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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30 (토)

제철에도 국내서 외면받는 '굴'…수출서 활로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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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장철인데' 굴 1kg 소매가 2만2280원

1년전, 평년 대비 각각 19% 15% 하락

수요도 생산도 감소…굴 양식업계 '한숨'

개체굴 등 고급화 수출 전략 대안 떠올라

[이데일리 한전진 기자] `바다의 우유`라고 불리는 굴이 제철을 맞았지만 굴 업계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지난 여름 이상기후로 수온이 오르면서 양식에 차질을 빚은 것은 물론 경기 침체로 수요마저 얼어붙으면서다. 예년 같으면 김장 등 수요로 가격대가 올라야 하지만 올해는 이런 특수마저 미미한 상황이다. 정부는 장차 굴의 고급화를 통해 해법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수출 등이 돌파구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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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이 제철인 수산물인 굴, 껍질을 벗겨 모아서 먹는 일반 굴인 알굴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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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굴 성수기’ 김장철에도 가격 시원찮네

26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KAMIS)에 따르면 전날 기준 굴 1㎏의 평균 소매가격은 2만2280원으로 1년 전(2만7365원)과 비교해 18.6% 하락했다. 평년 가격(2만6047원)과 비교해도 14.5% 떨어졌다. 평년 가격은 전년까지 최근 5년간 가격 중 최고·최저치를 제외한 3년 평균 가격이다. 전반적인 시세 추이를 알 수 있다.

김장 등 수요에도 굴 가격이 예년만 못한 셈이다. 특히 올해는 배추 가격이 한때 1만원에 육박하는 등 김장 비용 증가로 ‘김포족’이 늘어난 것도 악재로 꼽힌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예년 같으면 김장철을 앞두고 굴 판매량이 급증했지만 올해는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굴은 겨울이 제철인 수산물이다. 굴은 여름철에 번식을 한다. 이 시기 영양분이 알과 정자로 이동해 육질이 상대적으로 약하다. 특히 여름은 식중독을 유발하는 비브리오균 등 번식 우려 탓에 잘 먹지 않는다. 겨울부터는 체내 영양분을 회복해 육질이 단단하고 맛이 깊어진다.

여기에 외식 산업 침체까지 겹쳤다. 굴을 주로 소비하는 횟집 등은 고물가에 어려움을 겪는 대표 업종이다.

이상기후도 문제다. 굴 생산비를 높이는 것은 물론 품질까지 저하시키고 있어서다. 올해 굴 양식은 기록적인 폭염으로 역대급 어려움을 겪었다.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올해 고수온으로 폐사한 굴은 7628줄(1줄당 약 14만2000마리)로 작년(916줄)의 8배에 이른다.

굴의 생산량도 조금씩 줄고 있다. 농식품수출정보(Kati)에 따르면 굴 생산량은 2019년 32만 6190t에서 지난해 31만 753t으로 나타났다. 올해 역시 2024년산(지난해 9월부터 올해 2월까지) 굴 누적 생산량은 전년보다 10.4% 감소했다.

‘일반굴 보다 개체굴’…고급화 대안 떠올라

올해 남은 기간 전망도 밝지 않다. 수산업관측센터에 따르면 이달 굴 생산량은 전년(6734t)대비 2% 감소한 6200t으로 분석했다. 12월에도 전년(5703t)보다 3% 줄어든 5550t으로 예상했다. 특히 이달 산지 가격은 전년대비 12% 낮은 ㎏당 1만 2500원을 기록할 전망이다.

정부는 어민 소득 증대와 굴 산업 발전을 모색 중이다. 특히 개체굴(다발이 아니라 낱개로 양식한 굴)을 통한 고급화가 대표적인 대안으로 꼽힌다. 미국 유럽 등에선 굴을 ‘오이스터 바’ 등 고급 음식점에서 먹는 음식으로 여긴다. 이를 위해 국내에서 일반적으로 먹는 ‘알굴’ 대신 개체굴 양식을 늘리겠다는 복안이다. 개체굴은 일반 굴에 비해 크기가 커 최대 10배가량 비싸다.

이런 개체굴 등에 힘입어 실제로 한국의 굴 수출량은 증가세다. △2020년 7148만달러 △2021년 8007만달러 △2022년 7959만달러를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8598만달러로 전년보다 8% 증가했다. 지난해 기준 수출 주요국을 살펴보면 일본이 3699만달러로 1위를 기록했고 이어 미국(2408만달러), 홍콩(884만달러), 태국(277만달러) 순으로 나타났다.

aT 관계자는 “지난해 굴 수출은 일본 외식 수요 회복과 굴 생산 부진에 따른 한국산 굴 수입 수요 증가로 전년대비 증가했다”며 “태국의 경우에도 호텔과 레스토랑 등을 중심으로 외식수요가 늘며 냉동굴 수출이 증가세”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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