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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8 (목)

기류 달라진 한동훈 ‘김건희 특검법 찬반 얘기할 필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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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28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디지털자산 에스티오(STO) 포럼 조찬 간담회에 참석해 축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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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최근 ‘김건희 특검법’ 재표결과 관련해 ‘부결표다, 찬성표다 딱 얘기할 필요가 없다’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건희 특검법에 찬성할 여지를 열어둔 것으로 비칠 수도 있는 발언이다. 친한동훈계와 친윤석열계가 연일 정면 충돌하는 당원게시판 비방글 논란이 김건희 특검법 재표결 문제로 급속히 번지는 상황이다. 친윤계에서는 친한계가 ‘보복 찬성표’를 할 경우 “명백한 해당 행위”라고 경고했다.



친한계 한 초선의원은 28일 오전 한겨레에 “최근 한동훈 대표가 ‘지금 단계에서는 우리가 부결표다, 찬성표다, 딱 얘기할 필요가 없다. 수사 결과를 좀 보고 판단해도 된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친한계 측근 인사들에게 김건희 특검법에 대한 ‘재표결 방침 변화 기류’를 드러냈다는 것이다. 명시적으로 부결 방침을 밝힌 것이 아니지만, 이른바 ‘찬성 이탈표’ 가능성을 열어뒀다는 해석이 나왔다.



지난 26일 한 대표의 발언을 직접 들었다는 해당 의원은 “약간의 기류 변화 정도로 보면 된다. (특검법 찬성 쪽으로) 열렸다는 것이 아니라, 지금 단계에선 (찬반 여부를) 결정할 것은 아니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26일은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이 윤석열 대통령이 세번째 거부권(재의요구권)을 행사한 김건희 특검법 재표결 일정(12월10일)을 정한 날이다.



한 대표는 해당 발언이 알려진 뒤 ‘김건희 특검법을 카드로 활용하겠다는 것이냐’는 기자들 질문에 “제가 한 말은 아니다”라고 했다. ‘김건희 특검법 단일대오’를 묻는 질문에는 “며칠 전 말한 걸로 대신하겠다”며 구체적 언급을 피했다. ‘(이탈표) 단속을 적극적으로 안 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고 다시 묻자 “지금 그 문제를 얘기하지 않겠다고 말했다”며 역시 답하지 않았다.



민주당은 국민의힘 당원게시판 논란 과정에서 친한계의 이탈표가 발생할 것으로 기대하며 김건희 특검법 재표결 일정을 다음달 10일로 늦췄다. 한 대표는 지난 27일 기자들에게 “민주당 사정 때문에 국민의힘 정치가 좌지우지되거나 영향 받지 않는다”고 말했다.



하지만 친한계 정성국 국민의힘 의원은 같은 날 문화방송(MBC) 라디오 ‘권순표의 뉴스하이킥’에 출연해 “예전 같으면 한 대표가 ‘반헌법적 요소가 있어 우리가 절대 받을 이유가 없다’고 강하게 말했을 거 같은데, 이번에는 뉘앙스가 약간 다르게 느껴지는 것 같다. 한 대표 심증에 어떤 생각이 있는지 며칠 봐야될 것 같다”고 했다.



친윤계에선 한 대표 쪽의 기류 변화를 의심하며 경계심을 드러내고 있다. ‘원조 윤핵관’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은 28일 “만에 하나 당원게시판 문제를 (김건희) 특검법과 연계시킨다면 명백한 해당 행위로 본다”고 말했다. 앞서 권 의원은 이날 오전 여권 지지단체가 주최한 세미나에서 한동훈 대표 가족 연루 의혹이 커지고 있는 당원게시판 비방글 논란에 대해 한 대표 책임을 정면으로 겨냥했다. 세미나 뒤 기자들이 ‘김건희 특검법과 관련한 한동훈 대표의 발언 뉘앙스가 달라졌다는 얘기가 나온다’고 질문하자, “그럴 경우 명백한 해당 행위”라고 경고하고 나선 것이다.



당원게시판 논란은 계속 확산하고 있다.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아침 와이티엔(YTN) 라디오 ‘뉴스파이팅 배승희입니다’에 출연해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아야 할 상황으로 커지고 있다. 진작에 (한동훈) 대표가 사실대로 당원과 국민께 말했다면 의미 없는 (일이) 확산되지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김 의원은 “대표 리더십에 결코 좋지 못하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다”며 “본질은 (한 대표 가족이) 올렸느냐, 아니냐에 대한 의혹인데, 여기에 답을 줄 필요가 있다”고 했다. 김 의원은 “대표는 본인을 흔들려는 공작으로 느낄 수 있는데, 덜 흔들리기 위해서도 이 의혹에 대표가 빨리 답을 줘야한다”고 지적했다.



이날 오전 열린 국민의힘 최고위원회의에서는 지난 26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당원게시판에 대한 당 차원 대응을 두고 한 대표와 공개 설전을 벌였던 김민전 최고위원이 이 문제를 다시 거론했다. 김 최고위원은 “디지털 공간에서 소수에 의해 (여론이) 과잉 대표될 수 있다. ‘드루킹’과 같은 여론조작이 존재한다”고 했다. 명태균씨의 공천 여론조사 조작 의혹을 언급한 것이지만, 김 최고위원이 곧바로 ‘한동훈 대표 사퇴 글에 대한 당 차원의 고발’ 기사를 언급하면서 ‘당원게시판 여론 조작’ 논란으로 발언 의미가 넓어졌다.



다만 한 대표는 공개 설전 논란을 의식한 듯, 26일 최고위원회의 때와 달리 김 최고위원 발언에 대응하지 않고 웃음만 지어보였다.



김남일 기자 namfic@hani.co.kr 손현수 기자 boyso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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