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추천이 처음으로 추천 역전
노후·신분 보장 장점도 퇴색
처우 불만, 사기 저하 야기
윤석열 대통령이 2월 28일 충북 괴산군 육군학생군사학교에서 열린 '2024 학군장교 임관식'에 참석해 축사를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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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역 군 간부 10명 중 6명 이상이 군인을 직업으로 추천하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추천하지 않는다는 비율이 과반을 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6일 국방부에 따르면, '2024 국방통계연보'에 수록된 장병 의식조사 결과에서 '군인이라는 직업 추천 의향'을 묻는 질문에 '추천하지 않겠다'고 답한 군 간부는 63.4%에 달했다. 절대 추천하지 않겠다는 응답이 24.9%, 웬만하면 추천하지 않겠다는 응답이 38.5%였다. 추천하겠다는 응답은 29.3%에 그쳤고, 7.3%는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
한국국방연구원(KIDA)이 지난해 실시한 이번 설문조사의 '군인 비추천' 응답 비율은, 전년도 38.5%에서 수직 상승했다. 그만큼 최근 군인에 대한 직업 만족도가 뚝 떨어졌다는 얘기다. 불과 4년 전만 해도 현역 군 간부들의 직업만족도는 높았다. 2019년엔 69.5%가 추천하겠다고 답했고, 이 비율은 조금씩 하락해 2022년 54.2%까지 내려왔다. 하지만 지난해엔 추천과 비추천 의향이 큰 폭으로 변동하면서 첫 역전 현상이 발생했다.
최근 5년간 현역 간부들이 다른 사람에게 군인을 직업으로 추천 또는 비추천하는 의향 변화 추이. 국방부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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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인을 직업으로 추천하지 않는 이유는 민간 기업 종사자와의 근무 여건 격차가 크다고 느끼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설문에서는 신분보장, 보수, 노후생활 보장, 근무환경 등 8개 항목에 대해 민간기업 종사자에 비해 군인이 유리하다고 생각하는 부분을 물었는데, 과반을 넘긴 항목은 하나도 없었다. 2019년엔 노후생활 보장(75.4%), 신분 보장(62.3%)이 직업 만족도를 견인했으나, 올해는 이들 수치가 각각 43.5%와 41.4%로 내려앉았다. 보수와 근무환경(이상 7.4%), 업무량(15.4%)은 민간에 비해 턱없이 열악하다는 게 군 간부들의 인식이었다.
처우에 대한 불만은 사기 저하로 이어졌다. 군 간부들은 '생명이 보장되지 않는 위험한 작전에 투입돼야 한다면 지원할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에 62.2%만이 '그렇다'고 답했다. 첫 조사가 시작된 2018년 81.2%와 비교하면 5년 만에 19%포인트 줄어들었다.
이 설문조사는 KIDA가 지난해 7, 8월 장병 5,000여 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조사 방식을 통해 실시했으며, 표본오차는 간부 ±2.62%, 병사 ±1.68%이다.
김경준 기자 ultrakj75@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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