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내지도부에 '국조 수용 여부' 결정권 일임
수용 입장으로 바뀔 가능성도
국민의힘이 '채상병 사망사건 진상조사를 위한 국정조사' 수용 여부를 확정 짓지 못한 채 원내 지도부에 일임했다. 야권의 수용 압박에도 국민의힘은 연일 소극적인 모습만 보이고 있다. 사진은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는 모습. /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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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ㅣ국회=김수민 기자] 국민의힘이 '채상병 사망사건 진상조사를 위한 국정조사' 수용 여부를 확정 짓지 못한 채 원내 지도부로 공을 넘겼다. 야권의 수용 압박에도 소극적인 모습만 보였다는 점에서 국민의힘 원내 지도부가 어떤 결정을 내릴지 정치권의 관심이 쏠린다.
찬성하자니 여당으로서 윤석열 대통령을 겨냥한 국정조사 찬성하는 모양새가 될 수 있고, 반대하자니 변화와 쇄신을 기대하는 민심에 반하게 돼 국민의힘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에 놓였다. 끝내 국정조사를 받아들이지 않기로 결정한다면 그 역풍을 피하기 어렵다는 관측도 나온다.
국민의힘은 28일 오후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열고 채상병 국정조사 수용 여부를 원내지도부에 일임하기로 결정했다. 추경호 원내대표를 포함한 원내 지도부는 관련 위원들과의 상의 후 빠른 시일 내 방침을 정할 계획이다.
국민의힘은 기본적으로 국정조사와 관련해 부정적인 입장이다.
채상병 사망 이후 해병대수사단이 책임자 규명을 위해 경찰에 사건을 넘기는 과정에서 대통령실과 국방부 관계자들의 외압이 있었는지를 공수처가 수사 중이기 때문에 수사 결과를 기다리는 게 우선이라는 것이다. 또 앞서 사건과 관련해 국회 상임위에서 청문회와 현안질의, 국정감사 등으로 다뤄졌기 때문에 재차 국정조사를 진행할 필요는 없다고 주장한다.
최근 채상병 국정조사는 다른 정치 현안에 밀려 비교적 관심 밖으로 멀어지고 있었다. 하지만 채상병 사망사건 수사 과정에서 항명한 혐의를 받는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이 지난 21일 군 검찰에 징역 3년을 구형받으면서 국정조사 필요성 논의에 다시 불이 붙었다. 사진은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2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김민전 최고위원의 발언을 경청하고 있는 모습. /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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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채상병 국정조사는 다른 정치 현안에 밀려 비교적 관심 밖으로 멀어지고 있었다. 하지만 채상병 사망사건 수사 과정에서 항명한 혐의를 받는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이 지난 21일 군 검찰에 징역 3년을 구형받으면서 국정조사 필요성 논의에 다시 불이 붙었다.
민주당은 이 흐름을 받아 연일 국민의힘을 향해 국정조사 수용을 촉구하고 있다.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정책조정회의에서 "(채 상병 사망사건은) 국방의 의무를 다하던 청년이 이해를 할 수 없는 상관의 명령으로 숨진 사건"이라며 "그런데 진실을 밝혀야 할 국방부와 대통령실이 수사를 방해하고 가해자를 비호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특히 한동훈 대표를 겨냥해 압박 강도를 높이는데, 그 이유는 한 대표가 이미 지난 6월 전당대회 과정에서 제3자 추천 방식의 특검법 발의를 약속했던 사안이기 때문이다.
국민의힘이 국정조사를 수용하는 쪽으로 입장을 바꿀 가능성도 있다. 특검법보다 국정조사를 받아들이는 게 여당 입장에선 부담이 덜하기 때문이다. 또 자체적인 변화와 쇄신을 강조하고 있는 국민의힘이 당 대표가 공약했던 특검법보다도 약한 수위의 국정조사마저 거부하는 모습은 당에 대한 국민의 부정적 여론만 높일 수도 있다.
일각에선 국정조사 수용 여부를 지도부에 위임한 것 자체가 반대 목소리를 내는 데 있어 의원들의 부담이 투영된 결정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김상일 정치평론가는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자신들의 이름으로 반대하는 게 부담스러워 결국 지도부가 책임지고 당의 전략을 끌고 가라고 한 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sum@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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