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이 중립 의견을 행사하겠다고 밝히면서 소액주주의 역할이 중요해졌다. 앞서 형제 측을 지지했던 소액주주들의 표심이 어디로 향할지 주목된다.
임시 주총의 쟁점은 3인 연합의 이사회 진입 여부다. 3인 연합이 제안한 정관 변경안과 신규이사 선임안이 가결 또는 부결되느냐에 따라 분쟁의 승패가 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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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업계에 따르면 한미사이언스는 오는 28일 서울 송파구 교통회관에서 임시주주총회를 개최한다. 이날 임시 주총에서는 3인 연합과 형제 측이 한미사이언스 경영권을 두고 표대결을 벌일 예정이다.
3인 연합에 제안에 따라 한미사이언스 이사회 정원을 기존 10인에서 11인으로 확대하는 정관 변경안과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기타비상무이사), 임주현 한미약품 부회장(사내이사)을 신규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이 상정된다.
현재 한미사이언스 이사회 구성은 형제 측 인사 5명, 3인 연합 측 인사 4명으로 형제 측이 우위를 차지하고 있다. 지난 3월 임시 주총에서 표대결에 승리하면서다. 3인 연합은 이를 뒤집어 한미사이언스 경영권을 장악하겠다는 구상이다.
상법상 정관 변경의 건은 주총 참석 의결권의 3분의 2 이상의 동의가 필요하다. 신규 이사 선임은 과반의 동의가 있으면 된다. 3인 연합이 제안한 두 안건이 모두 통과되려면 의결권 66.7%를 확보해야 한다. 형제 측은 의결권 과반을 확보하면 3인 연합을 저지할 수 있다.
하지만 양측 모두 완벽한 승리를 거둘 만한 의결권을 확보하지 못했다.
3인 연합의 우호 지분은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 14.97% ▲한양정밀 3.95% ▲송영숙 한미약품 회장 5.70% ▲임주현 한미약품 부회장 8.11%를 보유했고 우호 세력으로 분류되는 ▲가현문화재단 5.02% ▲임성기 재단 3.07%다. 여기에 친인척 등 특수관계자 지분을 포함하면 총 44.97%를 확보하고 있다.
형제 측은 ▲임종윤 한미사이언스 사내이사 12.46% ▲임종훈 한미사이언스 대표이사 9.39% ▲DXVX 0.42%에 직계 가족 등을 포함하면 총 25.62%다.
이 외에 국민연금공단이 6.04%, 소액주주가 23.25%의 지분을 갖고 있으나 국민연금은 지난 26일 중립 의견을 행사하겠다고 밝혔다. 한 쪽 편을 들지 않고 주주들의 찬반 비율에 맞춰 의결권을 행사하겠다는 것이다. 소액주주들의 표심이 더욱 중요해진 셈이다.
소액주주들은 지난 3월 임시 주총에서 OCI 그룹과의 통합에 반대해 전적으로 형제들의 손을 들어줬으나, 이번에는 어느 쪽을 지지할지 가늠하기 어렵다. 지난 1일 한미사이언스 소액주주연대는 3인 연합 지지를 선언했다가 하루 만에 철회했다.
이에 3인 연합과 형제 측의 표심을 잡기 위한 여론전은 더욱 악화되는 모습이다. 고소·고발전이 난무하며 서로를 헐뜯는 데 집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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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황이 이렇다보니 업계 안팎에서는 이번 임시 주총에서 분쟁이 완전히 종식되긴 어렵다는 전망이 나온다. 정관 변경 안건은 부결되고 신규이사 선임 안건만 가결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이 경우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만 이사회에 진입, 이사회 구성은 3인 연합 측 5명과 형제 측 5명으로 동수가 된다. 의견 충돌로 인해 분쟁이 지속될 뿐만 아니라 갈등의 골은 더욱 깊어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반면 정관 변경안과 신규이사 선임안 모두 가결될 경우 이사회 구성이 3인 연합 측 6명으로 뒤집힌다. 3인 연합은 한미사이언스 이사회 개최를 통해 대표이사를 교체하고 이들이 주장했던 전문경영인 체제를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사모펀드 운용사 라데팡스파트너스가 송영숙, 임주현, 가현문화재단 등으로부터 한미사이언스 지분 3.7%를 취득한 데 이어 글로벌 헤지펀드로부터 지분 1.39%를 추가로 확보하며 3인 연합에 힘을 더했다.
지난 3월과 마찬가지로 형제 측이 승기를 잡는 그림이 펼쳐진다면 앞서 임종훈 한미사이언스 대표가 주장한 8150억원 투자 유치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글로벌 의결권자문기관 ISS는 3인 연합이 제안한 정관 변경 및 이사의 선임 안건에 대해 반대할 것을 권고했다. 지난 3월 정기주총 이후 이사회가 새롭게 구성된 지 불과 7개월에 불과하고 바이오 기업의 특성을 고려할 때 실적을 평가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봤다.
국내 의결권자문기관인 서스틴베스트 또한 3인 연합이 상정한 이사회 정원을 11인으로 늘리는 정관변경안에 반대를 권고했다. 정관변경 안건은 주주가치 증대를 위한 것이기보다 특정 주주를 위한 것으로 판단한다는 의견을 냈다.
sykim@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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