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부동산 시장 찬바람…공인중개사 폐업, 서울의 3배 늘었다

지난달 지방 폐업 건수 832건, 서울의 3.1배

"농지, 공장 부지 등 비주택 거래마저 크게 줄어"

ⓒ News1 김초희 디자이너

(서울=뉴스1) 한지명 기자 = 지방 부동산 시장의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공인중개사들의 폐업이 빠르게 늘고 있다. 거래 감소와 경기 부진, 농지 거래 위축까지 겹치며 중개업계의 어려움이 더욱 커지는 모양새다.

27일 한국공인중개사협회에 따르면 10월 말 기준 전국 공인중개사 신규 개업은 806건에 그친 반면, 폐업은 1097건으로 집계됐다. 특히 지방에서의 폐업 건수는 832건으로, 서울(265건)보다 약 3.1배 많았다.

지방의 폐업 현황을 지역별로 살펴보면 경기 남부가 214건으로 가장 많았고 부산 84건, 인천 73건 순이었다. 경기 남부는 신규 개업이 169건에 그쳤지만, 폐업이 이를 크게 웃돌았다.

올해 누적 데이터를 봐도 이러한 경향은 뚜렷하다. 2024년 1월부터 10월까지 전국적으로 신규 개업은 8632건에 그쳤지만, 폐업은 1만 774건으로 2142건 더 많았다. 휴업까지 포함하면 폐업·휴업 합계는 1만 1954건에 달해 신규 개업 수를 크게 초과했다.

서울도 예외는 아니다. 10월 신규 개업은 221건, 폐업은 265건으로 44건의 격차를 보였으며 누적 데이터에서도 신규 개업 2220건, 폐업 2727건으로 507건이 더 많았다.

서울의 한 공인중개사 사무소 밀집 지역 앞으로 시민들이 지나가고 있다. 2024.7.10/뉴스1 ⓒ News1 장수영 기자

지방의 상황은 한층 심각하다. 10월 지방의 신규 개업은 585건에 그친 반면 폐업은 832건으로 신규 대비 247건 더 많았다. 경기 남부, 부산, 인천 등 주요 지역에서 폐업이 신규 개업을 크게 초과하며 지방 중개업소들의 위기가 두드러졌다.

업계는 2021년 농지법 개정 이후 농지와 임야 거래가 급감하며 지방 중개업소들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강화된 농지 매입 요건으로 외지인의 농지 거래가 사실상 중단됐고, 군과 면 지역의 중개업소들이 직격탄을 맞았다.

여기에 경기 침체로 상가 및 점포 거래도 감소하면서 상업용 부동산 중개에 의존하던 중개업소들마저 잇달아 문을 닫고 있다.

한국공인중개사협회 관계자는 "농지법 개정 이후 지방에서는 농지, 공장 부지 등 비주택 거래마저 크게 줄어들어 중개업소들의 운영난이 가중되고 있다"며 "이 같은 상황은 내년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hj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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