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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AI·가상화폐 '차르' 찾는 트럼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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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백악관에 인공지능(AI)에 관한 연방 정책과 정부 활용 등을 조정하는 이른바 'AI 차르(czar)' 임명을 검토하면서 누가 선택될지에 관심이 쏠린다. 백악관에서 가상화폐를 담당하는 직책 신설까지 검토하면서 이미 임명된 국경·에너지 차르에 이어 최대 4명의 차르가 임명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인터넷 매체 액시오스는 26일(현지시간) 트럼프 정권 인수팀 소식통들을 인용해 트럼프가 AI 차르 임명을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미 확정된 국경 차르, 에너지 차르와 함께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정책적인 방점을 보여주는 직책이다.

트럼프 당선인이 신설하는 정부효율부(DOGE) 공동 수장을 맡은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와 바이오테크 창업자 출신인 비벡 라마스와미가 AI 차르 인선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는데, 머스크가 이 자리를 맡지는 않을 것이라고 액시오스는 설명했다.

AI 차르는 오픈AI, 구글과 같은 트럼프와 대립하는 기업 쪽 인사가 아닌 머스크와 가까운 AI 전문가가 뽑힐 가능성이 커 보인다.

머스크는 xAI란 이름의 AI 모델 개발 회사를 설립해 운영하고 있으며, xAI와 테슬라는 AI를 사용해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또한 AI 데이터 학습을 위한 대규모 데이터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신설되는 AI 차르는 AI 분야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미국의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공공·민간 자원을 집중하는 임무를 맡을 것으로 예상된다. 규제에 무게를 뒀던 조 바이든 행정부와 달리 AI에 대한 규제 완화에 방점을 찍을 것으로 보인다. 머스크가 AI에 대한 규제를 반대하는 입장이기 때문이다. 워싱턴DC에 본부를 둔 데이터 혁신 센터의 호단 오마 선임정책 연구원은 "AI 차르를 임명한다는 것은 차기 행정부가 AI를 최우선 의제로 삼고 있다는 신호"라면서 "AI 차르는 캘리포니아의 AI 법과 같이 혁신을 저해할 위험이 있는 주 차원의 규제에 반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AI와 함께 가상화폐 관련 차르가 임명될 가능성도 있다. 앞서 블룸버그는 트럼프 정권 인수팀이 백악관에 가상화폐 정책 전담직을 신설하는 것과 관련해 디지털 자산 업계와 논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다만 가상화폐와 AI 차르는 겸임할 가능성도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코인베이스 글로벌과 바이낸스US 임원을 지낸 브라이언 브룩스가 트럼프 당선인을 만났는데, 그는 미 증권거래위원회(SEC) 의장 후보 중 하나다. 또한 미국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인 코인베이스의 브라이언 암스트롱 CEO도 트럼프를 만났다.

트럼프 2기 행정부는 이미 국경 차르로 톰 호먼 전 이민세관단속국(ICE) 국장 직무대행, 에너지 차르로 더그 버검 노스다코타주지사를 임명했다.

국경 차르는 트럼프 대통령의 중요 공약인 국경 통제 강화와 불법 이민자 추방 임무를 맡을 전망이다. 호먼은 인터뷰에 등장해 취임 첫날부터 불법 이민자를 강력하게 추방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는 경찰 출신으로 ICE에서 오래 일했으며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서 ICE 국장 직무대행으로 임명됐다. 불법 이민자에 대한 강경한 입장으로 명성을 얻었다. 또한 헤리티지재단의 프로젝트2025 보고서에서 '불법 이민자에 대한 대규모 송환' 부분을 작성했다.

버검 주지사는 연방정부 내무부 장관과 신설되는 국가에너지회의(NEC) 의장을 겸한다. NEC 의장으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에너지 차르' 역할을 맡는다.

에너지 차르는 트럼프의 주요 공약인 미국 내 원유·셰일가스 생산을 늘려 에너지 자립도를 높이는 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바이든 행정부 시절에 만들어진 여러 친환경 에너지 정책을 정리하는 역할을 맡을 것으로 예상된다.

[실리콘밸리 이덕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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