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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벤츠 전기차 화재 원인 끝내 못 밝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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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터리 외부 충격에 의한 발화 가능성만 확인"
경찰, 관리사무소 직원 등 4명 검찰 송치 예정
한국일보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인천경찰청 과학수사대 조사관들이 지난 8월 8일 인천 서구 장비소에서 청라국제도시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서 발생한 전기차 화재 2차 합동 감식을 진행하고 있다. 신용주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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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 인천 서구 청라국제도시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서 발생한 전기차 화재 원인이 4개월간의 경찰 수사에서도 밝혀지지 않았다.

인천경찰청 형사기동대는 업무상 과실치상 혐의로 불구속 입건한 청라 아파트 관리사무소 직원 A씨 등 4명을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라고 28일 밝혔다. A씨 등은 지난 8월 1일 오전 6시 15분쯤 아파트 지하 1층 주차장에서 발생한 벤츠 EQE350 전기차 화재 당시 초기 대응을 제대로 하지 않아 아파트 주민을 다치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 등 관리사무소 야간 당직자 2명은 화재 경보음이 울렸을 때 현장 확인 없이 스프링클러와 경종 정지 버튼을 눌러 작동을 차단한 것으로 드러났다. A씨 등은 불이 난 것을 확인하고 스프링클러 등 복구를 시도했으나 화재로 선로가 끊기면서 작동하지 않아 불이 급격히 확산된 것으로 경찰은 판단했다. 함께 입건된 아파트 관리사무소장과 소방안전관리 책임자 등 2명은 관리·감독 등을 제대로 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A씨 등은 경찰에서 소방시설을 임의로 차단한 것에 대해 "평소 오작동 소음으로 인한 주민들 민원과 항의가 있어 이를 우려해 껐다"고 진술했다.

당시 화재로 아파트 주민 22명과 소방관 1명이 연기를 마시는 등 다쳤으며 차량 87대가 타고 793대가 열손·그을림 피해를 입었다. 또 아파트 배관과 전선이 녹아내리면서 단전·단수 피해가 발생해 주민들이 임시 대피소 등에서 생활하는 불편을 겪었다.

경찰은 화재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서울 중구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본사와 아파트 관리사무소 등 4곳을 압수수색하고 합동감식도 3차례 벌였으나 정확한 화재 원인은 밝혀내지 못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화재 차량 배터리팩과 배터리 관리시스템(BMS)를 감정해 차량 하부 배터리팩 내부의 전기적 발화 가능성, 배터리팩 외부 충격에 의한 손상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결과를 내놓았다. 한국자동차안전연구원 등의 전문가 16명도 "외부 충격에 의한 배터리 셀 손상으로 발화했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못한다"고 자문했다. 그러나 국과수와 전문가 모두 "BMS가 화재로 손상돼 데이터를 추출할 수 없어 정확한 화재 원인 확인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다만 "베터리의 온도, 전압 등을 관리하는 BMS는 운행 중일 때만 작동해 복구가 됐더라도 100% 화재 원인을 밝힐 수 있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경찰은 화재 차량이 지난 7월 28일 완전히 충전된 상태에서 소유주가 2시간 가량 운행하고 주차한 뒤 59시간 후 화재가 발생한 사실을 확인하는 등 보험·정비·운행 이력을 수사했으나 화재 원인은 밝혀내지 못했다. 화재 차량은 출고와 인도시 외부 충격을 받거나 리콜을 받은 이력도 없었다.

화재 차량의 배터리 팩은 벤츠가 중국 배터리 제조사로부터 배터리 셀을 공급 받아 자체 기술로 제작한 것으로 파악됐다. 그러나 경찰 수사에서 차량이나 배터리 결함이 확인되지 않으면서 벤츠 코리아와 독일 본사는 형사 처벌을 피하게 됐다. 경찰 관계자는 "배터리 팩 외부 충격에 의한 발화 가능성을 확인했을 뿐 정확한 화재 원인을 확인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이환직 기자 slamh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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