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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9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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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원 ‘쪽지예산’에 국고 2520억 샜다…감사원, 부당지원 사업 20개 적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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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원 감사 결과 ‘쪽지 예산’ 탓에 국고보조금 2500여억원이 부당 지원된 것으로 나타났다. 쪽지 예산은 국회의원이 예산안 심의 과정에서 막판에 끼워넣는 지역구 민원성 사업비를 일컫는다.

26일 감사원이 공개한 ‘국고보조금 편성 및 관리 실태’에 따르면, 모호한 현행 국비 지원 규정을 우회해 부당 지원된 국비만 20개 사업에 2520억원(2021~2024년)에 달했다. 그중 13개 사업은 지방자치단체가 의원실을 통해 지원을 요구한 사례였고, 7개 사업은 의원실이 독자적으로 보조금을 편성한 경우였다. 검증 없이 막판에 끼워넣는 경우가 많아 해당 사업의 실제 예산 집행률은 평균 4.73%에 불과해 정상적인 사업 진행이 어려운 실정이었다. 올해 국비 1000억원이 편성된 강원도 오페라 하우스 건립이 대표적이다. 예산 편성을 반대하던 기획재정부는 지난해 12월 강원도에 “예산 편성을 위해선 문화콘텐트 창작 및 제작 기업에 대한 입주 공간을 마련하라”고 요청했고, 강원도청 측이 구두로 “알겠다”고 하자 예산을 증액해 줬다. 하지만 감사가 진행된 지난 6월까지 관련 시설 건립 계획은 없는 상태다.

충남 천안시에 건립이 추진 중인 천안 봉주르 배드민턴장 조성사업은 지역 동호회 민원을 이유로 올해 90억원의 국비가 편성됐다. 지난해 10월 배드민턴 협회장의 지인이 국회의원실에 사업 자료를 전달했고, 이후 예산이 증액됐다. 올해 7억5000만원이 배정된 서울 관악구 낙성지구 생활축구장 조성사업도 지역 축구연합회의 민원 제기로 예산이 편성됐다.

감사원은 쪽지 예산이 현행 보조금법 시행령의 모호한 규정 때문에 근절되지 않는다고 보고 기재부에 지방이양사업의 세부 내용이 시행령에 명확히 구분될 수 있게 정비하라고 통보했다.

박태인 기자 park.tae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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