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여론조사를 통해서 집계되는 경기 전망 결과는 꼭 그렇지는 않은 것 같다. 체감이나 경험이 아닌 다른 요인이 영향을 주는 듯하기 때문이다.
지난 8월 서울 시내 한 전통시장에서 상인이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브리핑 및 기자회견 중계방송을 지켜보고 있다. [사진 제공=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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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갤럽 11월 3주 차 여론조사(19~21일, 1001명 대상, 자제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에서 앞으로 1년간 우리나라 경제가 현재에 비해 어떠할 지를 묻는 질문(경기 전망)에 ‘좋아질 것’은 13%, ‘나빠질 것’은 62%였다.
그런데 세부적으로 보면 특이점이 보인다. 윤석열 대통령을 긍정 평가하는 응답자 중에는 40%가 경제가 좋아질 것이라고 답했고, 26%는 나빠질 것으로 봤다. 반면 윤 대통령 부정 평가 응답자 중에는 5%만이 낙관적으로 전망했고 74%는 비관적 전망을 했다. 게다가 여당인 국민의힘 지지층에서는 30%가 경기를 낙관했지만 야당인 민주당 지지층에선 낙관 전망이 5%에 그쳤다.
향후 1년간 살림살이가 현재에 비해 나아질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살람살이 전망)에서도 윤 대통령 긍정 평가자는 25%가 좋아질 것이라고 했지만 부정 평가자 중에는 8%만이 좋아질 거라고 봤다. 국민의힘 지지자 중에는 21%, 민주당 지지자 중에는 6%가 좋아진다고 답해 차이가 보였다.
그렇다면 문재인 정부 당시에는 어떠했을까. 코로나19 확산으로 경제에 대한 불안이 높아지던 2020년 11월 4주 차 조사(24~26일, 1005명 대상)에서 향후 경기 전망에 대해 22%가 좋아질 것, 48%가 나빠질 것이라고 응답했다.
지난 2018년 문재인 당시 대통령이 경북 포항시 죽도시장을 방문해 시장 상인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매경D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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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당시 민주당 소속의 문 대통령에 대해 긍정 평가한 사람들 중에는 40%가 좋아질 것으로 본 반면 부정적으로 평가한 사람들 중에는 9%만이 낙관적으로 전망했다. 또 민주당 지지자의 36%가 경기를 낙관했지만 국민의힘 지지자 중에는 낙관적 전망이 8%에 그쳤다.
향후 1년 간 살림살이 전망에서도 당시 문 대통령 긍정 평가자는 26%가 좋아질 것으로 봤고, 부정 평가자는 7%만 낙관했다. 민주당 지지자 중에는 좋아질 것이란 전망이 24%, 국민의힘 지지자 중에는 낙관적 전망이 5%에 머물렀다.
2020년이나 2024년 모두 경기나 살림살이에 대해 전반적으로 비관적인 전망이 더 많다는 점은 같다. 차이점은 2020년 당시에는 문 대통령과 민주당 지지자는 경기와 살림살이를 낙관하는 의견이 상대적으로 많은 반면 문 대통령 부정 평가자와 국민의힘 지지자는 비관적 전망이 우세했다. 이와달리 2024년에는 윤 대통령 지지자와 국민의힘 지지자의 다수는 향후 경기에 대해 낙관했고 윤 대통령 부정 평가자와 민주당 지지자는 비관적 전망이 더 많았다.
즉 현재 대통령을 지지하는가 여부, 어떤 정당을 지지하는가에 따라 경기와 살림살이 전망이 달라진 거다. 정치적 태도가 상당한 영향을 주는 모습이 문 정부 때도 윤 정부 때도 나타난 거다.
이상훈 MBN 앵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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