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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8 (목)

비싸도 꾸역꾸역 지었는데 "안 팔려요"…건설사들 '보릿고개' 넘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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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서울=뉴스1) 이승배 기자 = 건설경기 침체가 장기화하며 올해 1분기건설업 폐업 건수가 지난해와 비교해 30% 이상 늘었다. 지방 소규모 건설업체를 중심으로 폐업이 증가하는 추세며, 신규 등록까지 줄었다. 또한 공사비 상승에 따른 원가 비용 증가, 미분양 발생 등의 이유로 주요 건설사들의 1분기 현금흐름 적자 폭 또한 늘어나고 있어 건설업 전반의 불황의 골이 깊어지는 상황이다. 사진은 22일 서울 시내의 한 공사현장. 2024.5.22/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이승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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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금리가 이어지는 가운데, 건설자재 물가는 올라 비용이 높아졌다. 꾸역꾸역 아파트를 지어도 팔리지 않는다. 지방에선 미분양이 속출한다. 사면초가, 심각한 경영난에 빠진 국내 중견 건설사들이 몸집을 줄여 '보릿고개'를 버텨낸다는 심산이다.

27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금호건설, 동부건설, 코오롱글로벌 등 주요 중견 건설사들은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리스크와 적자 확대 압박을 피하기 위해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단행하고 있다.

금호건설은 3분기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25.4% 감소한 3871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영업손실은 1574억원, 지난 2분기에 이어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손실 가능성이 높은 일들을 선제적으로 손실처리한 결과다.

금호건설은 이번 실적에 △대규모 터널공사 발주로 인한 터널 장비 수요 급증 △각종 민원으로 인한 공사지연 △원자재 가격 상승 등의 외부 변수로 발생한 공사비 상승분 등을 선제적으로 반영했다. 아울러 사업 진행 중 추가 손실이 예상될 수 있는 민관합동사업의 계약을 해지하면서 발생한 계약금 및 중도금 이자 등도 미리 손실로 인식해 처리했다.

동부건설은 인천 영종도 주택공급 사업을 손절하면서 PF 부담을 덜어냈다. 동부건설은 2021년 LH로부터 6만5081㎡ 규모 토지를 3025억원에 낙찰받았다. 하지만 지난 7월 해당 토지를 반납했다. 전체 토지대금의 10%에 해당하는 약 300억원 상당 계약금은 돌려받지 못하지만, 더 큰 손실을 막았다는 평가다.

3분기 영업손실 211억원으로 적자를 낸 코오롱글로벌도 재무 상태 개선을 진행중이다. 코오롱글로벌은 지난 21일 코오롱인더스트리와 서초구 스포렉스 토지·건물 매각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매각 대금은 4310억원으로 코오롱인더스트리가 이날 계약금 431억원을 지급 완료했다.

코오롱글로벌은 3분기까지 334억원의 대손상각비를 인식하면서 941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원자재 가격 상승, 금융비용 증가 등으로 손실이 커졌다는 설명이다. 코오롱글로벌의 유동부채 규모는 1조4616억원이다. 유동부채는 1년 이내 상환을 마쳐야 하는 채무다.

건설업계는 최근 몇 년간 원자재와 인건비 상승, 고금리로 인한 대출 이자 부담 증가로 인해 수익성이 크게 악화됐다. 특히, 중견 건설사들은 지방 주택 사업 의존도가 높아 경기 침체에 더 취약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중견 건설사들의 생존 전략은 단기적으로는 효과를 볼 수 있으나, 장기적인 시장 안정과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는 사업 다각화와 재무 건전성 강화가 필수"라고 말했다.

김평화 기자 peac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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