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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8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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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방송사들이 '흑백요리사' 못 만드는 이유?…다 규제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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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3학회 공동 주최 세미나서 방송 산업 규제개편 필요 주장
방통위도 첫 후원으로 나서... "제도 개편 공감 취지" 평가

머니투데이

27일 서울 인사동 관훈클럽 정신영기금 건물에서 한국미디어정책학회, 한국방송학회, 한국언론학회 등 미디어 분야 3개 학회의 공동 주최로 '방송시장 활성화를 위한 제도설계 방안 및 온라인 플랫폼의 정보·콘텐츠 무결성을 위한 정책 방안' 세미나가 열렸다. / 사진제공=한국미디어정책학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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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백 요리사'를 보면 참가자들의 문신이 그대로 다 노출된다. 한국 제작자들이 실력이 없는 게 아니다. 이들이 만들고 싶은 콘텐츠를 기존 방송 산업 내에서 못 만드는 게 문제다."(이종관 수석전문위원, 법무법인 세종)

지난해 방송산업의 매출이 10년만에 처음으로 전년 동기비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할 정도로 위축된 데에는 과도하게 촘촘한 규제가 방송산업의 발전을 가로막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법무법인 세종의 이종관 수석전문위원은 27일 미디어 분야 3개 학회 주관 세미나에서 "전통적 미디어의 재원 관련 규제를 우선적으로 선별해 신속하게 완화할 필요가 있다"면서 "간접 규제 완화 대상도 확대해야 한다"고 했다.

한국미디어정책학회, 한국방송학회, 한국언론학회 등 3개 학회는 이날 서울 인사동 관훈클럽 정신영기금 건물에서 '방송시장 활성화를 위한 제도 설계 방안 및 온라인 플랫폼의 정보·콘텐츠 무결성을 위한 정책방안' 세미나를 공동으로 개최했다.

방송산업 관련 지표는 악화일로에 있다. 방송통신위원회에 따르면 2023년 방송산업 매출은 18조9734억원으로 전년 대비 최초로 감소(-4.7%)했다. 2023년 방송광고 매출은 2조4983억원으로 같은 기간 19.0% 줄었다.

이같은 상황을 타개하려면 양질의 콘텐츠 제작 등을 통해 근원적 경쟁력을 높여야 하지만 이를 위한 여건은 마뜩치 않다. 이 위원에 따르면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중심으로 방송 소비행태가 바뀌며 기존 유료방송 사업자에 대한 구독을 끊는 '코드 커팅'이 현실화됐기 때문이다. 방송 프로그램을 TV로 소비하는 이들의 비중은 2014년 95.2%에서 2023년 81.1%로 줄었다. SVOD(구독형 동영상 서비스) 시장의 50%를 넷플릭스가, AVOD(광고 기반 동영상 서비스)의 78%를 구글 유튜브가 차지한다. 이같은 이유로 콘텐츠 제작을 위한 재원은 줄어드는 반면 콘텐츠 제작비는 급증했다.

이러한 악조건보다 국내 방송 산업을 더 위축시키는 건 바로 규제다. 이 위원은 "국내 콘텐츠의 두 축인 방송 콘텐츠와 OTT 콘텐츠간의 규제 격차, 특히 내용 규제 격차가 현격해 방송 콘텐츠 제작에 애로사항이 존재한다"며 "이는 방송 콘텐츠 이용·시청이 저하되는 원인이 된다"고 설명했다. 방송 콘텐츠에만 적용되는 내용 규제가 경직적이고 OTT와의 규제 격차가 커서 시청자들로부터 외면받는 현상이 더 심화한다는 것이다.

이 위원은 "현행 방송광고 규제는 유형, 수량, 내용, 거래 등 사실상 모든 규제 유형이 적용된다"며 "프로그램 광고, 중간 광고, 토막 광고, 자막 광고, 시보 광고, 가상 광고, 간접 광고 등만 허용되는 열거형 포지티브(정해진 것만 허용하는 방식) 규제 방식을 취하고 있고 방송광고 금지품목 규제, 방송광고 판매대행 규제 등이 적용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열거형 포지티브 규제 방식을 범주형 네거티브 규제 방식(금지된 것 외에는 모두 허용하는 방식)으로 전환해야 한다"며 "요금·약관 규제도 최소한으로 적용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방송산업 생태계의 재원확충을 위한 제언이다.

그는 "현재 방송은 공공성 제고 및 집중 방지를 위해 엄격하고 다양한 소유 규제가 적용되는데 방송의 공적 가치를 훼손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규제 현실화가 추진돼야 한다"고 했다. 예컨대 대기업 소유제한, 외국인 지분 제한, 1인 지분제한 등 매우 촘촘하고 엄격한 소유규제를 전반적으로 완화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이밖에 심의규정 현실화 등 방송 내용규제 완화, 유료방송 플랫폼 사업자 및 OTT 등 방송 산업 생태계 구성원간의 상생을 위한 사후규제 체제 정비 등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한편 김태규 방통위원장 권한대행(부위원장)은 축사를 통해 "방송 시장은 미디어 공공성을 이유로 선제적 규제체계를 통해 공적 책임을 담보해왔지만 OTT와의 경쟁 심화, 제작비 급증 등으로 재원구조가 해마다 악화해왔다"며 "반면 온라인 시장은 디지털 시장 발전과 함께 급속히 성장했으나 규제 사각지대 속에서 권리침해 정보, 유해 정보 유포 등 문제가 컸다"고 했다.

이어 "방통위는 온라인 콘텐츠의 제작환경을 개선하고 사회적 책임성을 담보할 수 있도록 정책 방안을 지속 모색할 것"이라며 "특히 방송 콘텐츠 재원을 안정적으로 확보하도록 방송 광고 편성규제를 개선하고 건전성 제고를 위한 피해 예방 방안도 모색할 것"이라고 밝혔다.

황국상 기자 gshwang@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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