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렉 쿠틸로브스키 딥엘 CEO가 28일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서울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딥엘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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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 기술 발전에 힘입어 언어장벽이 빠르게 허물어지고 있다. 매끄럽고 자연스러운 텍스트 번역을 넘어 실시간 다국어 화상회의를 가능케 하는 AI 음성 번역 서비스까지 등장했다.
독일의 언어 AI 기업 딥엘은 28일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서울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자사의 첫 음성 번역 솔루션 ‘딥엘 보이스’를 선보였다. 2017년 설립된 딥엘은 탁월한 품질의 텍스트 번역으로 두각을 드러낸 기업이다.
이번에는 실시간 음성 번역까지 발을 넓혔다. 기업 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딥엘 보이스는 2가지 유형으로 나뉜다. 첫 번째는 화상회의 참석자들이 각자 선호하는 언어로 말하고 다른 참석자들은 실시간 번역 자막으로 내용을 확인할 수 있는 ‘딥엘 보이스 포 미팅’이다. 마이크로소프트의 협업도구 팀즈에 통합해 사용할 수 있다. 시연 영상에선 화상회의 참가자 4명이 한국어, 영어, 폴란드어 등 서로 다른 4개 언어로 원활하게 소통했다. 두 번째는 일대일 대면 대화를 위한 모바일 솔루션 ‘딥엘 보이스 포 컨퍼세이션’이다. 두 가지 보기 모드로 자막 번역을 제공하기 때문에 서로 다른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이 한 기기를 보면서 대화할 수 있다. 번역 결과를 음성으로도 제공한다.
한국인이라고 모두 같은 말투를 사용하진 않는다. 말하는 속도도 저마다 다르다. 크리스토퍼 오즈번 제품 담당 부사장은 “딥엘 보이스의 번역 모델은 다양한 데이터셋을 통해 개발돼 억양이나 방언, 속도에 무관하게 말하는 내용을 인식하고 그에 맞춰 적응할 수 있다”고 말했다. 문장이 끝나기도 전에 해석을 시작하고 표시해야 한다는 점도 실시간 음성 번역의 어려움이다. 언어 작동원리에 대한 전문성을 바탕으로 ‘최적화’에 많은 공을 들였다고 한다. 회사는 비슷한 번역 서비스들과의 차별점으로 미세한 뉘앙스까지 전달하는 ‘품질’을 꼽았다.
국내 AI 번역 시장에선 네이버 ‘파파고’의 입지가 탄탄하다. 네이버클라우드는 지난 9월 유료 구독형 AI 번역 서비스 ‘파파고 플러스’를 출시했다. 업무 환경에서 활용도가 높은 이미지 번역과 문서 번역 기능을 강화한 것이 특징이다. 야렉 쿠틸로브스키 딥엘 최고경영자(CEO)는 “현지에서 솔루션을 제공하는 기업들이 있지만 우리도 학습데이터를 방대하게 수집하고 전문가와 협업한다”며 “현지 기업들과 충분히 경쟁할 수 있다”고 말했다.
번역은 AI 기술 영향을 크게 받는 분야 중 하나다. CNBC에 따르면 포르투갈의 AI 번역 서비스 업체 언바벨을 이끄는 바스코 페드로 CEO는 최근 AI 번역 서비스 ‘와이든AI’을 내놓으면서 “매우 어려운 사례에선 인간이 약간의 우위를 점하고 있지만 이 같은 이점은 매우 미미하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으로선 3년 후에 무언가를 번역하기 위해 인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상상하기 어렵다”면서도 번역 결과를 검수하는 일은 여전히 인간이 맡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노도현 기자 hyun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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