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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지아 수도 트빌리시에서 시위를 진압중인 경찰
친러시아 성향 여당이 승리한 동유럽 조지아의 총선이 부정선거 논란을 불러일으킨 후 조지아 신구 권력 갈등이 격화하는 양상입니다.
선거 결과를 부정하며 직위를 유지하겠다는 친유럽연합(EU) 성향의 무소속 대통령에게 친러시아 성향의 여당은 퇴진을 압박하면서 서방과 러시아의 대리전으로 번지는 양상입니다.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친러시아 성향의 조지아 여당 '조지아의 꿈' 대표인 이라클리 코바히제 총리는 오늘(1일)(현지시간) 살로메 주라비슈빌리 대통령이 이달 임기가 끝나면 대통령직에서 물러나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주라비슈빌리 대통령은 직선제로 선출된 조지아의 마지막 대통령으로, 차기 대통령부터 의회가 지명합니다.
최근 주라비슈빌리 대통령은 부정선거 결과로 구성된 의회가 새 대통령을 지명할 권한이 없기 때문에 의회가 적법하게 구성될 때까지 직위를 유지하겠다고 맞서고 있습니다.
코바히제 총리는 이에 새 대통령 지명을 밀어붙이겠다는 뜻을 확인했습니다.
그는 오늘(1일) 주라비슈빌리 대통령의 총선 재투표 주장에 동의하냐는 질문에 "당연히 아니다"라고 일축했습니다.
조지아의 신구 권력 갈등은 지난 10월27일 조지아의 꿈이 승리한 총선 결과를 둘러싼 부정선거 시비에서 본격적으로 표면화했습니다.
국제 선거감시 단체들은 투표 과정에서 투표함 조작과 뇌물 거래, 폭력 행위 등이 벌어졌다고 지적했고 이런 의혹 속에 러시아의 개입 정황까지 있다는 주장이 조지아 야권을 중심으로 잇따랐습니다.
주라비슈빌리 대통령이 러시아의 선거 개입 의혹을 제기하는 입장을 발표한 데 이어 유럽연합(EU) 역시 신속하고 투명한 조사를 촉구했습니다.
조지아의 꿈은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총선 승리를 기정사실화하고 정치 일정을 밀어붙이면서 지난달 29일 코바히제 대표를 연임 총리로 추대했습니다.
코바히제 총리의 연임 여부가 확정되려면 조지아 헌법재판소의 결정이 나와야 합니다.
주라비슈빌리 대통령이 지난 총선을 두고 헌재에 선거 무효 소송을 제기했는데 그 심리 결과가 아직 나오지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코바히제 총리는 브리핑을 통해 새 의회 임기 내에 EU 가입 문제를 국정 현안으로 다루지 않겠다고 발표하는 등 친러시아 성향의 국정 밑그림을 그리기 시작했습니다.
부정선거 논란으로 동요하기 시작한 반정부 여론은 EU 가입 절차를 중단한다는 코바히제 총리의 발표를 계기로 더욱 들끓었습니다.
조지아의 EU 가입은 헌법에도 명시된 국가적 목표였습니다.
수도 트빌리시를 비롯한 주요 도시에서 정부의 EU 가입 중단 방침에 항의하는 격렬한 시위가 잇따랐습니다.
트빌리시에선 시위대가 지난달 28일 의회 밖에서 주요 도로를 막은 채 경찰과 대치하다 이날 경찰력에 의해 강제 해산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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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국은 최루탄과 물대포 등으로 시위를 진압했고 참가자 107명이 체포했습니다.
카야 칼라스 EU 외교안보 고위대표는 "평화적인 시위대에 폭력을 사용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으며 조지아 정부는 국민의 뜻과 헌법을 존중해야 할 것"이라고 비판 성명을 냈습니다.
러시아는 시위에 부정적 시각을 드러냈습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측근으로 꼽히는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은 이날 텔레그램 메시지를 통해 "이웃 조지아에서는 혁명이 시도되고 있으며 우크라이나의 길을 따라 어두운 심연으로 빠르게 이동하는 모습"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보통 이런 종류의 일은 매우 나쁘게 끝난다"고 덧붙였습니다.
(사진=AP, 연합뉴스)
홍영재 기자 yj@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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