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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5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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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위 난간서 45분간 맨손으로 잡고 버텼다”…눈길 사고 운전자 구출, 영화같은 장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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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산119안전센터 박준현 소방교
눈길 교통사고 운전자 극적으로 구해


매일경제

트레일러 운전자를 구조 중인 모습(사진제공-경북도소방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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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9구급대원이 교통사고로 11m 높이 교량에서 떨어질 뻔한 운전자를 45분간 맨손으로 붙잡은 끝에 구조에 성공했다. 주인공은 경북도소방본부 소속 풍산119안전센터에 근무 중인 만 8년차 구급대원 박준현(34) 소방교다.

28일 경북도소방본부에 따르면 박 소방교는 전날 오전 9시 29분께 안동시 풍산읍 계평리 중앙고속도로 부산 방향 풍산대교에서 대형 트레일러 차량이 눈길에 미끄러져 난간과 충돌했다는 신고를 접수했다. 이에 박 소방교는 대원들과 가장 먼저 현장에 도착해 구조에 나섰다. 60대 운전자는 사고로 트레일러 운전석 일부가 파손되며 하반신이 11m 높이 교량 난간 밖으로 빠져 나간 상태였다.

박 소방교는 당시 상황에 대해 “처음에는 운전석 안에 이불이 쌓여 있어서 환자(운전기사)가 보이지 않았다”며 “이불을 치워보니 환자가 겨우 상체만 운전석 안에 걸치고 있었다”고 전했다. 이어 “어떻게든 잡아야겠다 싶어서 (난간 아래로) 손을 뻗어보니 손만 겨우 잡혀서 우선 잡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렇게 박 소방교는 운전자의 손을 45분간 잡고 있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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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산119안전센터 소속 박준현(34) 소방교.(사진제공-경북도소방본부)


출동 후 15분이 흐르자 다른 구조대가 도착했지만 혹시 모를 추락사고에 대비해 교대도 하지 않았다. 대신 펌프차에 있던 로프로 운전자의 팔을 휘감아 다른 구조대원 2명과 연결했다. 그러면서도 박 소방교와 운전기사는 계속 손을 맞잡고 있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자 차체 일부가 11m 교량 아래로 떨어졌고 운전사의 몸도 점차 교량 아래도 떨어질 위기도 있었다. 공포에 빠진 운전자가 발버둥을 칠 때마다 박 소방교는 그를 안심시키는 데 혼신의 힘을 다했다. 그러는 사이 교량 아래에는 에어매트가 깔렸고 구조를 돕기 위한 굴절차도 도착했다.

박 소방교와 대원들의 필사적인 구조 노력 덕분에 운전자는 사고 발생 1시간 1분 만인 오전 10시 30분께 굴절차의 탑승 공간을 타고 구조돼 병원으로 이송됐다. 다행히 운전자도 가벼운 부상만 입었다. 이날 구조 현장에는 박 소방교 외에도 안동소방서·예천소방서 도청119안전센터 등에 소속된 소방관 20여명이 동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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