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교 없는 진정성...우리 영화의 정체성”
“어려운 업계 상황 연기 갈증 크지만...내려놓고 차근차근 나아갈 것”
“어려운 업계 상황 연기 갈증 크지만...내려놓고 차근차근 나아갈 것”
배우 주원. 사진 I 고스트스튜디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매일 기다리고 기다렸던, 오매불망 (개봉을) 원했던 영화에요. 정말 사명감이, 책임감이 무거웠거든요. 곽도원 선배의 일은...다른 말씀은 드릴 게 없어요. 무엇보다 우리의 진심이 전해지는데 방해가 될까봐, 그게 너무 속상했어요.”
배우 주원(38)은 9년 만의 스크린 복귀작 ‘소방관’의 개봉에 이 같이 말했다. 그러고는 “뭐 하나 확신 할 수 있는 게 없어 더 어렵게 느껴지는 업계 현실”이라며 “배우로서 갈증은 상당히 크지만 어느 정도 마음을 내려놓고 차근 차근 해나가려고 한다. 오랜만에 내딛은 ‘소방관’이란 한 발에 많은 분들과 함께 하고 싶다”는 소망을 내비쳤다.
영화 ‘소방관’(감독 곽경택)은 2001년 홍제동 화재 참사 사건 당시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화재 진압과 전원 구조라는 단 하나의 목표를 가지고 투입된 소방관들의 상황을 그린 이야기다.
영화 ‘소방관’ 스틸. 사진 | ㈜바이포엠스튜디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실제 2001년 3월 4일 새벽 3시 47분 서울 홍제동 다세대 주택에서 방화로 인해 발생한 ‘홍제동 화재 참사 사건’을 바탕으로 한다. 코로나19 팬데믹에 이어 주연 배우 곽도원의 음주운전 논란, 투자배급사까지 바뀌면서 4년 만에 세상 밖으로 나오게 됐다.
신입 대원 ‘철웅’의 눈물겨운 성장을 연기한 주원은 “소방관이란 정체성, 직업의식이 아직 정립되지 않은 상황에서 가족처럼 소중한 형을 잃은 캐릭터”라며 “언뜻 일면 답답하고, ‘밉상’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충분히 공감이 됐다”고 말했다.
이어 “감정이든 뭐든 뭔가 인위적으로 만들어 내려고 하진 않았다”면서 “극 중 상황과 캐릭터의 서사에 깊이 몰입하고 있었고, 리얼하게 구현된 촬영 환경 안에서 자연스레 임했던 것 같다. 배우들 모두가 캐릭터에 편안하게 녹아들어 진실된 호흡을 만들어갔다”고 설명했다.
“우리 영화는 참 기교가 없어요. 누군가는 그 담백함이 심심할 수 있겠지만 개인적으론 그게 우리의 정체성이란 생각이 들고요. 영화를 보면서 내내 울컥하고 먹먹했고...그 감정이 작품을 다 본 뒤에도 남는 걸 보면서 ‘이게 맞구나, 감독님 참 대단하시다’라고 느꼈어요.”
배우 주원. 사진 I 고스트스튜디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가장 기억에 남는 신은 소방차로 불법 주차된 차들을 밀어내고 화제 현장에 진입하는 장면이란다. 그는 “당시엔 그렇게 할 수 없었기에 시원했다. 동시에 아쉽고 안타까웠다. 촬영 당시에는 ‘그래, 당연하지, 이래야지’라는 생각만 했다. 보면서는 왜 당시엔 저게 안 됐는지 답답하고 화도 나더라”라고 했다.
그러면서 “소방관님들에 대한 존경심, 그들의 열악한 근무 환경이라던지 처우 개선, 어떤 사회적 변화에 대한 필요성 등을 다 담고 있다. 그래서 책임감이 그 어느 때보다 컸던 것 같다. 믿었던 만큼 좋았고, 감사했다. 내 선택이 옳았다”며 재차 깊은 애정을 표했다.
주원은 극 중 구조반장 진섭 역의 곽도원과 대립하고 또 화합하며 극을 이끌어 간다. 긴밀하게 호흡을 맞춘 만큼, 이처럼 남다른 애착을 가진 작품인 만큼 갑작스레 터진 위기에 타격이 상당했을 터.
“처음 (곽도원 선배의 음주운전) 소식을 듣고 든 생각은 ‘개봉이 또 미뤄지겠구나’라는 거였다”며 조심스럽게 운을 뗀 그는 “내 영역이 아닌 부분에 대해서는 뭐라 드릴 말씀이 없지만 정말 많이 속상했다. 간절하게 원했고, 믿고, 사랑했던 작품이 계속 수난을 겪는 것 만으로도, 무엇보다 우리의 진심이 전해지는데 걸림돌이 생긴 게 가슴 아팠다”고 털어놓았다.
“요즘들어 참 어렵단 생각이 들어요. 예전엔 뭔가를 선택할 때마다 확신에 찼던 것 같은데 요즘엔 변수가 너무 많아요. 확신할 수 있는게 아무것도 없다보니 더 어려운 마음이 있고요. 배우로서 갈증도 상당히 커요. 그래도 다시금 한 걸음, 내려 놓을 건 비워내면서, 천천히 하지만 제대로 잘 가보려고 해요. ‘소방관’에 담긴 제 진심처럼요.”
오는 12월 4일 개봉. 12세 관람가. 106분.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