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윤석열 국정농단 규탄 및 특검 촉구’ 5차 장외집회와 ‘김건희-채상병 특검 추진! 국정농단 규명! 윤석열을 거부한다 3차 시민행진’이 30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열리고 있다. 정효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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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영등포구에 사는 최근씨(24)는 30일 서울 도심에서 열리는 집회에 처음 나왔다. 날씨가 부쩍 추워진데다, 정치에 관심이 없는데도 가족들과 최씨가 집회에 나온 이유는 “채 상병 사건” 때문이라 했다. 2021년 해병대를 전역한 최씨는 “채 상병과 근무 지역은 다르지만, 병과가 포병으로 같아 남 일 같지 않았다”라며 “나라가 잘못되고 있다고 생각해 나왔다. 앞으로도 일정이 없으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거부권을 거부하는 전국비상행동(비상행동)’은 이날 오후 5시30분 서울 종로구 광화문 북측광장 앞 도로에서 ‘윤석열을 거부한다 3차 시민행진’을 열었다. 더불어민주당은 같은 장소에서 오후 5시 ‘거부권 거부 대회’를 열고 행진에 합류했다. 촛불행동도 ‘윤석열 퇴진 및 특검 촉구’ 회견을 서울 지하철 시청역 인근에서 오후 3시부터 열고 시민행진 대열로 향했다. 주최 측 추산 10만명이 비를 맞으며 이날 집회에 참석했다.
‘김건희·윤석열 국정농단 규탄 및 특검 촉구’ 5차 장외집회와 ‘김건희-채상병 특검 추진! 국정농단 규명! 윤석열을 거부한다 3차 시민행진’이 30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열리고 있다. 정효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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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수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 조선하청지회장은 발언자로 나서 “‘이대로 살 수는 없다’며 투쟁에 나섰던 대우조선 조선소 노동자들을 탄압한 일에 명태균씨가 개입돼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며 “최순실은 약과인 국정농단”이라고 주장했다. 경기 파주시에 사는 접경 지역 주민 이재희 평화위기파주비상행동 대표는 “윤 대통령은 9·19 군사 합의를 무효화하고 ‘대북 전단 대유행’을 만들어 전쟁 위기를 부추기고 있다”고 비판했다.
‘올해 들어 처음 집회를 찾았다’라는 시민들이 적지 않았다. 휠체어를 타고온 안철환씨(62)는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안산에서 지하철 타고 3시간 걸려 왔다”며 “대통령이 어떻게 부인을 그렇게까지 감쌀 수 있나. 권력의 사유화”라고 말했다. 자녀·부인과 함께 집회에 참석한 40대 서모씨는 “‘박근혜 탄핵’ 집회 이후 처음”이라며 “경제·산업 경쟁력이 대단히 위험한데 대응 원칙을 세우지 못하는 윤석열 정부가 답답해 나왔다”고 말했다. 남편과 함께 집회에 참석한 최수지씨(32)도 “채상병 특검법을 통과시키지 않고, 김건희 여사를 수사하지 않는 등 일이 ‘국정농단’”이라며 “‘박근혜 탄핵’ 집회 때 참석하지 않아 항상 자괴감을 느꼈는데, 이번에 행동하지 않으면 후회할 것 같아서 나왔다”고 말했다.
부모와 함께 집회를 찾은 청소년, 아동들도 눈에 띄었다. 구윤재군(13)는 부모에게 먼저 ‘윤석열을 거부한다’ 집회에 가보고 싶다고 말해 함께 집회에 참석했다. 구군은 “뉴스를 보다가 대통령이 거부권을 남발하는 모습을 보니 화가 났다. 채상병 사건에서도 사람이 죽었는데 대통령이 ‘책임이 없다’며 잡아뗀다고 느꼈다”며 “부모님께 집회에 같이 가고 싶다고 말했다”고 했다. 8개월 유도율군(0)을 유아차에 데리고 나온 최유리씨(33)는 추운 날씨에 대비해 유아를 위한 ‘패딩 우주복’을 샀다고 했다. 최씨는 “국회의원, 대학원생 입을 막는 것을 보고 국민을 폭력적으로 대한다고 느꼈다”며 “윤 대통령은 자격이 없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김건희·윤석열 국정농단 규탄 및 특검 촉구’ 5차 장외집회와 ‘김건희-채상병 특검 추진! 국정농단 규명! 윤석열을 거부한다 3차 시민행진’ 등이 열린 30일 버스에 탄 한 시민이 행진하는 시위대를 향해 엄지를 치켜세우고 있다. 강한들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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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회를 마친 참가자들은 광화문에서 서울 중구 신세계백화점 본점 앞까지 행진했다. 시위대와 함께 섞여 행진한 이재명 민주당 대표 주위로 유튜버나 사진을 찍으려는 집회 참가자가 몰려들었다.
행진을 향한 주변의 반응은 다양했다. 차창을 내리고 ‘화이팅’을 외치거나 엄지를 치켜세우는 등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는 시민들이 있었다. 반면 반대 방향으로 차를 몰고 가다 내려 중앙 분리대를 넘어와 욕설을 하며 시위대에 불만을 표시하던 한 운전자가 경찰의 제지를 받기도 했다.
비상행동은 “교수 4300여명, 천주교 사제도 대한민국의 민주주의 붕괴하는 것을 손 놓고 지켜볼 수 없어 시국선언을 했다”며 “25번이나 거부권을 행사해 국회의 입법권을 훼손하고 자신과 배우자에 대한 수사를 받지 않기 위해 주어진 권한을 남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12월 초 국회 본회의에서 김건희 특검법이 재의결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강한들 기자 handl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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