 2025년도 의대 정원 변경을 지속적으로 요청해 왔으나, 입시가 상당히 진행된 상황을 고려하면 현실적으로 수용하기 어려운 요구”라며 “협의체는 당분간 공식적인 회의를 중단하고 휴지기를 갖기로 했다”고 밝혔다. 한지아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휴지기를 갖는다고 끝나는 게 아니다. 외려 물밑으로 훨씬 더 신뢰감 있게 의견 교환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으나, 이진우 대한의학회장은 “(휴지기라는 표현은) 정부·여당의 입장이고, 저흰 그렇지 않다. (정부의) 확실한 정책 변화가 있어야 재개된다”고 반박했다.
협의체는 한동훈 대표가 정책 분야에서 심혈을 기울여온 상징 같은 존재였다. 한 대표는 추석 연휴 직전 당시 임현택 대한의사협회장을 만나는 등 의료단체와 물밑 접촉을 벌였다. 그러나 끝내 전공의들을 설득하지 못했고, 지난달 11일 정부와 여당, 대한의학회와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의대협회·KAMC)만 참가하는 형태로 협의체를 개문발차했다.
이진우(오른쪽) 대한의학회장과 이종태 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 이사장이 1일 국회에서 열린 여·야·의·정 협의체 회의와 관련한 입장 발표를 마친 뒤 자리에서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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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간 협의체는 ‘의대생 휴학에 대한 조건부 없는 승인’ 등의 소소한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하지만 의대 정원이라는 핵심 쟁점엔 평행선만 달렸다. 그러던 중 지난달 26일 한 대표가 국민의힘 김형동·강명구 의원이 주최한 ‘경상북도 국립 의과대학 신설 촉구 토론회’에 참석해 “경북 국립 의대 신설을 국민의힘 차원에서 강력하게 지원·지지한다”고 강조한 게 의료계 반발을 낳았고, 협의체는 출범 20일 만에 잠정 중단 상태가 됐다.
이러는 사이 내부 갈등은 커지고 있다. 11월 내내 이어진 당원 게시판 논란으로 친한계와 친윤계는 연일 충돌을 반복했다. 무기명 투표로 이뤄지는 김건희 여사 특검법 재표결(10일)에 대해 최근 한 대표가 말을 아끼면서 새로운 긴장감이 더해졌다. 친한계 관계자는 “현재의 침묵은 당원 게시판 논란 관련 공세를 차단하고, 특별감찰관 후보 추천 절차에 속도를 내자고 압박하는 차원”이라고 설명했으나, 친윤계에서는 “한 대표가 윤 대통령을 배신하려 한다”는 식으로 재차 비난하고 있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왼쪽)와 추경호 원내대표가 지난달 21일 국회에서 열린 재정준칙 도입을 위한 긴급 정책간담회에 참석하고 있다. 전민규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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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와중의 당·정간 소통도 멈췄다. 국무총리와 여당 지도부, 대통령실 비서실장 등이 참석해 국정 전반에 대해 논의하는 고위당정협의회는 지난 8월 25일 이후 98일째 열리지 않고 있다. 지난달 22일 여당 정책위의장과 대통령실 정책실장, 국무조정실장 등이 참석하는 당정협의를 계획했으나, 이마저도 대통령실이 불참해 ‘반쪽짜리’가 됐다. 한 대표 본인이 격차해소·수도권비전·민생경제 등 각종 특별위원회를 만들어 띄우는 민생 정책 드라이브도 큰 주목을 받고 있지 못하는 상태다. 여론조사업체 에스티아이의 이준호 대표는 “여권 전체가 일종의 권력 진공상태가 됐다”며 “야당이 감사원장·검사 탄핵 등을 거칠게 몰아붙이니 ‘쇄신’을 내건 한 대표 입지는 더욱 좁아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민정 기자 kim.minjeong4@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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