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2.07 (토)

엄마가 아들을…남편이 아내를…‘생활고가 부른 비극’

댓글 1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친 가족의 목숨을 앗아가는 존속 살인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생활고를 이유로 엄마가 자신의 초등학생 아들을 살해하는가 하면 오랜 지병을 앓고 있는 아내를 남편이 살해하기도 한다. 경제적 어려움 등으로 삶을 영위할 수 없다고 판단한 가족들이 모두 희생되고 있는 것이다.

세계일보

생활고를 이유로 존속을 살해는 사건 사고가 끊이질 않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30일 경찰에 따르면 전북 김제경찰서는 아들을 살해한 혐의(살인)로 40대 A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 27일 오후 8시에서 9시 사이 김제시 부량면의 한 농로에서 초등학생 아들 B군을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범행 뒤 경찰에 자수했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생활고 때문에 아들을 죽인 뒤 함께 죽으려 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A씨가 최근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었던 것으로 파악했다.

경찰 관계자는 “A 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한 상황”이라며 “A 씨를 상대로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 중”이라고 말했다.

지난 3월 경남 양산에선 뇌경색을 앓는 아내를 살해한 남편 C씨가 체포됐다. C씨는 아내의 투병 생활로 10년간 8000만원 넘는 빚을 지면서 생활에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파악됐다. 2년 전에는 자신도 뇌경색 진단을 받고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는 등 극심한 생활고가 겪어왔다.

앞서 육아가 힘들다는 이유로 생후 7개월 된 쌍둥이를 살해한 40대 여성이 체포됐다.

18일 여수경찰서는 생후 7개월 된 쌍둥이 딸을 살해한 혐의(살인)로 A씨를 긴급 체포했다. A씨는 이날 오전 8시 30분쯤 여수시 웅천동 자택에서 두 딸을 질식사시킨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남편이 출근한 후 범행을 저질렀으며 4시간 뒤인 오후 12시 40분께 스스로 경찰에 신고했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육아 스트레스를 견디기 힘들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국적으로 끊이질 않는 존속 살해에 대해 전문가들은 경제적 문제를 가장 큰 원인으로 꼽고 있다.

최명민 백석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한 인터뷰에서 “부모가 자녀를 자신에게 귀속된 존재로 보는 경향이 있다”며 “극단 선택을 하고 난 뒤 자녀가 독립된 인격체로 남아도 경제적 어려움 등으로 남은 삶을 영위할 수 없다고 판단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기환 기자 kkh@segye.com

ⓒ 세상을 보는 눈, 세계일보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