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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8 (목)

'45분간 맨손 지탱'...11m 높이 교량서 시민 구한 구급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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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길 사고로 다리 추락위기 운전자
45분간 맨손 붙잡고 버텨내 구조
한국일보

27일 오전 경북 안동 풍산읍 계평리 풍산대교에서 발생한 사고로 11m 높이 교량 아래로 떨어질 위험에 처한 운전자를 맨손으로 붙잡고 있는 박준현(34) 소방교. 경북소방본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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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길 교통사고로 11m 높이 교량에서 떨어질 뻔한 운전자를 구급대원이 맨손으로 45분간 지탱한 끝에 구조한 사실이 알려졌다.

28일 경북도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전날 오전 9시 29분쯤 안동 풍산읍 계평리 중앙고속도로 부산 방향 풍산대교에서 대형 트레일러 차량이 눈길에 미끄러져 난간과 충돌했다. 사고로 트레일러 운전석 일부가 파손되며 60대 운전자의 하반신이 11m 높이 교량 난간 밖으로 빠져나갔다. 현장에는 풍산119안전센터 소속으로 2016년 입직한 구급대원 박준현(34) 소방교와 대원들이 가장 먼저 도착했다.

박 소방교는 연합뉴스에 "처음엔 운전석 안에 이불이 쌓여 있어서 운전자가 보이지 않았다"며 "이불을 치워보니 운전자의 상체만 겨우 운전석 안에 걸쳐 있었다"고 전했다. 그는 "어떻게든 잡아야겠다 싶어 (교량의 난간 아래로) 손을 뻗어 보니 (운전자의) 손만 겨우 잡혀서 우선 잡고 있었는데, 그렇게 45분을 잡고 있었다"고 말했다.
한국일보

27일 오전 경북 안동 풍산읍 계평리 중앙고속도로 부산 방향 풍산대교에서 대형 트레일러가 눈길에 미끄러져 난간과 충돌했다. 이 사고로 트레일러 운전석 일부가 파손돼 운전자의 하반신이 11m 높이 교량 난간 밖으로 빠져나가 구조대원들이 운전자를 구조하고 있다. 경북소방본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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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대 본대는 박 소방교가 맨손으로 운전자를 붙잡은 지 15분 뒤 도착했다. 그러나 혹시 모를 추락사고 때문에 교대하지 않았다. 대신 펌프차에 있던 로프로 위험에 처한 운전자의 팔을 휘감아 다른 구조대원 2명과 연결시켰다. 박 소방교와 운전자는 계속 두 손을 맞잡고 있었다.

시간이 흐르며 차체 일부가 11m 교량 아래로 떨어지고, 운전기사의 몸도 점점 땅바닥을 향해 내려갔다. 두려움에 빠진 운전자가 발버둥을 칠 때마다 박 소방교는 그를 진정시켰다.

결국 운전자는 사고 발생 1시간 1분 만인 오전 10시 30분쯤 안전하게 구조돼 병원으로 이송됐다. 이날 구조 현장에는 박 소방교 외에 안동소방서·예천소방서 도청119안전센터 등에 소속된 소방관 20여 명이 함께했다.

윤현종 기자 bell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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