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서에 배달된 '손도끼'…80대 예비역 원사의 진심

허형래 씨(85)가 안산소방서에 보낸 손편지와 손도끼. /사진제공=경기도소방재난본부(뉴스1)

"제가 사용하던 손도끼를 보냅니다. 필요할 때 사용해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지난달 28일 안산소방서에 손편지와 낡은 손도끼 한 자루가 소포로 배달됐다. 발신인은 허형래씨(85).

자신을 육군 원사로 소개한 허 씨는 손편지에서 "며칠 전 안산 상가 화재 당시 52명의 인명 피해를 막아준 소방관님들 감사드립니다"고 운을 띄웠다.

그러면서 "용맹스럽게 손도끼로 유리창을 깨고 인명을 구조한 박홍규 소방관님 행동이 아름답습니다"라며 "경기소방에서 손도끼가 필요할 때 꼭 사용해 달라"고 했다.

허 씨는 1962년부터 1996년까지 35년간 육군에서 부사관으로 근무하다가 원사로 전역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도끼를 이용해 대형 인명 피해를 예방한 소방관분들께 깊은 감동을 받았다"며 "경기도민으로서 든든함과 감사함을 느꼈다"고 적었다.

경기도소방재난본부는 이같은 선물과 편지를 보낸 허 씨를 직접 찾아 감사 인사를 전했다. 아울러 손도끼는 이달 개관 예정인 경기소방 역사사료관에 전시물로 보존할 예정이다.

앞서 지난달 17일 새벽 안산시 단원구 6층짜리 상가에서 불이 났다. 신고받고 출동한 소방 당국은 도끼로 창문을 깨 열기와 연기를 배출하며 52명을 구조했으며 사망자는 없었다.

하수민 기자 breathe_i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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