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 논술 재시험 요구' 수험생 측 "법정 공방 계속 이어 나가겠다"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연세대 수시모집 논술 문제 유출 의혹' 관련 수험생과 학부모 측 집단 소송 대리인인 김정선 변호사가 19일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방법원에서 열린 연세대학교 논술시험 효력정지 가처분 이의신청 수험생 18명 상대 1차 심문기일을 마친 뒤 입장을 밝히고 있다. 2024.11.19. jhope@newsis.com /사진=정병혁

2025학년도 수시모집 자연 계열 논술시험 문제 유출 의혹이 발생한 연세대학교가 다음 달 8일 추가 논술시험(2차 시험)을 실시하겠다고 발표한 가운데 재시험을 요구한 수험생들이 법정 공방을 계속 이어 나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수험생 측 법률대리를 맡은 김정선 일원 법률사무소 변호사는 27일 입장문을 내고 "연세대 측이 공정성 침해를 인정하지 않고 재판을 계속하겠다는 입장인 것 같다"며 "수험생 측도 소송을 계속해 법원의 공정한 판단을 받겠다"고 말했다.

연세대는 이날 "연세대가 재시험 등 신속한 후속 조치를 하지 않았다는 비판을 겸허히 받아들인다"며 다음 달 8일 추가 논술시험을 실시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연세대에 따르면 1차 논술시험 합격자는 수시 모집 합격자 발표 마감일인 다음 달 13일 발표된다. 당초 계획대로 261명을 선발할 계획이다. 2차 논술시험 합격자는 수시 미등록 충원 합격자 발표 마감일인 다음 달 26일 발표할 예정이다. 2차 시험에서도 1차 시험 합격자 수와 마찬가지로 261명을 선발해 총 522명이 최초 합격자 명단에 오른다.

김 변호사는 "연세대는 추가 시험 계획을 발표한 뒤 얼마 지나지 않아 2차 합격자 중에서는 추가 합격자 없이 최초 합격자만 뽑겠다고 했다"며 "연세대는 공정성 침해를 인정하지 않은 채 시간에 쫓겨 어쩔 수 없이 재시험을 치르는 듯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공정성이 침해된 1차 시험에서는 추가합격자까지 261명을 선발하고 공정하게 치러질 2차 시험은 최초합격자 261명만 뽑겠다고 한 것을 보면 중복 합격자와 미등록 인원을 제외하고 실질적으로 최종 등록할 사람은 몇 명 되지 않을 것이라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어 "연세대가 재시험을 보겠다고 발표한 이상 수험생들은 시간상으로 (소송을 준비할) 여유가 생겼고 판결 이후 1·2차 시험에 대한 합격자 처리를 어떻게 하느냐만 따지면 된다"며 "수험생 측은 철저히 재판을 준비해 계속해서 가처분과 본안 재판을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
내달 5일 본안 소송 예정…가처분 항고심 기일은 '아직'
━

/사진=뉴스1

서울서부지법 민사합의11부(부장판사 구광현)는 연세대 수시모집 자연 계열 논술시험의 공정성 여부를 따지는 본안 소송 첫 변론을 다음 달 5일 연다.

앞서 서울서부지법 제21민사부(부장판사 전보성)는 지난 15일 시험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을 인용했다. △시험의 공정성이 훼손된 정황이 있고 △이 사건이 감독 위원들의 착오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봤다.

연세대 측은 가처분 이의 신청을 냈으나 재판부는 "연세대 측의 기존 주장과 소명자료뿐 아니라 추가로 제출한 주장과 소명자료까지 살펴보아도 여전히 피보전권리와 보전 필요성이 소명된다"며 기각 결정을 내렸다.

연세대가 기각 결정에 즉시 항고하면서 해당 내용은 서울고법에서 다뤄질 예정이다. 기일은 아직 잡히지 않았다. 연세대 측은 당초 항고심 결과가 나올 때까지 지켜보겠다는 입장을 밝혔으나 2차 시험을 치르는 방식으로 선회했다.

연세대는 지난달 12일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 신촌캠퍼스에서 '2024학년도 수시모집 논술시험'을 실시했다. 같 날 오후 2시부터 90분간 시험이 치러질 예정이었지만 자연 계열 한 고사장 감독관이 시험 시간을 오후 1시로 착각해 낮 12시55분쯤 시험지를 배부했다.

이 과정에서 일부 학생들이 시험 시작 20~25분 전에 문제를 미리 볼 수 있었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문제지는 오후 1시20분쯤 회수했으나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 시험 문제지로 추정되는 사진이 유포돼 논란이 됐다.

최지은 기자 choiji@mt.co.kr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