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 누설한 김하성, 1억 줘야"…소송 낸 임혜동, 1심 패소

미국 메이저리그(MLB)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소속 야구선수 김하성을 협박해 돈을 갈취한 혐의를 받는 전직 야구선수 임혜동이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나오는 모습. /사진=뉴스1

미국 메이저리그(MLB)에서 뛰는 김하성(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을 협박해 돈을 갈취한 혐의로 수사받는 전직 야구선수 임혜동이 김하성을 상대로 낸 민사소송에서 1심 패소했다.

28일 뉴스1에 따르면 전날 서울중앙지방법원 민사96단독 이백규 판사는 임혜동이 김하성을 상대로 낸 1억원의 기타(금전) 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프로야구 선후배 사이인 임혜동과 김하성은 2021년 2월 서울 강남의 한 술집에서 몸싸움을 벌였다. 이후 임혜동은 김하성에게 폭행을 당했다며 합의금을 요구, 김하성은 합의서를 쓴 뒤 2번에 걸쳐 총 4억원을 임혜동에게 전달했다.

합의서에는 "임혜동은 향후 직간접적으로 김하성에게 연락하거나 합의 내용을 외부에 공개해선 안 된다" 등 내용이 담겼다. 이를 어길 시 합의금의 배액을 배상해야 한다는 내용도 담겼다.

하지만 임혜동은 지난해 12월 오히려 김하성이 합의 사실을 제삼자에게 알려 비밀유지 의무를 위반했다며 1억원대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법원은 임혜동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백규 판사는 "합의에 의하면 임혜동이 비밀유지 의무를 위반해 합의 관련 사실을 외부에 발설하는 경우 합의금의 배액을 위약벌로 지급하도록 규정돼 있다"며 "김하성에게 동일한 의무를 부과하는 내용은 찾아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그러면서 "임혜동 측은 명시적 규정이 없더라도 같은 규정이 김하성에게도 준용돼야 한다고 주장하나 이는 합의서에 반하는 주장"이라며 "임혜동이 제시한 증거만으로 김하성이 제삼자에게 합의 관련 사실을 발설해 비밀유지 의무를 위반했다고 인정하기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앞서 김하성은 임혜동을 상대로 위약벌 청구 소송을 제기, 지난 8월 1심 재판부는 "피고는 원고에게 8억원을 지급해야 한다"고 선고한 바 있다.

임혜동의 공갈, 공갈미수 혐의 형사 사건은 검찰 송치된 상태다. 수사를 맡은 경찰은 지난 8월 임혜동의 혐의가 인정된다고 판단해 사건을 검찰에 넘겼다.

채태병 기자 ctb@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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