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27 (수)

'무한 대기' 어린이집, '로또 입학' 유치원…유보통합으로 바뀔까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중앙일보

서울 중랑구 면일어린이집(국공립)에서 어린이들이 수업을 듣고 있다. 뉴스1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연년생 두 아들을 둔 학부모 김모(41)씨는 올해 처음으로 유치원에 입학 원서를 넣었다. 일하면서 원마다 제각각인 입학 설명회 일정과 모집 자료를 챙겼던 그는 “다자녀 전형으로 우선순위 접수를 했지만, 어린이집 입소와 달리 워킹맘 우대가 없다는 점이 아쉬웠다”고 말했다.



어린이집 입소, 유치원 입학…유보통합 기관은?



교육부가 유보통합 기준을 올해 안에 확정할 계획인 가운데 어린이집에 적용되는 상시 대기 점수제와 유치원의 추첨제를 혼합하자는 제안이 26일 나왔다.

이날 교육부와 육아정책연구소는 정책토론회를 열고 어린이집과 유치원을 합친 유보통합기관에 적용할 입학 기준을 논의했다. 박대림 교육부 영유아지원관은 “편리하고 공정한 입학 방식 마련’은 ‘5대 유치원·어린이집 통합 과제’의 성공적인 추진을 위해 해결해야 할 첫 번째 과제”라고 말했다.

중앙일보

유보통합포털 화면. 사진 교육부


이미 어린이집과 유치원 입소 신청 창구는 지난 1일 ‘유보통합 포털’로 일원화됐다. 기존에는 어린이집(아이사랑)과 유치원(처음학교로) 신청 창구가 달랐지만, 이 포털에서 한 번의 로그인으로 어린이집 입소와 유치원 입학 시스템을 이용할 수 있다. 어린이집·유치원을 비교할 수 있는 통합 검색 기능도 강화했다.



“추첨·대기 절충, 연령별로 달리하는 방법도”



시스템은 합쳤지만, 뽑는 방식을 여전히 다르다. 어린이집은 연중 수시 등록할 수 있고, 입소 우선순위와 대기 신청 순서에 따라 입소가 결정된다. 유치원은 우선 모집과 일반모집을 구분하는데, 최대 3곳까지 지원해 자동 추첨한다. 이 때문에 어린이집은 ‘무한 대기’, 유치원은 ‘로또 입학’이라는 학부모들의 지적이 있었다.

한국보육진흥원이 만 0~5세 학부모 1979명을 대상으로 이달 7일부터 15일까지 설문 조사한 결과, 학부모들은 유보통합기관의 입학 절차가 통일된다면 기대되는 부분으로 ‘입학 절차의 일원화에 따른 편리성 증가’(43%)를 가장 많이 꼽았다. 이용 기관 선택의 폭이 확대(20.5%)되고, 통합된 우선순위 기준에 따라 형평성이 높아질 것(18.1%)이라는 기대도 많았다.

교육부 관계자는 “학부모 설문과 어린이집·유치원 현황 분석 등 체계적인 분석이 이번 토론회에서 논의됐기 때문에, 이 내용을 바탕으로 지난 6월 ‘유보통합 실행 계획(안)’보다 구체적인 안을 연내 발표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통합기관의 입학 방식을 어느 한쪽으로 바꾸는 것에 대한 우려도 있었다. 설문조사에서 학부모들은 유보통합 기관 입학을 대기점수제로 통일하면 대기 기간이 길어질 수 있고(30.5%), 순위가 낮은 가정에 형평성 문제(24.7%)가 생긴다는 점을 걱정했다. 반대로 추첨제로 뽑으면 예측이 어렵고(37.8%), 탈락하면 교육·보육 공백이 생긴다(27.8%)는 우려가 컸다.

이에 절충안으로 ‘추첨 이후 대기제’ 등이 거론됐다. 조용남 보육진흥원 본부장은 “통합기관의 입학 방법을 하나로 통일하기보다는 추첨제와 상시 대기 점수제를 혼합한 절충안이나, 연령별 입학 방안을 달리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했다.

학부모들은 자녀의 연령에 따라 선호하는 방식이 달랐다. 만 0세에서는 응답 학부모의 59.3%가, 만 1세에선 57.6%가 상시대기점수제가 적합하다고 했다. 출생 시점에 따라 돌봄이 필요한 시기가 부모마다 다를 수 있다는 점에서다. 만 3세 이상 유아는 신학기 시작이 중요하기 때문에 추첨제를 기본으로 하되 상시 대기 점수제를 혼합해야 한다는 의견이 과반(53.8%)이었다.



교육부 “시간 충분히 두고 불이익 막겠다”



중앙일보

지난 6월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브리핑실에서 유보통합 실행 계획을 발표하기 위해 입장하고 있다. 뉴스1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다만 교육부는 통합 기관 입학 방식이 적용될 시점을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박 지원관은 “어린이집은 0세부터 대기를 걸어두는데, 이런 상황을 고려해야 한다. 학부모들의 이익을 보호하는 차원에서 (입학 기준은) 여유로운 시간을 가지고 안내를 충분히 드리고 시행하려 한다”고 말했다.

서지원·최민지 기자 seo.jiwon2@joongang.co.kr

중앙일보 / '페이스북' 친구추가

넌 뉴스를 찾아봐? 난 뉴스가 찾아와!

ⓒ중앙일보(https://www.joongang.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