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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4 (수)

이슈 세계와 손잡는 K팝

"아일릿이 누군데 나오나"… 일본 세대 갈등 불 지핀 'K팝 홍백 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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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팝 아이돌 6개팀 홍백가합전 출연에
日기성세대 "일본 축제에 또 한국 천지"
잘파세대 "시대착오적 아저씨들" 반박
한국일보

K팝 아이돌 아일릿이 1일 서울 영등포구 KBS 신관 공개홀 앞에서 열린 미니 팬미팅에 참석해 팬들과 인사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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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K팝 걸그룹 '아일릿'을 두고 일본에서 세대 간 갈등이 벌어졌다. 일본 최대 연말 가요제인 'NHK 홍백가합전'에 올해 데뷔한 아일릿이 출연하기로 결정되자 기성세대는 "아일릿이 대체 누구인데 나오느냐"며 불만을 드러낸 반면, 10·20대는 "시대에 뒤떨어진 아저씨들 얘기는 안 들어도 된다"고 맞선 것이다.

1일 일본 엑스(X)와 포털사이트 야후재팬 등에서는 '아일릿 홍백'이 인기 검색어로 떠올랐다. 올해 마지막 날인 31일 방송 예정인 NHK 홍백가합전에 출연하게 된 아일릿을 둘러싸고 갑론을박이 벌어졌기 때문이다. 이번 홍백가합전 출연진 명단에는 아일릿과 트와이스, 르세라핌 등 한국 K팝 아이돌 그룹 6개 팀이 이름을 올렸다. 전체 출연진(41개 팀)의 7분의 1에 해당한다.

그러자 일본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일본 축제에 K팝 가수가 왜 이렇게 많이 나오나" "올해도 K팝 천지, 안 보겠다" 등 이의를 제기하는 글이 쏟아졌다. X에선 한때 '혐한 홍백'이 인기 검색어에도 올랐다. 1960년대 시청률 80%를 넘으며 일본을 상징하는 TV 프로그램이 된 홍백가합전에 한국 가수가 많이 출연하자 불쾌감을 드러낸 것이다.
한국일보

일본 음악평론가 히라가 데쓰오가 지난달 20일 엑스(X)에 한국 가수들의 NHK 홍백가합전 출연 비판 여론을 지적하는 글을 올렸다. 히라가는 '다수의 한국 가수 출연으로 시끄러운데 오래전부터 한국 가수는 많이 나왔다. 일본인만 나오는 무대가 아니다라고 적었다. 엑스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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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비난은 아일릿의 첫 출연에 집중됐다. 지난 3월 '마그네틱'으로 데뷔한 지 8개월밖에 안 된 신인 그룹이라는 점을 들어 "누구인지도 잘 모르는 가수가 홍백(가합전)에 나오는 게 맞느냐"라는 성토였다.

그러나 K팝을 즐기는 일본 10·20대는 "시대착오적 발상"이라고 반박했다. 기성세대에만 생소할 뿐, 이른바 '잘파세대'(1990년대 중반~2010년 이후 출생·Z세대와 알파세대의 합성어)에게는 가장 인기 있는 K팝 아이돌 중 하나가 아일릿이기 때문이다. 이들은 SNS에 "아일릿 인기도 모르고 무작정 비판하는 것 자체가 아저씨 인증"이라거나 "한국 가수라는 이유만으로 비난하는 건 시대에 뒤떨어졌다"며 아일릿 출연을 옹호하고 있다.

한국인 가수 출연 비난이 과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일본 음악평론가 히라가 데쓰오는 최근 X에 "동방신기, 보아, 계은숙, 조용필 등 이미 한국 가수가 많이 나왔다"며 "홍백가합전은 일본인만 나오는 무대가 아니다"라고 적었다.


도쿄= 류호 특파원 h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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