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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팔 총리, 인도 아닌 중국 먼저 방문…‘중국 밀착’ 깊어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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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K. P. 샤르마 올리 네팔 총리.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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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 P 샤르마 올리 네팔 총리(72)가 취임 후 첫 양자회담 국가인 중국 방문을 앞뒀다. 네팔 총리가 취임 첫 해외 방문지로 인도를 고르지 않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네팔과 중국의 밀착이 깊어지려 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26일 닛케이아시아에 따르면 올리 총리는 다음달 2일부터 6일까지 중국을 방문한다. 그동안 네팔 지도자는 취임 후 경제·문화적으로 밀접한 이웃 인도를 최우선으로 찾곤 했다. 3선째인 올리 총리 역시 이전 임기였던 2015년과 2018년엔 인도를 가장 먼저 방문했으나 지난 7월 취임 이후 중국행을 발표했다.

이 선택을 두고 네팔 정계는 둘로 갈라졌다. 현재 연립정부는 올리 총리가 이끄는 통합마르크스레닌주의 네팔공산당(CPN-UML)과 네팔의회당(NC)으로 구성되는데, 두 정당은 중국의 ‘일대일로’ 프로젝트에서 보조금을 받을 것인지 아니면 대출을 받을 것인지에 관해 이견을 보이고 있다. CPN-UML은 대출을, NC는 보조금을 선호한다고 알려졌다. NC 측에선 중국의 부채 덫에 빠질 수도 있다고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카트만두포스트에 따르면 비판이 지속되자 올리 총리는 지난 22일 집회 연설에서 “특정 국가를 먼저 방문해야 한다고 경전, 헌법, 유엔 헌장 등 어디에 쓰여 있나”라며 “비판은 터무니없고 비겁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주권과 국익을 수호하는 동시에 모든 이웃과의 관계를 키울 것이다. 우리에게는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올리 총리는 이어 지난 25일에는 이번 방문에서 중국과 대출 협정을 맺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대출이 국가를 함정에 빠뜨린다는 근거 없는 소문에 휩쓸리지 말아야 한다”고 했다.

올리 총리는 방중 기간 포카라 국제공항을 건설하기 위해 받았던 대출 2억1600만달러(약 3021억원)를 탕감해 달라고 중국에 요청할 것으로 보인다. 포카라 국제공항은 지난해 1월 문을 열었으나 아직 국제선 항공편을 유치하지 못했다.

친인도계와 친중계로 나뉘는 네팔 정계에서 올리 총리는 친중 성향으로 분류된다. 이전 임기에서 대인도 경제 의존을 낮춘 반면 일대일로에 동참하는 등 대중 관계를 강화했다. 외교적으로도 인도와 충돌을 빚었다. 올리 총리는 2020년 인도와 국경 분쟁을 겪고 있는 네팔 북서부 지역을 공식 지도에 포함시켜 인도의 반발을 샀다. 힌두교 라마신이 네팔에서 태어났다고 주장한 것 역시 갈등을 빚었다. 지난 5월 해당 지도를 새 100루피 지폐 도안에 넣기로 하며 양국 관계는 한층 악화됐다.

비슈누 리잘 CPN-UML 중앙위원은 “인도는 방문 의제를 확정하고 싶어하는 것 같다. 올리 총리는 인도에서 국경 문제를 꺼내려 할 텐데 인도는 이를 원치 않는 것”이라고 닛케이에 밝혔다. 인도 매체 더힌두는 이달 초 인도가 올리 총리에게 초청장을 보내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는 관측을 전한 바 있다.

국가 정상이 취임 후 첫 방문지로 인도를 택하는 관례를 깬 건 몰디브에 이어 네팔이 두 번째다. 올해 초 취임한 모하메드 무이주 몰디브 대통령은 ‘전통적 우방’인 인도를 건너뛰고 튀르키예, 아랍에미리트(UAE), 중국을 먼저 찾았다.

김서영 기자 westzer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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