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이동우 롯데지주 대표, 이영구 롯데웰푸드 대표, 김상현 롯데쇼핑 대표, 박현철 롯데건설 대표/사진제공=롯데그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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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그룹이 28일 정기 임원인사를 단행한다. 롯데케미칼 등의 실적이 부진한데다 유동성 위기설까지 불거진 만큼 신동빈 그룹회장의 결단에 관심이 쏠린다. 예년보다 빠른 정기 임원인사와 조직개편에 들어간 만큼 이번 인사는 위기 극복을 위한 '쇄신'에 방점을 찍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28일 재계에 따르면 롯데그룹은 이날 28일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 등에서 계열사별 이사회를 진행한 후 2025 정기 임원인사를 발표한다. 롯데그룹은 최근 2년간 12월 초중순에 인사를 냈지만 올해는 시기를 11월로 앞당겼다.
지주사를 비롯한 주요 계열사 대표의 교체 폭이 주요 관심사다. 올해 말과 내년 3월 등기임원 임기 만료를 앞둔 계열사 CEO는 이동우 롯데지주 대표(부회장), 이영구 롯데웰푸드 대표(부회장), 박현철 롯데건설 대표(부회장), 강성현 롯데마트·슈퍼 대표(부사장), 남창희 롯데하이마트 대표(부사장), 황진구 롯데케미칼 기초소재사업 대표(부사장), 김주남 롯데면세점 대표(전무) 등이다.
그룹이 지주사를 중심으로 비상 경영에 돌입한 만큼 주요 계열사의 수장도 대폭 바뀔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특히 롯데케미칼은 그룹 유동성 위기설의 중심에 있었던 만큼 대표이사들의 거취에 대한 관심이 쏠린다. 롯데그룹 화학군에는 롯데케미칼, 롯데정밀화학,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롯데알미늄, 롯데에너지머티리얼드 등이 있다.
4명의 부회장단의 인사 여부도 관전포인트다. 이동우 롯데지주 대표(부회장), 이영구 롯데웰푸드 대표(부회장), 김상현 롯데그룹 유통군HQ 총괄대표 겸 롯데쇼핑 대표이사(부회장), 박현철 롯데건설 대표(부회장) 중 김상현 부회장을 제외한 3명이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이동우 대표는 오랜 기간 신 회장을 보좌했던 황각규 전 롯데지주 대표의 후임으로 지주 대표 자리를 맡았다. 이후 롯데바이오로직스와 롯데헬스케어 출범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적자전환했고 롯데헬스케어는 부분적인 사업 철수 수순에 접어들었다. 비상경영 체제도 전사적으로 속도감 있는 쇄신이 단행되지 못했단 평가가 나오는 건 부담이다.
일각에서 신 회장의 쇄신의지를 보이기 위해 이 부회장을 읍참마속 할 것이라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다. 하지만 부회장단을 포함 최고경영진 상층부를 대거 교체할 경우 조직 정비 등에 적잖은 시일이 소요돼 사업 재편이 오히려 차질을 빚을 수 있단 시각도 존재한다.
롯데유통군은 지난 몇 년간 뼈를 깎는 자구책으로 쇄신의 기틀을 마련한 만큼 전반적으로 '유임' 기조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다. 김상현 부회장은 신 회장이 적잖은 공을 들여 외부에서 영입한 인사인데다 보수적인 롯데 유통군 조직문화를 바꾸는데 일조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롯데쇼핑은 온라인 식료품 사업 강화를 위해 2023년 11월 영국 오카도와 손잡고 1조원 규모의 프로젝트를 진행중이다. 현재 부산 1호 물류센터 공사가 진행중이고 2호 물류센터를 추진중이다.
롯데백화점은 올해 중장기 성장전략으로 복합쇼핑몰인 '타임빌라스'를 설정하고 이제 막 첫발을 뗐다. 세븐일레븐도 미니스톱 통합 작업을 마치고 이제 상품개발 강화에 나선 상황이다.
롯데쇼핑 실적 역시 영업이익이 2017년 8010억원에서 해마다 줄어 2021년 2076억원까지 감소했으나 2022년부터 다시 회복세를 보이며 지난해 5084억까지 늘었다. 매출은 2017년 이후 여전히 매년 감소추세지만 올해부터 반등 가능성이 높다.
정준호 롯데백화점 대표 등 롯데쇼핑 계열사 대표들들 역시 대체적으로 유임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4년째 롯데마트와 슈퍼를 이끌어온 강성현 대표, 임기 만료를 앞둔 남창희 롯데하이마트 대표는 이번 인사에서 다른 자리로 이동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이 경우 쇼핑군도 연쇄 인사 이동이 불가피하다. 호텔롯데의 김주남 롯데면세점 대표 역시 교체 가능성이 거론된다.
식품군HQ(헤드쿼터) 총괄대표 이영구 롯데웰푸드 대표이사(부회장)도 한일 '원롯데' 전략 아래 롯데웰푸드 글로벌 시장 확대를 이끌고 있어 연임을 예상하는 시각이 우세하다.
신동빈 회장의 장남 신유열 전무의 승진도 관심사다. 1986년생 신 전무는 지난해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으로 승진했다. 올 3월에는 롯데바이오로직스 사내이사로, 6월에는 일본 롯데의 지주회사인 롯데홀딩스 사내이사로 선임되며 그룹 내 영향력을 넓혀가고 있다.
이미 유통가에선 세대교체가 본격화하고 있다. 신동원 농심 회장의 장남·장녀가 올해 인사에서 각각 승진하며 3세 경영을 본격화했고, GS리테일도 오너가 4세인 허서홍 경영전략SU장(부사장)이 대표로 승진하는 등 세대교체가 이뤄졌다.
각 계열사 임원을 10~30% 감축할 것이는 전망도 나온다. 이미 롯데온, 롯데면세점, 코리아세븐, 롯데호텔앤리조트 등 유통계열사가 희망퇴직을 진행 중이다. 롯데지주와 롯데케미칼 등 임원들은 이달부터 급여의 10~30%를 자진 반납하기로 했다.
부진 사업 정리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신 회장은 연초 일본 요미우리신문 인터뷰에서 "몇 년을 해도 잘되지 않는 사업에 대해서는 타사에 부탁하는 것이 종업원에게도 좋지 않을까 생각하며 앞으로도 몇 개를 매각할 것"이라며 부진 사업 정리 가능성을 언급했다.
김민우 기자 minuk@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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